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호남 또 볼모"… 민주당, 이개호 불출마 요청 파장

입력 2018.02.04. 17:04 수정 2018.03.27. 11:31 댓글 0개
"여론조사 1위 후보인데… 납득할만한 설명 없어"
"정당지지율 오르자 패권주의적 오만 고개" 반발

“호남이 또 볼모인가”

더불어민주당이 전남도지사 유력후보인 이개호 의원에게 불출마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지역 정가에 파장이 일고 있다.

또 민주당 소속 현역 국회의원 신분으로 6·13지방선거에 출마하려는 의원이 많은데도 불구, 이 의원에게만 출마 자제를 요청한 것을 두고 민주당이 지지율에 의지해 호남에 ‘갑질’하려는 것 아니냐는 지지자들의 반발 기류도 감지되고 있다.

이 의원은 당의 요구에도 오는 9~13일 사이, 전남도당 위원장을 사퇴할 것이라며 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다.

4일 민주당과 이 의원 등에 따르면 민주당 이춘석 사무총장은 최근 6·13지방선거에서 전남지사 출마의사를 밝힌 이 의원을 만나 출마 자제를 요청했다.

이 의원은 “이 사무총장으로부터 지방선거에 출마하지 말고 광주·전남 선거를 총괄지휘해 달라고 권고를 받은 것이 사실이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이미 지난달 31일 전남지사 출마를 위해 9일 이후 전남도당위원장 사퇴의사를 표명한 상황인데, 이 사무총장은 현역의원이 출마할 경우 원내 제1당의 지위가 흔들린다는 이유로 출마 자제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이 현역 국회의원에게 불출마를 요청한 것은 이 의원이 처음이어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현재 민주당 소속 의원 중 광역단체장에 도전할 것으로 전해진 의원은 이 의원 이외에, 경기도 전해철 의원, 인천 박남춘 의원, 충남 양승조 의원, 충북 오제세 의원, 대전 이상민 의원 등인데, 민주당이 이 의원에게만 불출마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져 형평성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 의원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 전남지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가장 유력후보를 경선도 보장하지 않고 권리를 제한하려는 것은 구태정치의 재현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4년전 6·4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이 정략적으로 후보를 꽂으면서 지역의 혼란이 가중됐던 점이 겹치면서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남지역 한 당원은 “국민의당 녹색돌풍 속에 광주·전남 지역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아 대선 승리까지 고군분투한 이 의원에게 민주당이 보답은 커녕 발목을 잡는 것은 텃밭 여론을 깡그리 무시하는 처사”라며 “호남을 더 이상 정략적 대상으로 삼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 사무총장이 이 의원의 불출마 요청 후 전남 완도출신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비공개 회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찌감치 ‘도지사 불출마’까지 선언했던 김 장관을 이 의원의 대안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있어 지역의 반발은 커지고 있다.

이 의원은 “이 총장에게 ‘선당후사를 위해 불출마를 고려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그러나 여론조사 1위인 후보가, 당사자에 의한 이유가 아니라 중앙당 요청에 의해 불출마한다면 지지의사를 보인 도민들에 대한 납득할만한 설명과 이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며 “출마의지에 변함이 없어 9일 이후 13일 이전에 사퇴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총장은 보궐선거까지 치러지는 시기에 이 의원의 역할이 중요해 출마 자제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 총장은 “현재 2심까지 ‘당선 무효형’을 선고받은 국민의당 송기석 의원과 박준영 의원의 ‘국회의원직’을 결정할 대법원 선고가 오는 8일 예정돼 있고, 현역 국회의원 중 광주 시장과 전남 지사 후보군이 모두 나올 경우 4석 정도가 보궐선거 대상이다”며 “지방선거는 물론 재보궐선거를 지휘해야하는 도당 위원장의 역할이 중요해 이 의원에게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어 “또 순조롭게 후임 위원장이 정해진 다른 시·도당과 달리 전남도당 위원장 후보들이 많아 과열 양상을 보이는데다 1당 유지를 위해 부탁했다”며 “당사자가 출마 의사가 강하다면 말릴 수는 없는 일이다”고 덧붙였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당 내에서 ‘이 의원은 성골이 아닌 진골’이라는 이야기가 꾸준히 흘러나왔다”며 “민주당이 조용한 텃밭을 흔드는 꼴로 지역정서가 무시된 일방적인 결정을 한다면 당원은 물론, 지역민심도 돌아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

선정태기자 jtsun7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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