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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동산 투기꾼의 고백…“2000만원 종자돈으로 300 억원 벌어”

고백 2017-01-25 12:29 2,34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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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부동산 투기꾼의 고백…“2000만원 종자돈으로 300 억원 벌어”

 
나는 부동산 개발업자다. 명함엔 부동산사업가로 소개한다. 용인·분당·강남·파주 등 수도권 거점별로 네 곳에 부동산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 주변 사람들은 나보고 ‘부동산 투기꾼’이라고 한다. 뭐라 해도 괜찮다. 어차피 우리나라는 지금 전 국토가 투기장화돼 있는 비정상적인 나라다. 부동산 공화국에 살면서 투기꾼 소리 듣는 것에 개의치 않는다. 이헌재 전 부총리나 강동석 전 건교부 장관 등도 부동산 투기 때문에 자리에서 물러나지 않았는가.특히 강 전 장관은 영종도 을왕리해수욕장 일대 땅을 친인척 명의로 거의 싹쓸이하지 않았던가. 고위공직자들이 하면 부동산 투자고, 우리 같은 업자들이 하면 투기란 말에는 동의할 수 없다. 오랫동안 묻어 두면 투자고, 단타매매식으로 하면 투기라는 말에도 어폐가 있다.

이런 말이 있다. ‘내가 하면 재테크(투자)고 남이 하면 투기다!’온 나라가 부동산투기 광풍에 휩싸여 있는 마당에 뭐가 투자고 뭐가 투기인가?타워팰리스 10채 사고팔아나는 고등학교 졸업 후 해병대에 입대해 군복무를 마치고 몇 군데 직장을 다녀 봤다. 집안 배경도, 학벌도, 재산도 없는 나로서는 맘에 드는 직장을 갖는 것도 힘들었고 대부분 영업하는 일을 주로 해왔다. 10년 정도 직장생활을 하던 중 1995년 봄에 우연히 부동산 하는 선배를 따라 아파트 분양현장을 따라가면서 내 인생은 큰 전환기를 맞게 됐다. 물 좋은 분양현장에 수만 명씩 몰려드는 모습은 나에게 한마디로 충격이었다.

실수요자보다는 전국의 부동산업자들이 총출동한 듯한 분양현장에서 하루에 계약금으로만 수십억원이 그 자리에서 오갔다. 동·호수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현장에서 수백만,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이 얹혀져 거래되고 있었다. 전형적 투기수법인 ‘미등기 전매’ 현장이었다.

그 당시 세일즈맨으로 월급 200만원이 채 안됐던 내 자신이 초라해졌다. 한 달쯤 뒤 괜찮은 분양현장에서 나는 선배의 조언을 듣고 갖고 있던 1000만원짜리 청약통장으로 아파트를 분양받아 하루 뒤 2000만원의 프리미엄을 얹어 되팔았다. 하루 만에 내 연봉을 번 것이다. 눈이 뒤집혔다. 노동의 대가니, 땀의 결실이니 하는 사치스러운 말들은 더 이상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미련 없이 직장을 때려치우고 선배를 따라 본격적으로 부동산 일에 매달렸다. 전국의 분양·청약현장을 누비며 실전 경험을 쌓는 한편 부동산 관련 법 공부도 열심히 했다. 내 평생 처음 분양받은 아파트를 하루 만에 팔아 치우고 거기서 챙긴 2000만원이 내 부동산 투자 인생의 종자돈이 됐다.

2년 정도 선배를 따라 전국을 누비고 다니며 각종 투자수법을 배웠다. 장에 따라 손해를 볼 때도 있었지만 승률이 8할대에 육박하면서 꽤 많은 돈을 벌었다. 선배로부터 독립해 독자적인 팀을 구성했다. 독립 후 아파트 일변도에서 투자 범위를 넓혔다. 상가와 주상복합, 오피스텔은 물론 토지와 그린벨트 지역까지 다양하게 공략했다.

