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봤더니

동해바다에서 온 생골뱅이전문점

맛집방범골뱅이

재료를 구하기에 어렵지 않고 조리법도 쉬워 간편 안주로 손꼽히는 것이 골뱅이무침이다. 골뱅이무침에 술 한 잔 기우리면서 삶의 애환을 토로하곤 한다. 이런 골뱅이지만, 사실 알려지지 않은 좋은 점이 더 많다.


골뱅이 예찬론을 펼치자면 끝이 없다. ‘어패류의 제왕으로 불리는 전복에 비해 월등한 영양 성분, 부드러운 식감이 주는 즐거움을 준다. 생물 골뱅이는 회로 먹어도 맛있고 보통의 조리법대로 삶아서 무쳐, 구워, 탕 등 조리법도 다양할 정도로 골뱅이는 좋은 점이 많다.


좋은 점이 이렇게 많지만 우리에겐 골뱅이 = 통조림는 공식처럼 여기던 불문율과 같았다. 하지만, 동해안도 아닌 광주에서 생골뱅이를 만날 수 있다는 소식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철창 같이 한번 맛보면 빠질 수 없는 매력을 선사하겠다는 당찬포부가 돋보이는 방범골뱅이는 첨단 빛고을사우나 인근에 위치하고 있다.


철장 컨셉은 매장 내에서도 이어진다. 카페를 연상하는 듯한 세련된 분위기, 광주 유일의 생골뱅이의 맛에 빠져 헤어 나올 수 없게 만드는 것이 방범대장(사장님)의 지향하는 바인 듯하다.


또한, ‘골뱅이 상시대기’, ‘골뱅이 박살내자등 재밌는 카피도 방범골뱅이만의 포인트다.


통조림 골뱅이만 먹어봤던 사람에겐 동해산 생골뱅이를 맛본 건 잊지 못할 좋은 경험이다. 그런 생골뱅이로 만드는 무침과 탕은 기본이며, 구이, 짬뽕탕, 크림 등 다양한 음식의 신세계가 방범골뱅이에서 느낄 수 있다.


또한, 젊은이들이 매력적으로 느낄 법한 한라토닉과 시나몬을 곁들인 흑맥주 등도 갖추고 있다.


인기메뉴인 골뱅이무쳐’. 골뱅이무침은 골뱅이로 만드는 최고의 요리법이라도 과언이 아니다. 냉장고속 자투리 채소만으로도 훌륭한 무침이 탄생되지만, 여기는 뭔가 더 고급스러우면서 아름답다.


양배추를 양념에 따로 무쳐서 산처럼 쌓고 골뱅이, 통오징어, 깻잎, 콩나물, 쫄면사리를 둘러 냈다. 그 위엔 비장의 무기 납작만두도 함께 한다.



납작만두는 잠시 자리를 옮겨 놓고, 먹기 좋은 크기로 통오징어를 자른다. 이어서 콩나물과 쫄면도 자른다. 그렇다면 위생장갑을 끼고 모든 재료를 야무지게 무친다. 어제보고 오늘 또 봐도 맛깔스럽다.


부드러운 육질과 매운맛의 조화의 골뱅이무침은 누가 먹든, 언제 먹든 만족도가 높다. 이처럼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간단한 조리법이지만 어떻게 만드는가에 따라 이처럼 맛의 격차는 크다.


큼지막한 동해안 골뱅이의 식감과 정확히 필요한 만큼의 매콤함과 새콤함 순도와 배합의 실현이 이 맛을 완성시켰다. 그간의 골뱅이 무침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그간 양배추무침으로 착각이 들게 했던 과거의 골뱅이무침을 반성케 만드는 골뱅이의 양도 남다르다.


이정도면 됐다 싶은데 아직 비장의 무기가 남았다. 다른 곳과 달리 특이하게 대구명물 납작만두를 골뱅이무침을 함께 싸먹는다. 기름진 만두가 매콤한 맛을 중화시키면서 두 맛이 한데 섞이니 환상케미를 뽐낸다.


매콤새콤한 골뱅이 무침을 맛봤다면, 골뱅이탕도 빼 놓아서는 안 될 추천메뉴다. 쌀쌀한 저녁 날씨의 허한 속을 뜨끈하게 덥힐 뿐 아니라 얼큰하면서 시원한 국물은 소주와 찰떡궁합이다.


골뱅이탕 또한 먹기 전부터 식욕이 샘솟는다. 골뱅이산지에서 맛보지 않은 사람은 미쳐 볼 수 없었던 껍질째의 골뱅이와 추운 날이면 절로 생각나는 어묵이 함께한다. 여기가 아니면 보기 힘든 조합이다.


골뱅이탕을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해야하는 것은 어묵을 잠시 내리고 골뱅이를 껍질에서 분리해야하는 일이다. 이미 1차 작업을 마친 상태라 초보자도 어려움 없이 골뱅이 알맹이만 쏙~ 빠진다.


그 다음 알맹이가 크기 때문에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른 후, 찜기를 살짝 오므려 남은 공간에 어묵을 꽂아 육수에 끓인다. 이 모든 작업이 끝나면, 질겨질 수 있는 골뱅이부터 골라 먹는다. 골뱅이만 먹어도 쫄깃쫄깃한 식감이 일품.



, 골뱅이탕의 골뱅이를 먹는 방법도 색달라야한다. 들의 풍미 깻잎과 바다의 풍미 김을 한 장씩 포개어 골뱅이를 올리고 특제 소스를 살짝 올려 색다른 쌈을 즐길 수 있다.


요리조리 골뱅이 맛을 음미하다 보면 어느새 골뱅이가 텅텅 비었다. 그렇지만 아껴뒀던 어묵을 맛볼 수 있기에 아쉬워할 필요가 없다. 얼큰한 골뱅이탕의 육수가 어묵에 배었다. 탱글탱글했던 어묵은 입안에서 부드럽게 사라진다.


이게 끝이 아니다. 남은 국물에 칼국수를 넣어 푹 삶아 먹으면 후루룩~ 후루룩~ 말 그대로 꿀맛이다. 얼큰한 국물의 골뱅이탕과 어묵, 그리고 칼국수는 추운 날이면 마냥 생각날 것 같다.



혹여나 골뱅이를 좋아하지 않은 골뱅이인을 위해 골뱅이전문점이지만 돈가스메뉴도 선보이고 있다. 질 좋은 등심부위를 튀겨낸 뒤 직접 만든 특제소스를 넉넉히 얹었다.


먹기 좋게 자른 단면을 보면 튀김옷은 거들 뿐 등심의 함량이 높다. 두툼한 고기 때문에 고기의 씹는 식감이 풍부하다. 골뱅이전문점의 사이드 메뉴일 뿐이지만 아이들의 밥반찬으로도 해도 될 만큼 훌륭하다.



처음으로 접한 생골뱅이로 만든 무침과 탕, 이 모든 것이 완벽했다. 이 맛의 비법은 맛의 의외로 싱겁다. 동해안에서 잡아 올린 골뱅이만 취급하는 것은 물론이고, 1년 중 가장 맛있다는 3~4월에 잡은 것을 공수 받는다. 질 좋은 재료가 이집의 맛 비법이다.


생골뱅이로 펼쳐낸 맛의 향연은 좋은 사람들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다. 친구들을 오랜만에 만나게 될 추석에 좋은 안주거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