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더니

이열치열 매콤함으로 날리는 더위, 매운돼지등갈비찜

맛집조선별관(남구 군분로)

한 가지 메뉴만 파는 맛집이 있다. 선택의 폭은 좁지만 오로지 그 메뉴를 위해 방문자 모두가 마음을 모아야 한다. 그만큼 맛이 보장되어야 갈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인지 특정 메뉴가 생각날 때 자동으로 떠오르는 그곳이 있다. 더운 여름에 갑자기 생각난 매콤한 등갈비찜! 오늘은 월산동 조선별관으로 가보자 

매운돼지등갈비찜, 메뉴는 한 가지 매운맛은 다섯 단계

필자는 소문난 맵찔이(매운 것을 못 먹는 사람)인데 그래도 매운 것이 당길 때면 한 번씩 가는 곳이 있다. 게다가 고기라서 더 좋다. 메뉴는 매운돼지등갈비찜 한가지다.

다른 음식점처럼 메뉴판에 글씨가 제법 쓰여 있는데 매운맛 단계 선택에 관한 것이 상당하다. 1단계부터 5단계까지의 매운맛을 선택할 수 있는데 1단계는 신라면 정도의 순한 매운맛, 2단계는 권장하는 제일 맛있는 맛이다. 5단계로 갈수록 매운맛이 강해지는데 고춧가루만 이용하고 캡사이신은 사용하지 않는다고 한다.

인원수대로 갈비찜을 준비하고 조금 기다리면 콩나물, 어묵, 백김치 등의 밑반찬이 나온다. 따로 추가도 가능한 계란찜은 푸딩같이 부드럽다. 곧 나올 매운돼지등갈비찜의 환상의 짝꿍이 될 테니 기대해도 좋다.

등갈비 뜯는 재미까지 빼놓을 수 없지

단일 메뉴의 좋은 점. 음식이 빨리 나온다. 불판 위에 올라간 매운돼지등갈비찜은 당면에 숨어 보이질 않는다.

또 이 집의 매력은 당면에 있는데 분명히 평범해 보이는 당면이 육수 샤워를 거치면 젓가락질을 부르는 당면으로 변하게 된다. 당면과 육수는 리필까지 되니 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당면을 한쪽으로 보내고 보글보글 끓여보자.

보기에는 새빨갛지 않아 ‘별로 안 매울 것 같은데?’하면 오산이다. 맵찔이인 필자는 1단계 신라면 정도의 순한 맛에도 기침이 난다. 자작한 국물에 숟가락이 절로 간다. 한번 맛보면 바로 ‘캬~~’ 전날 술 마시지도 않았는데 해장하는 기분을 내본다. 매운데 기분 좋게 매운맛이다.

발라먹기는 힘든데 막상 먹을 게 없어서 아쉬운 등갈비가 아니다. 살이 꽤 붙어있는 등갈비는 생등갈비만 사용해서 그런지 부드럽다. 잡내도 없고 먹기 좋게 칼집이 나 쏙쏙 발라먹기도 편하다.

당면과 등갈비만 있는 것이 아니다. 떡, 양파, 양배추, 알감자까지 재료가 넉넉해 제대로 된 등갈비찜을 맛볼 수 있다. 맵다면 계란찜과 한입, 또 백김치와 함께 먹는 것을 추천하다. 반찬으로 나온 콩나물을 등갈비찜이 다 끓을 때쯤 넣으면 아삭이는 식감을 채울 수 있다.

마무리 비빔밥까지 든든한 한 끼

한국인이 찜, 탕 등을 먹는 이유는 마무리 비빔밥(볶음밥)을 먹기 위해서라고도 하는데 비빔 공기를 안 시키면 서운할 것 같다. 갈비찜 육수에 비벼주는 밥은 별미다.

육수에 비벼서 인지 찰기가 가득해 보이는 비빔밥은 최대한 내비에 고르고 얇게 펴보자. 눌어붙은 비빔밥은 더 맛있지 않은가! 비빔공기는 투박하게 썬 김치, 김가루, 날치알이 다인데 자작하게 끓인 육수의 힘일까? 배부른데도 또 어느새 냄비의 바닥까지 긁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고기에 매운맛, 밥까지 볶아 먹을 수 있어서 그런지 손님 층도 다양한 곳이다. 필자가 방문한 주말 점심시간에는 가족, 연인, 친구 등 손님이 끊이지 않았다. 더운 여름 땀 쏙 빼며 맛있는 식사를 했더니 이 여름, 열대야가 무섭지 않다. 이번 주말 이열치열 매운돼지등갈비찜은 어떨까?

글·사진=네이버 푸드인플루언서 활화산이수르(이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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