서울 도곡동 타워팰리스도 10여 채를 세 차례 이상 샀다 팔았다 하면서 수십억원의 이익을 챙겼다. 투기수법 중 가장 악질적인 수법인 ‘폭탄 돌리기’라는 것이 있다. 폭탄 돌리기는 웃돈을 얹어 팔았다가 값이 떨어지면 다시 사 처음보다 더 웃돈을 얹어 되파는 과정을 세 번 이상 한 경우를 말한다. 그야말로 시세를 떡주무르듯이 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폭탄 돌리기는 위험 부담이 크고 너무 욕심을 내다 보니 재수없으면 국세청 표적에 걸려들기 때문에 한동안 잠수를 타야 한다.

전국 누비며 투자수법 배워그동안 투기꾼들에게 가장 인기 좋았던 상품은 단연 ‘아파트 분양권’이다. 올 들어 전국 대부분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가 금지되기 전까지 가장 효자(?) 노릇을 한 대표적 투기상품이었다. 아파트의 경우 입지, 가구수, 분양가, 분양 조건등에 따라 A, B, C등급으로 나뉜다. 물론 투기꾼들의 표적이 되는 아파트는 A급지다. A급지에는 서로의 정보망을 총동원해 나름대로 장세를 파악한 전국의 꾼들이 다 몰려든다.

지난해 7월 서울과 수도권 아파트의 분양권 전매가 금지된 이후 우리 팀은 부산·대전·울산·대구 등 광역시의 분양권 전매가 가능한 대규모 아파트 분양·청약현장을 돌아다녔다.

특히 지난해 9월 말부터 경남 한 도시의 아파트 분양현장에서는 우리 팀의 떴다방들이 200억원의 여유자금으로 투자용 청약통장을 싹쓸이하다시피해 지역 떴다방들이 ‘서울에서 온 떴다방은 청약통장 매집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는 플래카드를 내거는 촌극이 빚어졌고, 관할 세무서에는 ‘떴다방 단속센터’까지 설치하기도 했다. 우리 팀은 물론 그곳에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어느 정도 자금력과 정보력을 갖춘 ‘분양권 투기팀’은 보통 8~10명 정도로 구성된다. 맨 위에는 ‘전주’(錢主·돈을 대는 물주)가 있고 부동산업자 3∼4명이 참여한다. 이 밑에 일명 ‘땅개’로 불리는, 청약현장이나 분양현장의 이동식 떴다방 업자가 있고 이들 떴다방 밑에 ‘공격조’(교통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찌라시 아줌마라고도 한다.

팔 물건과 살 물건을 연결시켜주는 역할)가 있고 맨 밑에 바람잡이(삐끼) 격인 ‘꼬마’들이 있다. 이 꼬마들까지 합치면 떴다방이 동원하는 인력은 30~50명에 이른다. 이 정도 실력을 갖춘 떴다방을 업계에서는 ‘이무기’라고 부른다. 재산과 풍요를 상징하는 상상의 동물 이무기에서 유래된 듯싶다.

찌라시 아줌마들의 천국이들은 단 몇 시간 안에 텅텅 빈 아파트 분양·청약현장과 모델하우스를 가득 메울 수 있는 인력 동원 능력을 자랑한다. 이 때문에 이들이 소규모 아파트 분양시장의 가수요를 창출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이들은 투기바람이 불지 않아도 직접 바람을 일으키는 부동산시장의 미다스다.

교통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대개 이혼하거나 혼자 사는 아줌마들이 맡는다. 이 교통들은 큰 장일 경우 건당 100만원, 작은 장일 경우 건당 50만원의 수고료를 챙긴다. 일이 잘 풀리는 날 큰 장에서 세 건 정도를 하면 단번에 300만원을 챙기니 괜찮은 직업이 아닐 수 없다.

