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집마련톡톡

저는 하락논자였습니다.

ehofk*** 2018-04-23 11:49 7,731 120
1. 전 하락론자 였습니다. 지독한 하락론자였고, 저의 논리는 꽤나 그럴듯해서 부동산 까페에서 거의 하락론자의 선봉장 격으로 불리웠지만, 결론을 말하면 저의 모든 논리는 모두 다 빗나갔습니다.

애초에 부동산 전문가도 아닐뿐더러, 여기저기서 줏어들은 풍월들을 조합하는 수준으로 거대한 자본들과 욕망들이 들끓는 부동산 시장을 전망한다는 것 자체가 코미디었던거죠.

무주택자인 제가 부동산시장을 객관적인 시각으로 볼 가능성은 제로였고, 제 논리에 얹어진 데이터들은 모두 저의 당위성을 증명하기 위해 취사선택한 것들 뿐이었죠.

물론 시장은 저의 당위성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미친듯이 올랐습니다.

나중에 깨달은 사실이지만, 부동산 전문가라는 직업은 존재할 수가 없는 직업이더군요.

앞으로의 부동산 시장에 대해 왈가왈부 말들이 많습니다만, 결론적으로 이야기 하면 폭락은 없을겁니다.

이 글은 주택구입 전이신 무주택자분들에게만 드리는 말씀입니다.



2. 무리해서 사지 마라고 하는데, 무리해서라도 사십시오. 무리하게라도 대출 한도가 나와서 구매가 가능하다면 하세요.

그건 무리가 아니라 능력입니다. 집을 못사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돈이 없어서 입니다.

3억짜리 집에 70%인 2억1천의 대출이 나오는데도 못사는 사람들은 나머지 9천이 없기 때문입니다.

대출 능력도 자신의 능력입니다. 부동산 시장에 마지막 불쏘시개니, 막차 탄다느니 이런 말에 현혹되지 마세요.

오르면 득을 보고 내리면 손해를 보겠죠. 그런데 이런 득실은 내가 집을 가지고 있어야만 일어납니다.

내가 부동산 투기꾼들의 총알받이가 되어줄 지언정 그것조차도 주택을 보유해야 대응이 가능한겁니다.

없으면 속절없이 당할 수 밖에 없습니다. 저점을 잡아 집을 산다? 무주택자들에게는 불가능 합니다.

물론 투기로 2채이상 구매하는건 전혀 다른 문제이구요.



3. 집값이 내릴 수도 있습니다. 또는 폭락할 수도 있겠지요. IMF때나 리먼때를 예로 들 수 있겠죠.

IMF는 국가경제적으로 엄청난 타격이었죠. 부동산 낙폭도 엄청났구요. 체감상 반값이 된것 같지만, 실제 전체 주택매매가의 낙폭은 10%가 조금 넘는 수준이었고 전세가는 20% 가까이 떨어졌었어요...

뭐 미분양 나서 반값인 아파트가 있었을 수도 있지만, 실제 매매가에서 30% 빠지기가 쉽지 않습니다.

3억짜리 아파트를 2억에 판다? 단순히 경기가 좀 좋지 않다, 혹은 정부의 부동산 규제 때문에 20~30% 떨어지는 일은 거의 발생하지 않을겁니다. 물론 IMF나 리먼정도의 충격이 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그 이벤트가 언제 올지는 아무도 모르는 겁니다. 그리고 그런 충격이 오면 부동산시장을 덮치는 공포감이 생각보다 크기 때문에 쉽게 매수가 안될겁니다. 그런 상황이 오면 자신의 가계사정도 심각할 수도 있구요.



4. 물론 부동산 투기로 돈을 버는 투기세력에 대한 심정적인 반감이야 누구나 다 가지고 있겠지만, 엄밀히 따지고 보면 어떤 분야든 그런 세력들은 늘 존재해왔고, 그들 역시 자산증식을 위해

나름 노력?을 했기에 증식을 할 수 있었겠지요. 그들의 행위가 집없는 서민들의 피눈물을 제물로 삼았다 하더라도, 법과 제도가 정비되지 않는 한, 또 다른 세력들이 그 자리를 메꾸게 되는건 불을 보듯 뻔한 일입니다.

이런 심정적인 이유만으로 보유세를 때리면 다주택자들이 견디지 못하고 매물을 쏟아내 폭락할 것이다라는 전망은 전망이라기 보다 당위성에 가깝다 하겠습니다. 김동연 경제부총리나 김현미 장관의 발언들을 보면 굉장히 신중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들의 말 한마디가 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크기 때문에 그렇기도 하겠지만, 현 정부가 원하는 것은 단순히 징벌적으로 다주택자들을 때려잡는 것이 아닌, 국민의 주거안정이 목적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다주택을 보유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탈법과 탈세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처하겠지만, 그와는 별개로 다주택자들을 범죄자로 보지는 않는다는 겁니다.



5. 현 정부는 부동산 문제가 단기간 급처방으로 달라질 수 없다는 인식을 가지고 부동산 정책을 쓰고 있습니다.

정권 초반에 대출을 갑자기 조인것은 가계부채 증가율이 경제에 더 큰 부담을 줄 여지가 많았기에 일단 급한데로 수도꼭지부터 잠근 것이고, 이후 정책들은 급하지 않게 시장에게 일관된 시그널을 보내고 있습니다.

자신만만한 시장의 오만함을 꺾고 정부가 원하는 방향으로 시장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시장의 비웃음을 믿음으로 바꿔놔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보유세는 원래 로드맵 대로 실행 될것이고, 생각보다 파격적으로 실행 될겁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시장의 체질이 바로 바뀌는 일은 없을겁니다. 오히려 시장참여자들의 저항이 더 거세져서 더 오를 수도 있겠죠. 그렇지만 이 정부는 개의치 않고 자신들의 로드맵대로 갈겁니다.



6. 최종적으로 이 정부가 원하는 것은 '투기꾼 다주택자들을 죽창으로 찔러죽이자'라는 급진적인 정책이 아니라 '해가 갈수록 부동산은 점점 재미가 없어지네?' 라는 인식이 시장 전반에 퍼지기를 원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소위 그동안 부동산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주구장창 말했던 '연착륙'입니다.

사실 저는 연착륙은 그들의 입에 발린 말일 뿐, 그 실체도 없고 실행의지가 없을 뿐더러 실행도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만,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들을 보면서 이 정부는 어쩌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현재 문정부가 국내외적으로 지지를 받는 이유가 자신이 내뱉은 말을 결벽증처럼 지키기 때문입니다.

못 지키는 부분이 있더라도 최대한 상대방에게 그만하면 충분하다라는 이해를 끌어내는 노력을 합니다.

아마 대한민국의 부동산도 그렇게 바뀔 겁니다. 가랑비에 옷 젖듯이 천천히, 대상이 아니라 인식을 바꾸기 위해

정책을 실현 할겁니다. 짧은 식견인데 이야기가 많이 길었네요.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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