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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F 근본책 어떻게···금융사-건설사 이해상충 험로 예상

입력 2024.05.21. 13:12 댓글 0개
정부, PF 제도·관행 개선 위해 연구용역 추진
빚으로 돌려막는 PF구조에…시행사 자기자본 강화 검토
금융사는 건전성 제고될 듯…건설업계는 시장 위축에 반발
기재부, 관계부처 의견 조율하며 대책 마련 중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1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2024.05.01. kgb@newsis.com

[서울=뉴시스] 최홍 기자 = 정부가 국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해 시행사(부동산 개발업체) 자기자본 강화를 검토 중인 가운데, 금융권과 건설업계의 이해관계가 상충돼 향후 제도개선에 험로가 예상된다.

대출을 내주는 금융회사 입장에선 건전성 관리가 제고될 순 있으나, 자본력 없는 시행사는 급속도로 무너지는 등 건설업계 전반에 위축을 가져다줄 수 있기 때문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연착륙 방안'의 후속 정책 일환으로 관계부처와 함께 PF사업 구조에 대한 전반적인 제도개선을 검토 중이다. PF위기 재발을 방지하고 부동산에 치우친 금융공급 불균형을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국내 PF사업의 위기는 2022년 초부터 대두됐다. 미국 금리인상 등 긴축 속도가 빨라지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공사비용 및 대출 원리금 부담이 급증했다. 중단된 PF사업장이 속출했고 이는 지난해 말 태영건설 워크아웃 사태로 이어졌다.

국내 PF사업의 근본적 문제점은 시행사 자기자본이 총 사업비의 10%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금융사 대출과 시공사(건설사) 채무보증으로 충당한다는 것이다.

부동산 호황일 때는 적은 자본으로 막대한 개발 수익을 낼 수 있으나, 대내외 금리 인상에 따라 부동산 경기가 악화될 때는 PF사업 중단과 함께 대규모 빚을 금융사에 상환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시행사가 대출 상환을 연체하면 여신을 제공한 금융사와 채무보증을 선 건설사도 연쇄적으로 부실화된다. 부동산 침체가 가속화되고 금융권에 시스템리스크가 발생하는 등 '퍼펙트스톰(초대형 복합위기)'으로 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금융당국은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와 함께 시행사 자기자본 강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21일 서울 중구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2024.05.01. kgb@newsis.com

시행사 자기자본을 기존 10%에서 20% 이상으로 상향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현재 저축은행만 자기자본 20% 이상인 PF 사업장에 대출을 해주게 돼 있는데, 이를 은행·보험사·증권사·여전사 등 전 업권으로 확대하는 방식이다. 즉, 시행사에 대한 금융사의 대출 규제를 강화해 자기자본이 부족한 부실 시행사를 솎아내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시공사인 건설사의 우발채무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보통 건설사는 PF 사업장의 자금조달 채무에 보증을 서고 공사 수주를 따낸다. 문제는 시행사가 채무이행을 하지 못하면 연대보증을 선 건설사가 대신 갚아야 하는 우발채무가 발생한다는 점이다.

평상시 채무 연대보증은 신용을 보강하고 리스크를 분담하는 장치이지만, 위기 발생시에는 리스크를 전이시킨다는 점에서 PF위기의 '트리거' 요소가 된다.

이처럼 정부는 근본책들을 다방면으로 강구 중이지만, 금융사와 건설사의 입장 차이가 커 추진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시행사 자기자본 등 규제가 강화되면 금융사 입장에서는 리스크가 줄고 건전성이 개선되는 이점이 생긴다. 특히 고금리 시기에 PF 관련 부실채권을 관리하기가 더욱 수월해질 수 있다.

반면, 건설업계에서는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시행사의 자기자본을 단기간에 급속도로 높였다간 자본이 부족해 무너지는 시행사가 속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중장기적으로 부동산 공급 시장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도 우려 사항이다.

결국 금융당국과 국토부의 조율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현재는 기재부가 나서 연구용역을 추진하고 있지만, 업권 간 이해관계가 복잡한 만큼 대책 마련에 장기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연구용역 결과를 기반으로 관계부처와 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할 것"이라며 "이는 중장기적인 방안으로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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