부동산 시장에서 이 교통들의 역할은 매우 크다. 전국적으로 유명도가 있어 스카우트 대상이 되는 교통들을 ‘전국구’(마귀·타짜라고도 함)라고 부른다. 전국구 정도의 실력이 되면 연봉이 수억에 달해 먹고사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전국구에서 어느 정도 자금력을 갖추고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면 하수를 탈피해 중수급 업자로 변신이 가능하다. 꼬마들은 20대 젊은 애들이나 초보 아줌마들로 구성된다. 이제 막 부동산 일을 시작한 초보자들이 이들이다.

처음에는 일당 얼마 식의 아르바이트 개념으로 시작한다. 나도 꼬마 출신이다. ‘고양이를 데려다 먹여주고 가르치면서 호랑이가 될 즈음에는 놔줘야 한다!’ 부동산시장 불문율이 있다. 꼬마부터 시작해 고참 교통 위치까지 오면 적당한 시점에 내보내야 한다는 말이다. 계속 데리고 있다 자기를 키워준 어미를 무는 호랑이가 되기 전에 독립, 분가시키라는 얘기다.

아파트 분양권 거래는 요즘 전국 거의 모든 지역에서 금지되고 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나 투기지역은 전부 금지 상태다. 그러나 투기꾼들에게는 얼마든지 작업이 가능하다. 일명 ‘짱처리’(원장 정리)다. 어느 아파트든지 당첨된 사람이 스스로 포기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당첨자 중에도 자격 요건에 미달돼 당첨이 취소되는 물량도 나오게 마련이다. 이런 물량을 잡으면 된다. 분양 원장을 갈아치우는 것이다.

물론 평소 긴밀한 유대 관계를 맺어온 시행사 측에서 정보를 흘려준다. 말하자면 시행사 측과 짜고 치는 고스톱인 셈이다. 물론 정보를 주고 분양 원장을 갈아치워 준 시행사 측에 상당한 보답(?)을 해 주어야 한다. 지난해 여름 8000가구를 분양한 인천 구월지구 재건축 아파트와 화성 동탄지구 등에서는 이런 물량만으로도 짭짤한 재미를 봤다.

요즘은 일반인들의 투기 참여도 갈수록 늘어난다. 국내 최고기업인 수원(기흥)의 삼성전자 직원치고 병점이나 동탄 등의 아파트나 상가를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아마 거의 없을 것이다. 동탄 신도시의 경우 삼성전자 사원아파트로 착각될 정도로 삼성전자 직원들이 많이 투자했다.

부동산시장 불문율 중 중요한 것 또 하나. 부동산 투자는 남쪽으로만 진행시키라는 것이다. 휴전선이 가로막고 있는 우리나라는 모든 게 남쪽을 지향한다. 모든 도로가 남쪽으로 향해 있고 지역균형개발이니 지방경제활성화니 해서 지역개발 사업이 모두 남쪽에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원칙은 그렇지만 우리 팀은 북쪽에서도 재미를 보기는 했다.

2002년 파주 통일동산 인근에 인천 소재 Y건설이 실버타운을 분양했다. 분양 자격은 60세 이상 노인이었고, 파주·금촌지역 거주자에게 우선권이 주어졌다. 우리 팀은 즉시 작업에 들어갔다. 거주지를 옮길 사람을 물색하는 한편 파주 쪽 경로당과 양로원을 공략해 청약 자격이 되는 노인들을 수배, 30여 개를 청약했다. 명의를 빌려준 노인들에겐 용돈을 주고 막걸리 파티를 열어주었다. 이 실버타운은 몇 달 뒤 한 개당 피(프리미엄)가 3800만원까지 치솟았다. 시세차익만 10억원을 남기고 손털고 나왔다.

명의 빌려준 노인에 용돈 줘파주시에 LG필립스LCD 공장이 들어선다. LG그룹 지인을 통해 이 정보를 미리 듣고 파주시 공장이 들어설 주변 땅을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우리 팀이 사들인 땅은 공장부지는 아니지만 요즘은 하루가 다르게 땅값이 치솟고 있다. 파주와 문산 일대 땅값은 최근 3년간 20배 이상 올랐다. 어차피 공장이 들어서면 주변에 부품·하청업체를 비롯, 주거단지와 상업단지가 들어서기 때문에 지자체에서 용도를 변경해 줄 때까지 느긋하게 기다릴 뿐이다.

