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생산가능인구 감소 위기를 슬기롭게 넘기려면

입력 2017.08.03. 18:46 수정 2017.08.22. 14:36 댓글 0개
윤형주 법조칼럼 변호사(법률사무소 송훈)

한국은행은 지난 7월13일 한국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2%대로 떨어졌다고 공식 발표했다.

대내외 연구기관이 하나같이 지적하는 한국 경제의 가장 큰 위협요소는 인구구조 변화다. 인구추계에 따르면 저출산·고령화에 따라 2030년경부터 총인구 감소가 시작되고, 올해는 15세에서 64세의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는 첫해가 될 전망이다.

한국 경제에서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파국을 예고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는 소비부진을 가져오고, 연쇄적으로 생산성 감소와 투자 감소로 이어져 경제성장이 위축되는 악순환에 빠질 것이 불 보듯 뻔하다.

만약 이런 추세가 계속되고 국가차원의 별다른 조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2045년 이후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로 고착화 될 가능성도 크다.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맞서 정년 연장과 출산 장려 등 근본적 대책들이 나오고 있지만 그보다 빠르고 직접적인 효과가 나타나는 외국인 인력도입 역시 국가의 존속을 위한 필수 대책으로 부상했다. 

싱가포르의 예를 보자. 싱가포르는 1965년 말레이 연방에서 독립할 당시 사회기반 시설이 전무해 당장 전기 공급을 걱정해야 할 정도였다.

이에 수상 리콴유는 파격적인 혜택으로 해외 자본을 유치하여 국가 기반시설을 다져나가는 동시에, 국경을 활짝 열어 외국인을 받아 들였다.

그 결과 영주권자를 포함한 외국인 비율이 전체인구 대비 40퍼센트를 넘는다. 이러한 개방정책으로 싱가포르는 불과 50년도 안 돼 아시아에서 가장 높은 GNP를 자랑하게 되었다.

한마디로 ‘無에서 有’를 창조한 것이다. 또한 순전히 ‘남의 자본과 손’을 빌려 자국의 부흥을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러한 외국인 인력에 대한 개방정책은 싱가포르와 같은 신생국인 미국, 호주, 캐나다는 물론 전통적 강국인 독일, 프랑스, 일본 등도 노동력이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대폭 채택하고 있다.

우리는 이들 나라의 경제발전을 은근히 부러워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자국민 중심의 소위 ‘순혈주의’를 고집하는 모순적 자세를 취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 번 진지하게 고민해 볼 일이다.

이제 우리나라도 세계적 흐름에 따라 전폭적인 인력 개방정책을 펼쳐야 한다. 순혈주의를 지키지 못했다고 조상님께 죄지은 것처럼 자괴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외국인 인력도입을 피할 수 없는 시대에 살면서 애써 그들을 외면하는 것이 시대착오적이며, 그러한 자세로는 우리만 인류사적 흐름에서 낙오하는 신세가 되고 말 것이다.

우리 정부도 늦었지만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90년대 초 ‘산업연수생제도’를 신설하고, 90년대 말에는 ‘재외동포법’을 제정해 해외동포 인력을 대거 받아들였다.

그 후 외국인 인력활용에 대한 기본 틀은 유지한 채 ‘취업관리제’, ‘고용허가제’, ‘방문취업제’ 등 다양한 정책을 실시하며 점진적으로 그 수를 늘려왔다. 2007년에는 ‘재한외국인 처우 기본법’을 제정했고, ‘외국인 차별금지법’의 제정논의도 한창이다.

과거에는 외국인 인력의 고용 증진에 중점을 두었다면 최근에는 외국인 인력에 대한 차별 해소를 통해 그들을 국가 발전의 한 축으로 삼으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매우 시의적절한 움직임이다.

더 바라는 것이 있다면 외국인 인력의 교육 및 취업, 체류 등에 관한 입법에 있어 국회와 법무부가 외국인 인권단체, 중소기업, 각급 교육기관, 의료기관, 보험사 등 사회 각계각층의 입장을 보다 적극적으로 반영해 현실에 맞는 충실한 입법이 이뤄지도록 하는 것이다.

또한 법률상 존재하는 외국인 인력에 대한 차별적 요소를 근본적으로 개정해 외국인들이 안심하고 국내에서 경제활동을 하면서 건전한 사회구성원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관련법의 정비와 함께 외국인 인력에 대한 법률서비스 지원도 요구된다. 외국인에게 국내법은 언어와 문화, 제도의 차이로 인하여 언제나 어렵고 까다롭게 느껴진다.

정부는 전담인력을 확보해 다양한 기관과 단체에 산발적으로 흩어져 있는 외국인 법률서비스가 체계적으로 이뤄지도록 정비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법무부의 ‘외국인을 위한 마을변호사’ 제도와 광주가정법원의 ‘외국인 소송구조 지정변호사’ 제도, 광주지방변호사회 산하 ‘이주민 법률지원단’ 결성 움직임 등은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생산가능인구 절벽시대를 사는 우리가 외국인 인력을 차별한다는 것은 시대착오를 넘어서 자멸을 가져올 수 있는 위험한 행동이다.

이제는 미래생존 전략으로 그들을 활용할 수 있는 제도적·법적 장치 마련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부디 피부색깔과 출신국가와 상관없이 그들도 우리의 소중한 이웃이자 우리나라 경제발전의 당당한 한 축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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