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광주 시립요양병원 노인 폭행 사건 빙산의 일각 아닌가

입력 2017.08.24. 11:40 수정 2017.08.25. 16:33 댓글 0개
김경은 법조칼럼 변호사(법률사무소 인의)

광주 시립요양병원의 80대 치매 노인 폭행 사건은 시립 요양병원의 부끄러운 실태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한 시민의 용기 있는 제보가 아니었으면 영원히 묻힐 뻔했다는 점에서 치매노인 인권 사각지대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퍼져 있을지 가늠케 한다.

검찰은 80대 치매노인 폭행 의혹을 받고 있는 광주 시립제1요양병원에 대해 지난 22일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제보자 A씨에 따르면 광주 시립병원 측은 녹화된 CCTV를 폐기하고 증거를 인멸했다고 증언하고 있다. A씨는 “병원 측 지시에 따라 폭행 현장인 병원 3층 CCTV 하드디스크를 제거했다”고 명백히 밝히고 있다.

CCTV 폐기라는 새로운 증언이 나온 상황에서 검찰은 이번 사건의 실체적 진신을 파헤치기 위한 재조사에 착수해야 마땅하다. CCTV를 언제, 어떤 이유로, 누가 지시해 파기했는지 최종 책임자를 가려내야 할 것이다. 그리하여 광주 시립병원의 치매노인 인권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실행됐는지 밝혀내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하기 바란다. 

이번 광주 시립병원 치매노인 폭행사건은 광주시가 운영하는 요양병원이어서 그 충격이 더하다. 시가 운영하는 병원 실태가 이 정도인데 일반 요양병원은 어떠할지 묻지 않아도 알만 하다. 조금 과장하면 요즘 한집 걸러 한 곳이 요양 시설이다. 그렇게 많은 요양시설에서 우리 어른들이 무슨 봉변을 당하고 있는지 아무도 모른다니 참담한 심정이다. CCTV가 있다고 하나 조작하면 그만이다. 다행히 광주 시립요양병원은 내부자의 용감한 폭로가 있었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폭력에 노출돼 신음하는 노인들이 부지기수였을 것이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식이지만 지금이라도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광주시와 광주시의회는 새로운 증거와 제보가 나온 만큼 전면적인 재조사를 실시해 행정 조치와 함께 근본적인 인권 보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이 사건이 발생한 후 광주시와 광주시의회는 청문 및 현장 방문, 특별 조사 과정에서 병원 측은 “녹화된 CCTV 영상이 없다”고 주장했지만 거짓으로 드러났다.

그런 만큼 드러난 문제에 대해서는 책임자를 가려 엄중한 행정조치를 해야 한다. 특히 광주시는 용기 있는 광주 시립병원의 내부 폭로자 보호해도 특별히 신경 쓸 것을 주문한다. 그의 용기 있는 행동이 없었다면 악습은 계속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차제에 노인 요양 시설 폭행 및 학대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정치권의 법적 제도 마련도 요구된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05년 46건에 불과하던 생활시설(요양원 등)에서의 노인 학대는 2012년에 200건을 넘어선 뒤 지난해는 238건으로 폭증 했다. 노인 학대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지만 결정적 증거가 되는 CCTV 설치는 의무화 돼 있지 않다. 

현재 국회에서는 장기요양시설 내 CCTV설치 의무화 법률안이 발의돼 계류 중이지만 사생활 침해 등의 이유로 국회 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노인 인권 보호 차원에서 열람을 엄격히 제한하고 인권 보호 장치를 강화 한 후 노인들의 최소한의 안전을 담보 할 CCTV 설치 의무를 미룰 일은 아니라고 본다. 

이제 광주 시립요양병원 노인 폭행 의혹 사건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검찰과 광주시 및 시의회, 그리고 정치권은 이 사건이 우리 어머니, 아버지 문제라는 마음으로 전면적인 재조사와 철저한 수사를 촉구 한다. 그리고 광주시립 병원 같은 노인 인권 사각지대는 없는지 상시적 감시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 인권의 도시 광주에서 벌어진 광주 시립요양 병원 노인 폭행 사건은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이다. 노인 인권 문제는 더 이상 남 일이 아니다. 인권의 도시 광주가 노인 인권에서도 선진 모범을 보여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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