요즘 파주시 일대는 아파트 단지가 속속 들어서고 있다. 이 일대 단지개발을 위해 나간 땅값 보상액만도 지난해만 5조원이 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요즘 파주시 일대에는 몸뻬 바지 입은 시골 아낙네들이 에쿠스를 타고 다니는 장면이 자주 보인다. 땅값 보상으로 졸부 대열에 낀 사람들이다.

우리나라는 그린벨트로 묶여 있거나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개발이 안 되는 땅이 많다. 그러나 이런 땅도 세월이 흐르면 규제가 풀리게 마련이다. 정치인들은 선거 때가 되면 예외없이 그린벨트 해제를 약속 하고 실제로 선거가 끝나면 상당수 그린벨트가 해제되곤 했다.

선거 전후로 그린벨트 풀린다나는 주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린벨트와 군사보호지역 몇 군데에 땅을 사뒀다. 5년 전에 경기도 연천군 일대(군사보호구역) 임야 1만5000평을 평당 3000원에 구입했다. 내 세대가 아니더라도 우리 아들 세대에 가면 언젠가는 규제가 풀릴 것이므로 눈 딱 감고 사둔 것이다. 운이 좋은 것인지 지난해 이 지역이 군사보호구역에서 해제됐고, 최근에 전두환 전 대통령 아들 전재국씨가 이 일대 땅 1만6000평을 구입했다.

웰빙사업을 하려고 한다는 보도를 봤다. 이 보도가 나간 뒤 요즘 하루가 다르게 땅값이 치솟고 있다. 밭과 논은 평당 50만원을 넘어섰다. 전재국씨도 부동산 투자에 관한 한 대박을 터뜨린 셈이다. 내 땅도 덩달아 수십 배 가량 값이 더 올랐다. 전재국씨에게 감사드린다.

요즘은 전국 방방곡곡이 투기지역으로 지정됐다. 부동산 투기 열풍을 막아보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그러나 투기지역이더라도 거래가 전혀 안 되는 게 아니다. 8년 이상 경작한 논은 팔 때 세금이 거의 없다.

농사를 짓던 A가 B에게 농지를 팔 경우를 보자. A와 B는 10억원짜리 땅을 15억원에 계약을 맺는다. 파는 A의 입장에서는 8년 이상 농사를 지은 땅이기 때문에 10억원이든, 15억원이든 세금을 거의 내지 않는다. 그러나 B의 입장에서는 10억원짜리 땅을 15억원에 산 셈이니(계약상) 땅을 사자마자 5억원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

실제로는 10억원을 지불했으나 서류상으로는 15억원짜리 땅을 얻은 셈이다. 물론 주변 땅값과 현격한 차이가 나지 않아야 하겠지만, 어쨌든 그 농지를 사뒀다 일정 기간 뒤 15억원 이상은 받고 팔 수 있기 때문에 A와 B는 ‘윈-윈 거래’인 셈이다. 투기지역이더라도 이런 식으로 거래하면 농지거래도 가능하다.

투기지역 농지거래도 가능나는 비록 투기꾼 소리를 들으며 부동산으로 먹고살고 있지만 솔직히 말해 우리나라는 비전이 안 보인다. 곧 망할 것 같은 불길한 생각도 든다. 도대체 세계 어디에 30평 아파트 한 채 가격이 100만 달러(10억원)를 넘는 나라가 있을까? 언젠가 이 거품이 꺼지는 날 우리나라 경제가 결딴나지나 않을까 걱정된다. 우리가 땅값을 올리는 원흉이라는 소리를 듣지만 솔직히 우리나라 부동산 투기의 근원지는 정부라고 생각한다.

