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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사람들이 아파트를 쇼핑하듯 쓸어가요”…‘묻지마’ 투기에 지역민 근심

butong*** 2019-11-07 08:50 11,783 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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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별로 편차는 있지만 광주 것도 사가고 있네요..

서울을 집중 규제하니 풍선효과로 지방광역시로 옮겨 사들이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어요


https://m.news.naver.com/memoRankingRead.nhn?oid=056&aid=0010761243&sid1=101&date=2019110708&ntype=MEMORANKING


"서울 사람들이 몰려와서 아파트를 쇼핑하듯이 쓸어가고 있어요. 아파트값이 마구 올라 걱정입니다."

부산 남구에 사는 40살 김 모 씨는 요즘 걱정이 큽니다. 집을 팔았는데 갈 곳이 마땅찮습니다. 서울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 외지인들이 이 지역 아파트를 마구잡이로 사들이면서 아파트값이 폭등하고 매물도 씨가 말랐기 때문입니다.

■물 밀듯 밀려든 ‘아파트 매도 제안‘

김 씨는 지난해 초 준공된 3천여 세대 규모인 A 아파트 단지의 전용면적 84㎡ 1채를 사서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 달쯤 전부터 부동산 중개업소들로부터 "아파트를 팔 생각이 없느냐"며 전화가 물 밀듯 밀려들기 시작했습니다. 중개업소 관계자들은 "서울에서 아파트를 사겠다는 사람들이 몰려와서 물건을 찾고 있다. 좋은 가격에 팔 기회이니 검토해보라"면서 매도를 적극적으로 권유했습니다.

마침 내년 초에 부동산 양도세 비과세 조건인 실거주 기간 2년이 지나면 아파트를 팔고 다른 아파트로 갈 계획이던 김 씨는 괜찮은 제안이라고 생각해 이달 초 아파트를 매물로 내놨습니다.

그러자 곧바로 서울에서 온 매수희망자가 김 씨 집을 방문했습니다. 김 씨는 "우리가 옮기려고 알아보는 아파트가 내년 8월은 돼야 입주가 가능한데, 그래도 괜찮겠냐"고 물었고, 매수희망자는 "원하는 조건대로 다 해 드리겠다"며 ‘묻지도 따지지도 않는‘ 계약 의사를 보였습니다.

김 씨는 매도 계약을 하기로 했습니다. 매수희망자는 곧바로 계약금 6천만 원을 보냈습니다. 입금자의 이름은 ‘○○투자개발‘로, 부동산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회사로 보였습니다. 계약서상 잔금을 치르기로 한 시점은 김 씨가 요구한 것과 같은 내년 8월. 무려 1년 가까운 기간을 기다려주는 ‘입도선매‘였습니다.

혹시나 하고 주변에 물어봤더니, 김 씨만의 상황이 아니었습니다. 김 씨의 윗집도, 옆집도, 다 이렇게 단숨에 서울 사람들에게 팔린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서울 사람들이 아파트를 싹 쓸어가고 있어요"

김 씨는 이게 대체 무슨 상황인지, 잘 아는 중개업소에 물어봤습니다. 중개업소 관계자는 "요즘 서울에서 투자자들이 와서는 이 동네 아파트를 싹 쓸어가고 있다. 내가 아는 투자 잘하는 사람 하나도 이쪽에 여섯 채를 샀더라. 이런 경우는 처음 본다"며 혀를 내둘렀습니다. 

이런 상황을 KBS에 제보한 김 씨는 "계약을 하고 나서도 계속 매도 권유 연락이 왔다. 계약한 바로 다음 날 내가 계약한 금액보다 300만 원, 이틀 뒤엔 1,300만 원 더 비싼 금액을 부르는 전화가 왔다. 며칠 전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지인이 내가 판 것보다 3,300만 원 더 비싼 금액으로 매도 권유를 받기도 했다"면서 "서울에서 사람들이 1~2억을 현금으로 들고 와서 쇼핑하듯이 아파트를 사들인다더라"고 전했습니다.

■지역 아파트로 몰리는 투자 자금, 왜?

이런 상황은 김 씨가 사는 부산 지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대구와 광주, 대전, 울산 등 전국 주요 대도시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부동산 빅데이터 분석업체 ‘데이터노우즈‘가 한국감정원의 월별 주택 거래를 분석한 결과, 서울 거주자가 지역의 아파트를 산 건수는 도시에 따라 편차는 있지만, 전반적으로 상승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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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감정원의 10월 28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을 봐도, 대전의 아파트 매매가 상승률은 0.36%, 울산은 0.12% 등으로, 서울의 0.09%보다 높게 나타납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최근 급속히 올라 구매 부담이 커진 서울 아파트값, 부동산 시장 규제로 부족해진 수도권 아파트 물량, 1%대 초저금리 등이 겹치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합니다.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이는 지역 아파트에 몰리고 있다는 겁니다.

‘데이터노우즈‘ 김기원 대표는 "현재 처분 가능 소득에 대비한 아파트 가격(PIR)을 보면, 서울은 사상 최고치였던 2007~2008년 수준으로 상승하고 있는 반면, 지역 몇 곳은 거의 사상 최저치에 근접하고 있다. 지역 아파트가 그만큼 소득 대비로 값이 저렴해 구매 여력이 크다는 얘기"라면서 "이에 따라 입지가 좋은 지역 도시를 중심으로 그곳의 아파트를 미리 사놓으려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투기꾼들이 집값만 올려놓는 것 같아 우려"

이렇게 지역 아파트값이 오르면 그곳에 집을 보유한 사람들에게도 좋은 일 아닐까요? 그렇지만은 않다는 게 김 씨를 비롯한 지역민들의 이야기입니다.

김 씨는 "아파트를 판 뒤에 내년 8월에 가려고 눈여겨봐 놨던 아파트가 있는데, 거기도 불과 한 달 사이에 서울 사람들이 다 쓸어가서 매물 자체가 실종됐다"면서 "이미 집을 팔기로 계약한 상황에서 주변 아파트값도 다 뛰고 물건도 없고, 막상 갈 곳이 마땅치 않게 돼서 걱정이다. 아파트를 사려고 계획하고 있던 지역 사람들 입장에서도 난감할 것"이라고 토로합니다.

김 씨는 "이 동네에서 나고 자랐고 계속 살아야 하는데, 투기꾼들이 집값만 올려놔서 원래 살던 사람들이 오히려 내몰리게 되는 것 같아 걱정스럽다"면서 "무슨 대책이 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했습니다.

서울 집값 고공 행진 속에 정부는 부동산 규제의 ‘최후 수단‘이라고 불릴 만큼 강력한 조치인 분양가상한제를 서울 27개 동에 적용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서울 집값 잡기에 주력하는 사이, 지역 대도시를 중심으로 집값이 폭등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나면서 또 다른 우려도 제기됩니다. 잡아도 잡아도 잡히지 않는 아파트값, ‘솔로몬의 해법‘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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