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더니

4시간 한정 판매!

맛집제크와돈까스

대전에서 지인이 잠시 내려왔다. 봄도 오고 하니, 나들이 겸 담양으로 향한다. 멀리서 온 손님을 대접해야 할 때, 특별한 음식이 필요한 법이다. 특별한 날에는 케이크가 생각나는 법. 케이크는 케이크인데 들어는 봤는가. '돈가스 케이크'이다.

그 '돈가스 케이크'를 맛보기 위해 특별히 찾은 이곳, 바로 담양의 ‘제크와돈까스’이다.

담양 죽녹원이 있는 번화가에서 또 한참 들어가야 하니, 내비게이션을 꼭 찍고 가도록 하자. 목적지에 도착하니, 1주차장은 만차다. 안내를 따라 2주차장으로 가니 겨우 한자리 남았다. 1, 2주차장 합쳐봐야 20대 주차할만한 크기다. 자리 선점이 중요하겠다.

‘제크와돈까스’는 하루에 4시간만 영업한다. 담양에 가게를 오픈할 때, 어린 딸과 함께하는 시간을 내기 위해 결정한 영업시간이라 한다. 지금은 아이가 제법 컸을 텐데 아직도 4시간의 영업시간을 유지하고 있다.

피크 시간은 지나서 도착했다고 생각했는데, 앞에 6팀이 대기해있다. 이미 이곳에 주차를 한 순간 다른 선택지가 없다. 국수거리도 차로 30분 남짓 걸린다. 이 날 40분 정도를 기다렸는데, 들어가는 순간, 뒤에 12팀의 대기가 있었다. 혹독한 대기라인 감수하길 바란다.

대기하면서 이곳저곳 둘러보는데, 갑자기 카메라를 든 남성분이 와서 어디에서 오셨냐고 묻는다. 카메라를 보고 신난 지인이 바로 출격하고, 인터뷰가 시작된다.

“대전에서 이거 먹으려고 세 시간 걸려서 왔습니다! 한 시간을 기다려서라도 꼭 먹고 가겠습니다!”

방송 욕심 낭낭하게 들어간 인터뷰가 끝나고, 카메라맨의 칭찬에 지인은 만족감을 내비쳤다. 혹시라도 ‘대전 돈가스걸’이 궁금하신 분들은 ‘MBC 파워매거진’을 본방사수 해보시라.

인터뷰의 진한 여운을 남기고, 드디어 식당 안으로 입장해본다. 아기자기한 느낌의 인테리어가 동화 같은 느낌을 준다. 젊은 사람들만 있을 거란 예상과는 달리,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끼리 오신 손님들도 눈에 띈다. 남녀노소를 모두 사로잡은 비결이 궁금하다.

메뉴는 단 세 가지로, ‘케익돈가스’, ‘쌈 돈가스’, ‘눈꽃 돈가스’가 있다. 어르신들은 ‘쌈 돈가스’를 많이 찾으신다고 한다. 제일 대표 메뉴인 ‘케익돈가스’로 주문해본다.

주방도 오픈형이라 신뢰감이 든다. 치워진 테이블에 앉아 잠시 동안 근황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기본 반찬이 차려진다. 심플한 구성이다. 왼쪽의 칠리소스는 아마 쌈 돈가스 전용이 아닌가 싶다.

케익돈가스의 등장이다. 마치 케이크처럼 동그란 원통 안에 돈가스와 드레싱 뿌려진 샐러드, 훈제 생연어가 겹겹이 쌓여져 있다.

직원분이 원통을 빼서 가져가면, 동그란 케이크가 풀썩 내려앉는다. 이제부터 식사하라는 신호탄이다. 가까이 본 연어의 신선함도 좋고, 봄철이라 그런지 샐러드도 초록빛이 완연하다.

먼저 훈제연어 샐러드로 시작해본다. 훈제 연어는 뷔페에서 먹는 것과 신선도가 확연히 다르다. 훈제 향도 깔끔하고, 샐러드 드레싱과도 잘 어울린다. 연어샐러드만 따로 팔아도 좋겠다, 싶을 정도다.

위층에서 연어가 실종될 때쯤, 아래층의 돈가스가 빼꼼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돈가스는 튀김 옷이 얇고 고기도 적당한 두께다. 적절하게 튀겨져 식감도 바삭, 촉촉해 좋다. 거기에 샐러드까지 곁들어 먹을 수 있어서 처음에 먹었던 그 신선한 입맛이 계속 감돈다.

돈까스+샐러드 조합만으로는 심심하다, 하는 사람들은 돈가스 소스를 찍어 먹도록 하자. 일반 돈가스 소스에 야채를 넣고 한번 더 우려낸 맛이다. 소스가 꾸덕하지 않고 간이 세지 않아 잘 어울린다.

어느 정도 케이크를 비워가면, 직원분께서 조그마한 알밥을 인원 수대로 내어주신다. 조그마한 밥공기에도 날치알과, 봄무순이 듬뿍 올려져 있다. 아기자기하면서 센스 있는 후식도 맘에 든다. 간장 소스를 살짝 뿌려 섞어 먹으면, 든든한 식사가 마무리된다.

현금으로 계산 시, 보리강정 한 봉지를 무료로 준다. 투박하지만 건강한 디저트다. 식당 입구에도 보리 강정이 내어져 있어서, 기다리면서 혹은 식사를 마치고 한두 개씩 집어먹을 수 있는 배려가 있다.

딸과 함께하는 시간을 늘리기 위해, 과감히 내린 결정, 4시간의 영업시간. 비록 짧은 시간이지만, 가깝고 특별한 사람에게 맛있고 특별한 음식을 대접하고 싶은 마음을 가득 담았다. 바로 이것이 이 먼 곳까지 사람들의 발걸음을 끌어들이는 매력이 아닐까.

이번 주말엔 특별한 사람과 함께 ‘제크와돈까스’에서 특별한 식사를 나누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