개발이라는 이름으로 전국을 투기장으로 만들어 정부 관료, 고급정보를 움켜쥔 기득권층, 아파트 건설업자 등을 포함해 모든 국민이 부동산에 뛰어들게 만든 것은 바로 정부라고 생각한다. 정부에서 아무리 부동산 대책을 내놔도 부동산업자들은 끄떡도 안 한다. 한 곳을 막으면 다른 곳에서 돌파구를 찾는 등 이른바 ‘풍선효과’를 들먹이지 않아도 부동산업자들은 살길을 찾게 마련이다.

정부의 각종 부동산대책에 업자들은 ‘부동산 안정대책? 어림없는 소리!’라면서 코웃음만 친다. 판교 건설업자들의 요즘 분위기는 한마디로 정부에 대해 ‘재수없다’는 생각이다. 정부 정책을 못 믿겠고 이익이 보장 안 되면 집 짓지 말자고 시위라도 벌일 태세다. 우리나라 부동산시장은 강남의 큰손들이 좌지우지한다. 주택공급 물량은 정부와 주택건설업체들이 결정한다 하더라도 수요만큼은 강남의 전주들이 창출한다.

500조원으로 추산되는 시중 부동산자금이 빠져나갈 다른 투자처를 마련하지 않는 한 정부가 아무리 강경한 부동산 대책을 내놓아 봐야 소용없다. 아파트를 막으면 주상복합으로 가고, 주상복합을 막으면 오피스텔로 뭉칫돈이 움직이는 현상을 봐라.

부동산에 관한 한 우리나라는 지금 차들이 꽉 엉켜 있어 어느 쪽으로도 옴짝달싹할 수 없는 교차로 상태다.

나중수는 누구 p 필자인 나중수(45·가명)씨는 부동산 개발업자다. 서울 강남의 아파트를 사고파는 수법으로 큰돈을 벌었다. 경기도 일산과 분당 등지에서 택지 개발로 재미를 톡톡히 봤다. 그러나 본인 스스로는 부동산 업계의 중수라고 한다. 하수보다 위지만 고수 대열에는 끼지 못했다고 밝힌다. 고수 위에는 지존(神)이 있다. 이들은 한 시간 안에 1000억원대의 자금을 동원하는 큰손들로, 서울 강남에만 10여 명에 이른다고 한다.

고교 졸업 후 ‘깡다구’를 키운다고 해병대에 자원 입대했다. 자동차 회사 세일즈맨, 정수기 회사 영업사원 등을 거치며 직장생활을 10년 정도 했다. 1995년 부동산중개업을 하던 선배를 따라 우연히 아파트 분양 현장에 갔다가 부동산 시장에 발을 들여놓게 됐다. 선배 밑에서 2년 정도 일을 배우면서 부동산 분양권 미등기 전매 등을 통해 큰돈을 벌었다.

5년 전부터는 토지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아파트처럼 단기 수익을 올리지는 못해도 전국의 농지와 임야는 물론 그린벨트·군사보호구역 등 일반인들이 선뜻 나서지 못하는 부동산에도 많은 투자를 했다. 토지의 경우 덩어리와 액수가 크다. 아직 팔지 않고 갖고 있는 물건들은 지난 5년간 적게는 수십 배에서 많게는 수백 배까지 땅값이 뛰었다. 겸손하게 자신을 중수라고 소개하지만 그의 자금 동원 능력은 200억~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기수 기자·leeks@joongang.co.krp나중수씨가 주장하는 부동산 불패 전략 4대 요인 p 전주(錢主)뒷돈을 대는 전주는 떴다방과 컨설팅 업체에 돈을 대는 부동산 시장 큰손이다. 서울 강남에는 500억원을 움직이는 전주가 흔하고, 한 시간 안에 1000억원 이상을 동원할 수 있는 사람만 10여 명에 이른다. 전주 중에는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저명인사도 포함돼 있다.

