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더니

든든함에 맛까지 솥밥의 매력

맛집부엌간(동구 동계천로)

동명동, 광주에서 내로라는 맛집은 다 있는 핫플이다. 하지만 너무 젊은이들만 있는 것 같고 한식 메뉴를 하는 곳은 많지 않아 고민이 되기도 했다. 이제 그런 고민은 끝~! 간단한 것 같지만 제대로 된 든든함과 세련된 맛을 느낄 수 있는 부엌간을 소개한다.

웨이팅 주의, 입천장 조심, 과식 주의, 솥밥홀릭 주의

동명동 입구에 위치한 부엌간. 오픈 시간에 맞춰갔는데 10분도 지나지 않아 만석이다. 12시 점심시간이 되기도 전에 기다리는 손님이 하나둘 늘어난다. 핫플은 핫플이 맞나보다. 깔끔한 인테리어에 고급스러운 가구와 조명, 잔잔한 음악이 나오는 부엌간은 흡사 고급 레스토랑 분위기도 난다.

주방 쪽에 큰 솥단지가 보이는데, 매일매일 바뀌는 국이 끓고 있다고 한다. 필자가 방문한 날은 계란국. 손님상 서빙을 위해 잠시 열린 솥에 보글보글 힘차게 끓고 있는 계란국을 보니 입맛이 절로 당긴다.

점심시간의 주요 메뉴는 솥밥이다. 소고기묵은지, 낙지불고기, 미나리연어, 한우스테이크 등을 주재료로 해 한상이 차려진다. 갓 지은 밥도 맛있는데, 지속적인 열로 최고의 밥맛을 유지하기 위해 수제 주물냄비에 솥밥을 내어주니 밥맛은 기대해도 좋다.

개인 트레이에 솥밥과 국, 네 가지의 반찬과 소스가 나오는데 그때부터는 오롯이 내 밥에 집중하게 된다. 일단 멋있어 보이는 솥밥의 주물냄비에 만족하게 되고 뜨거운 열기를 뿜는 솥밥은 다양한 재료로 형형색색 예쁘기도 하다. 살살 비벼 반찬과 한입 먹고, 국물 한번 먹으면 금세 든든함을 느낄 수 있다.

매콤낙지불고기솥밥에 올라간 낙지와 불고기는 먹기 좋은 크기에 부드럽고 적당한 매콤함까지 있어 최고의 인기 메뉴다. 쪽파와 정성스럽게 올라간 은행까지 비벼 한입 먹으니 숟가락을 멈출 수가 없다.

미나리연어솥밥은 싱싱해 보이는 미나리 위에 큼지막한 연어가 한 토막 올라가있다. 연어를 살짝 들어 밥과 미나리 먼저 비벼본다. 노릇노릇하게 익은 생연어와 향긋하고 부드러운 미나리의 조화가 좋다.

주물냄비 한쪽을 두툼한 스테이크로 가득 채운 한우스테이크솥밥은 보나마나 맛있다. 마늘 플레이크에 묵은지, 잘 익은 수란까지 비비면 환상의 맛이다. 뜨거운 냄비에 스테이크가 빨리 익어 질겨지지 않을까 했는데 양도 많은 스테이크는 마지막 한입을 먹을 때까지 부드럽고 육즙을 유지했다.

소스는 간을 맞추기 위한 것이 아니고 솥 밑에 눌러있는 밥을 불리기 위한 것이므로 냄비 가장자리로 뿌려 먹으면 좋다. 살짝 눌려 깐밥으로 먹는 것도 좋다. 솥밥의 뜨끈뜨끈함은 밥을 다 먹고 나서도 유지되는 것 같은데 첫 숟갈에 입천장을 델 수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일단 맛을 보면 멈출 수 없는 수저질에 설거지하듯 모든 그릇을 비우게 되니 과식도 조심하자.

낮에는 뜨거웠다면, 저녁은 차갑게! 분위기 좋은 와인바로 변신

매장 한쪽에 전시된 와인병이 심상치 않다. 낮에는 뜨거운 한식 솥밥집이었다면 저녁에는 분위기 좋은 와인바로 변신한다. 치즈 플래터 같은 와인과 찰떡궁합인 메뉴 외에 화이트라구파스타, 치킨가라아게 등 보기에도 예쁘고 먹기도 좋은 메뉴도 많다. 재료 본연의 맛을 살려 조리된 메뉴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저녁에 안주로 먹기에도 부담스럽지 않고 깔끔한 와인 한 잔의 맛을 더해주는데 제격이다.

메인메뉴들도 맛있지만 가지 한 개를 슬라이스 해 바삭하게 튀겨낸 가지 튀김의 맛도 일품이다. 싱싱한 가지의 부드러움을 그대로 느낄 수 있으니 솥밥의 반찬으로, 와인의 안주로도 제격이다. 항상 먹던 밥의 색다름을 느끼고 싶다면 오픈 시간에 맞춰 부엌간을 가보자.

글·사진=블로거 활화산이수르(이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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