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더니

옛 선비들의 풍류가 흐르는 아름다운 풍영정

여행/공연https://blog.naver.com/gwangsan242/222856976586

산세가 좋고 물이 좋은 곳에는 고즈넉한 정자가 있곤 하는데

오늘 만나 볼 풍영정은 뒤로는 신창동 선창산이 에워싸고

눈 앞으로는 극락강이 지나가는 곳입니다.

아름다운 정취를 뽐내는 진분홍 배롱나무 사이로

영산강 7경에 빛나는 풍영정이 눈에 들어옵니다.

풍영정으로 올라가는 입구입니다.

쪽빛 파란 하늘을 유유자적 쉬어가는 뭉게구름 아래,

풍영정이 시~원하니 낮잠이라도 자고 지고~~

풍영정을 호위하는 녹음 우거진 나무들의 그림자가

한껏 늘어진 것을 보니 해가 서산으로 넘어가는 중인가 봅니다.

해 그림자가 서로 키를 지는 모습도 한 컷!

풍영정에서 한 눈에 보이는 풍경이 그림같은데요.

영산강 합수지점을 지나 송정역에서 광주역까지 이어지는 철교가 보입니다.

파란 하늘을 연호하듯 에워싸는 소나무의 기개는 

풍영정의 풍류를 더합니다.

보기만 해도 마음을 다독거려주는 풍영정 모습이 힐링입니다.

그림 같은 풍경 덕에 그동안 수많은 시인 묵객이 다녀간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1560년 승문원 판교 김언거는 관직에서 은퇴해 고향땅에 정자를 지었는데 주변 풍광이 좋아 

광주 유지들이 이웃에 쭉 따라 지은 정자가 11채나 되었다고 합니다. 

그 중 가장 아름다운 정자는 당연 풍영정인데요, 

임진왜란 때 11채 모두 불타버렸지만, 풍영정만 화를 면했습니다.

정자 내부에는 한석봉이 쓴 호산제일 편액과 김인후, 기대승, 고경명 등 

많은 시인들의 편액이 있는데요, 그중 한편을 소개합니다.

퇴계 이황의 풍영정십영(風詠亭十詠)

선창범주(仙滄泛舟) 선창에서 배를 띄움

현봉요월(懸峰邀月) 현봉의 달맞이

서석청운(瑞石晴雲) 서석의 개인 구름

금성제설(錦城霽雪) 금성의 개인 눈

월출묘애(月出杳靄) 월출산의 먼 노을

나산촌점(羅山村店) 나산의 마을 가게

양평다가(楊坪多稼) 양평의 많은 곡식

유시장림(柳市長林) 유시의 긴 숲

수교심춘(繡郊尋春) 수교에서 봄을 찾음

원탄조어(院灘釣魚) 원탄에서 고기 낚음

그 외 많은 유명 인사들의 편액이 있어 

모두 확인하려면 책을 하나 써야 할 정도입니다.

풍영정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들이니 하나씩 차분하게 읽어보세요

지금까지 시간을 거스르는 듯 그 시절 그대로 우리 곁에 자연의 일부처럼 있어서 고마운 

광산구 영산강 8경 풍영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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