무등일보

'광주냐 전남이냐' 통합청사 소재지 최대 뇌관

입력 2020.11.08. 16:25 수정 2020.11.09. 19:02 댓글 18개
천년 한뿌리 광주·전남 34년만에 다시 하나로
④통합청사 어디로
현 청사 유지 노력 합의했으나
향후 논의 과정서 언제든 폭발
실무 합의서도 격론 진통 예고
대구·경북 사례를 반면교사로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가 지난 2일 오전 광주시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 합의문에 서명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임정옥기자 joi5605@srb.co.kr

지난 9월10일 공공기관 2차 지방이전 토론회에서 이용섭 광주시장의 '깜짝 제안'으로 지역사회 최대 화두가 된 광주·전남 행정통합 관련 논의가 본격 시작됐다.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지난 2일 행정통합 논의를 위한 6개 항이 담긴 합의문에 서명을 하면서 지난 2개월여간 지역사회를 뒤흔들었던 최대이슈가 빠르게 본궤도에 오르며 의미있는 첫발을 내딛게 됐다.

시·도지사의 합의에 따라 시·도통합논의는 민간 주도로 광주전남연구원의 연구용역 1년과 검토·준비기간 6개월을 거쳐 시·도통합 공론화위원회를 구성해 진행하게 된다.

하지만 걸림돌이 만만치 않다. 장기 연구용역과 검토 준비 기간, 시도통합공론화위 구성, 주민 의견 수렴, 연방제에 준하는 지방분권을 위한 특별법 제정 등 어느 것 하나 쉬운 것이 없다.

◆통합청사는 어디로…최대 관건

통합논의를 시작하기 위한 물밑 조율에서조차 격론이 벌어졌던 통합청사가 어느 지역으로 가느냐는 통합논의 성패를 좌우할 최대 관건이다.

통합논의를 서두르려는 광주시의 양보로 '통합청사 소재지 문제가 장애가 되지 않도록 현재 시청과 도청은 통합 이후에도 기능을 유지하도록 노력한다'는 선에서 일단은 수면 아래로 내려갔지만 통합청사는 향후 논의과정에서 언제든 폭발할 수 있는 가장 민감한 뇌관이다.

광주시는 지난 1986년 직할시로 승격되면서 전남도와 분리됐다.이후 광주 동구 계림동 청사를 거쳐 현재의 상무지구 신청사에 입주해 인구 145만여명의 지자체로 성장했다.전남도 역시 광주 동구 도청사를 벗어나 2005년 무안군 남악신도시 신청사로 이전해 185만여명의 광역자치단체 규모를 유지하고 있다.

광주시와 전남도 모두 통사청사 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광주전남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와 새로 구성되는 시·도 통합 공론화위원회 논의과정에서 극심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대구·경북은 어떻게 추진하나

통합청사문제는 행정통합논의가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대구·경북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대구경북행정통합연구단이 지난 5월 내놓은 '대구·경북 행정통합 기본구상'에 따르면 대구·경북 통합은 '가칭)대구경북특별자치도'를 기본방향으로 하고 있다.

대구경북특별자치도는 연방제 수준의 강력한 지방분권 및 수도권과 비수도권 불균형 완화를 궁극적 목표로 한다.

기본 원칙은 어느 일방의 흡수가 아닌 기존 대구와 경북이 누리던 행·재정상의 권한 및 이익을 계속 유지하는 지자체간 일대일 대등한 통합을 추진한다.

이를 위해 내놓은 대안은 '특별자치도-특례시 체제'와 '특별자치도-시·군·구 체제' 2가지다.

1안인 '특별자치도-특례시 체제'는 현재의 이원화(대구시-군·자치구, 경북도-시·군) 체제를 대구경북특별자치도-시군으로 일원화 하되 대구지역만 특례시와 준 자치단체로 구성하는 안이다. 이 안은 시·도간 대등한 통합취지에는 부합하지만 자치구 지위하락, 타 군과의 형평성 우려 등의 단점이 있다.

2안인 '특별자치도-시·군·구 체제'는 현재의 대구시와 경북도는 원칙적으로 폐지되고 그 모든기능과 인력이 신설되는 대구경북특별자치도에 흡수된다. 대구시는 행정특례시와 자치구·군체제로 개편되고 행정특례시는 자치권이 없는 행정기관으로 대구경북특별자치도지사가 행정특례시장을 임명한다.

2안은 기존 광역자치단체를 폐지하고 기초자치단체만 남겨 통합의 대원칙에 부합하고 대구와 경북의 재정 균형화를 통한 균형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대도시 광역행정수요에 대한 대응이 곤란하고 대구시가 행정특례시로 전환되는데 따른 반대와 저항에 직면할 수 있는 단점이 있다.

◆특별자치도청사 2가지안 검토

대구경북특별자치도청사의 입지 역시 2가지 안을 놓고 논의 중이다.

첫 번째 안은 균형발전차원에서 거액을 들여 건설한 현재의 경북도청사를 통합청사로 선정해 활용하는 방안이다.

두 번째 안은 대구·경북의 상생발전과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새로운 입지를 모색하는 안이다. 새로운 입지는 기존 대구시청과 대구와 경북 경계에 통합청사를 두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다만 청사 입지는 대구경북 행정통합위원회를 중심으로 숙의형 주민공론조사를 통해 결정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행정통합 논의가 본격 추진되면 군공항 이전 문제나 민간공항 통합 등 광주·전남 상생과제들을 어떻게 풀어나갈지도 관심사다.

지난 2일 시·도지사가 서명한 합의문에는 '두 지역의 주요 현안 정책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통합논의를 추진한다'고 명시했으나 상생과제들의 해법을 마련하는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데는 이견이 없다.

지역정가 관계자는 "통합청사는 여러 이해관계가 상충된 만큼 단기간에 쉽게 결정 나기가 어려울 것"이라며 "시·도민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대우기자 ksh43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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