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더니

20년을 지킨 건강밥상 맛집

맛집옛날에 금잔디 (광산구 도산로)

"여기서 더 들어가야 한다고?" 매번 내가 가는 맛집은 내비게이션을 켜놓고 가면서도 의심하게 된다. 광주공항과 송정역을 지났으니 '이쯤이면 광주 끝 아니야?'라는 생각이 드는데 가다 보니 정말 있다! 심지어 최근 지어진 듯한 으리으리한 건물에 전용주차장까지 완벽하게 있으니 나들이 겸 식사하러 가기에도 딱 좋을 것 같다. 원래는 정감 있는 시골집 느낌의 밥집이었는데 어느새 이렇게 몰라보게 달라졌다. 거의 20년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옛날에금잔디를 소개한다.

20년 전통. 맛은 지키고, 고객 편의성은 늘리고

옛날에금잔디는 2003년부터 이 자리에서 보리밥 맛집으로 유명했다. 리모델링 확장공사로 잠시 쉬어가던 때 헛걸음을 한 후 첫 방문인데 넓은 주차장, 깔끔한 내부 인테리어에 좌식 테이블까지 이용이 한결 편해졌다.

열심히 일하고 있는 직원이 눈에 띄는데 바로 서빙로봇. 옆 테이블의 초등학생들은 신기하다며 또 주문을 해보고 싶다고 한다. 핫플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서빙로봇을 여기서 보니 더 신기하다.

물론 따뜻한 미소로 나물 종류와 먹는 방법을 친절히 알려주시는 직원분들도 있다. 메뉴는 이전과 비슷하다. 이곳을 대표하는 보리밥도 있고 안 시키면 서운한 매콤해물갈비찜도 여전히 인기 있다. 왕갈비탕과 보리굴비정식 등 메뉴도 다양해 여러 사람이 와도 좋을 것 같다.

건강 챙길 수 있는 매콤해물갈비찜과 뜯는 맛이 제대로 있는 왕갈비탕

봄이라서 나른한 건지, 추운 겨울을 나느라 힘이 없는 건지... 오늘의 메뉴는 매콤해물갈비찜으로 정했다. 갈비찜에 해물이 나와봤자 얼마나 나오겠어? 했는데 이건 갈비찜인지 해물탕인지 모를 정도로 해물이 가득이다.

낙지가 살포시 올라가 있고 꽃게와 새우, 홍합까지 갈비가 보이지 않을 정도다. 갈비가 걱정되어 해물을 조금 걷어내보니 또 두툼한 갈비가 보글보글 익어가고 있다. 낙지와 갈비를 같이 먹을 수 있으니 당분간 체력 걱정은 안 해도 되겠다.

해물 육수로 점점 더 진해져가는 국물은 적당히 매콤하다. 자극적으로 매운 것이 아니고 해물과 갈비의 깊은 맛이 나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릴만한 맵기다.

큰 갈빗대가 두 개 나오는 왕갈비탕은 정말 말 그대로 왕이다. 뚝배기에 넘치게 담긴 갈비탕의 고기는 그대로 들고 뜯어먹는 재미가 있다.

보글보글 끓는 육수 한입 먹으면 캬아~보약이 따로 없다는 생각이 든다. 보리밥이 메뉴에 있어서인지 반찬으로 나오는 나물의 맛도 좋다, 계절에 따라 바뀌기도 하지만 시금치, 콩나물, 머위대 등의 간이 잘 베여있어 그냥 먹어도 맛있다. 그 외에도 잡채, 샐러드, 풀치, 콩볶음 등의 반찬이 다양하게 나오고 처음 먹어보는 토마토장아찌는 새콤달콤해 입맛을 돋우기 좋았다.

깔끔한 도시락 구성, 나들이 가기에도 좋아

깔끔하고 정갈한 맛에 같이 먹지 못한 가족이 생각나 다른 메뉴를 포장 주문해본다. 그냥 일반 용기에 포장될 줄 알았는데 도시락 세트같이 고급스럽게 나온다. 여섯 개의 한식 반찬과 국, 불맛나는 석불고기와 잘 익은 고등어구이까지 든든한 한상이다. 광주 근교로 나들이 갈 때 들러 포장해도 간편하고 든든한 한식 메뉴라 더 좋을 것 같다. 광주 송정역과도 가까우니 광주를 찾은 외지인들에게도 추천할만하다.

따뜻해진 봄 날씨를 즐길 상춘객, 깔끔한 도시락이 필요한 이들, 가족 식사에 어디로 갈까 고민하던 분들이 있다면 이번 주는 옛날에금잔디가 어떨까?

글·사진=블로거 활화산이수르(이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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