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흉악해지는 청소년 범죄 소년법 폐지가 답인가

입력 2017.09.17. 13:32 수정 2017.09.18. 08:24 댓글 0개
김나윤 법조칼럼 변호사(김나윤 법률사무소)

최근 보도된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은 10대 소녀들의 폭력이라고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반인륜적 폭력이었다. 지금까지도 이번 사건은 간간히 뉴스 전파를 타고 있지만 끔찍하기 이를 데 없다. 폭행으로 피투성이가 된 피해자를 보고 웃는 모습은 가학적 마조히즘을 보는듯 하다. SNS상에 유출되고, cctv에 찍힌 가해방법은 단순히 손과 발로 차는데 그치지 않고 공사장에 있던 철골자재, 소주병, 의자 등을 이용해 마구 폭행하는 장면에서 뭐가 잘 못돼도 크게 잘못되었음을 느끼게 한다.

사건의 충격파는 곧바로 청와대로 향했다. 불과 6개월 전 인천에서 발생한 8세 초등학생 살해사건과 맞물려 국민들은 소년법을 폐지해야한다는 청원을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리기 시작했다. 청원 서명에 동참한 사람이 지난 11일 기준 26만명에 이르렀다. 급기야 문재인 대통령은 소년법폐지 청원에 대한 구체적 기준을 마련하라고 논의 지시까지 내렸다.

그렇다면 날로 흉포화하는 청소년 범죄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전 세계적으로 청소년 범죄에 대한 처벌 수위 및 나이에 대해서는 저마다 의견이 분분하다. 이웃 일본에서도 1997년 사카기바라 사건을 계기로 소년법에 대한 손질이 이뤄졌다.

현재 우리나라 형법 제9조에 의하면 만 14세 미만자는 형사처벌을 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만 10세 이상 19세 미만 소년 범죄는 형법상 특별법으로 소년법을 적용한다. 인천 초등학생 살인사건처럼 소년법이 적용 되면 아무리 흉악한 범죄라도 사형이나 무기징역형 대신 15년의 유기징역형을 선고해야만 한다. 양형에 일정한 제한이 따르게 되면서 일반 성인범죄보다 유리하게 법이 작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소년법이 청소년들의 범죄를 부추기고 있다는 여론이 들끓고 있다. 한편에서는 소년법 폐지를 요구하고 있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에 일어난 범죄만을 가지고 소년법을 폐지하자는 것은 숙고할 일이다.

성인범죄와 같이 처벌하는 것이 바람직한가에 대하여 소년법이 보호하려는 목적이 무엇이며, 그로 인해 보호받는 대상이 누구인지 좀 더 심도 있게 고민하고 접근해야 한다. 소년법의 궁극적인 목적은 소년법 제1조에 규정되어 있다. 소년법은 반사회성 소년을 교정하고 건전한 사회인으로 성장 하는 것을 돕는 것이 목적이다. 다시 말해 범죄 청소년의 건전한 성장을 돕기 위해 제정된 소년법을 폐지한다는 것은 더는 우리 사회가 청소년 보호에 관심을 두지 않겠다고 선언하는 것과 같다. 이는 헌법 및 유엔 아동인권규약에도 반하는 것이다. 그러나 점점 잔혹해 지고 있는 소년범죄에 대하여 현재의 법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여론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과거 친구끼리 몇 대 몇으로 싸웠다는 영웅담과 달리 현재의 범죄 양상은 영웅담으로 치부하기에는 가해수법의 잔혹성이 과하고 피해자의 피해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청소년 범죄가 심각하다고는 하나 실제 모습은 그렇지도 않다. 만 18세 이하 미성년자 범죄는 감소세가 뚜렷하다. 미성년자에 대한 처벌도 약해지고, 재범율도 낮아지고 있는 것이 통계로 나타나 있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미성년 범죄자는 2016년 8만8403명으로 10년 전인 2007년(11만6135명)보다 24% 줄었다. 2009년 13만4155명까지 늘었다가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폭력범이나 흉악범(살인, 강도, 방화, 강도 등) 등 강력범도 줄고 있다. 즉, 강력한 법 집행만이 답은 아니라는 것이 통계수치가 보여준다.

일부 청소년들의 일탈을 해결하기 위해서 소년법 폐지라는 극단적인 처방보다는 현실에 맞게 소년법 개정 및 제도적 대안 강화 등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현행 형법과 소년법이 청소년 범죄를 예방하는데 걸림돌이 된다면 형사미성년자의 나이를 만 14세 미만에서 만 12세 미만으로 낮추거나, 소년법 적용대상인 소년의 나이를 만 19세에서 만 17세 정도로 낮추는 방법도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살인이나 강간, 특수폭행 등의 강력범죄의 경우 소년법 적용을 제외해 일반형법으로 처벌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또한 피해자뿐만 아니라 장기적인 가해자 교화, 피해자 보호 강화, 범죄예방 기능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최근의 일어난 부산 여중생 사건은 분명 충격이 컸다. 그러나 청소년 범죄 처벌수위를 높이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다. 포퓰리즘에 부합해 조급하게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 그보다는 가정과 학교, 사회가 우리 청소년들에게 할 바를 다했는지 우선 생각해 볼 일이다. 가정의 밥상머리 교육, 학교의 인성 교육, 사회의 교화 교육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부터 따져 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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