유력인사(시·군 공무원, 시의회 의원)각종 인허가 권한과 개발계획 등을 맡고 있는 공무원, 시의회 의원 등은 부동산 투자 시 필수다. 건교부 등 중앙정부의 유력 인사와 교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 지방자치단체 인사는 현지 부동산 투자 시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

농협(금융권)인기 있는 주상복합 아파트의 경우 전주들이 수백억원을 쏟아부으며 장을 키운다. 급할 때 현금 동원을 원활하게 하려면 은행권 인사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시골의 경우 농협 담당자의 신속한 대출로 좋은 물건을 제때 사고팔 수 있다.

지주(地主)지방의 경우 대대로 농사를 지어온 지주가 많다. 전답은 물론 임야 등을 많이 보유한 지주와도 수시로 접촉하며 부동산 물건을 원하는 투자자들에게 소개해 준다. 지주들의 경조사 참여는 물론 긴밀한 유대관계 유지가 부동산사업의 성패를 좌우한다.

p현지인 명의로 땅 구입한 수법 p 이장과 택시조합을 활용했다 p 부동산 투자 때 위장전입은 필수다. 이헌재 전 부총리도 그랬고 사회지도층 인사들도 부동산 투자 때 다 그렇게 한다. 그러나 요즘은 위장전입 자체가 어려워졌다. 주민등록을 가족이 전부 옮겨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부동산 투자를 못하는가. 아니다. 현지인 명의로 땅을 사면 된다.

우리 팀의 경우 개발이나 도로확장 등 유익한 정보가 입수되면 바로 작업에 들어가는데 일단 보름 전쯤에 꼬마를 현지에 내려보낸다. 입담 좋고 사교성 좋은 꼬마는 현지에 내려가 택시조합과 마을 이장을 집중 공략한다. 소도시일 경우 택시회사는 1~2개 정도다. 조합장을 비롯해 조합의 영향력 있는 사람에게 접근해 조합원들의 명의를 빌려달라고 부탁한다. 적당한 기름칠(사례)과 향응 제공은 필수다. 명의를 빌려주는 사람에게도 적절한 사례를 해야 한다.

부동산에 관한 한 마을 이장의 파워는 엄청나다. 이전에는 농지취득자격 증명을 이장이 발급해 줄 정도로 힘이 셌다. 요즘은 각종 부작용과 비리 때문에 면사무소나 시청에서 발급해 준다. 미리 현지에 내려간 꼬마는 이장에게 접근해 기름칠과 함께 마을 어른들을 참여시킨 막걸리 파티를 10일 이상 열어 주며 이장을 구워삶는다.

이장은 그 마을의 대통령이다. 이장 말이면 다 통한다. 10일 정도 이장과 친해지면 마을의 발전을 위한 그럴듯한 부동산개발 청사진(물론 거짓말일 경우가 많다)을 얘기해 주며 마을 사람들의 명의 이전을 부탁하면 대부분의 이장은 소개를 해주게 마련이다.

이 과정에서 이장은 물론 그 측근들까지 상당한 금전을 챙길 수 있다. 요즘은 부동산 투기꾼들이 요청할 경우 명의이전 업무를 대행해 주는 전문업체도 생겼다. 주로 그 지역에서 오랫동안 산 현지 토박이들로 지역 사정에 훤하고 이장과 면장 등 영향력 있는 사람들과 친분이 두터운 사람들이 주로 이 사업을 한다. 우리 팀도 요즘은 이들에게 명의 빌리는 일을 맡긴다. 일종의 아웃소싱인 셈이다.

현지인 명의로 땅을 구입할 경우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 반드시 차용증을 받아두는 한편 가처분·가압류 조치를 취해 놓는다. 명의를 빌려준 사람이 돌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압류 조치와 함께 필요하면 종종 조폭을 동원하지 않을 수 없다. 부동산시장에서 조폭은 필요악이다. 명의를 빌려주고 필요 이상의 돈을 요구하는 악질들이 가끔 있기에 조폭을 동원해 처리하는 ‘해결사 방법’이 꼭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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