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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국감 '대장동'·'가계부채'가 휩쓸어(종합)

입력 2021.10.21. 19:44 댓글 0개

기사내용 요약

"가계부채 대책, DSR 조기시행·2금융권 관리 강화 등"

"전세자금대출, DSR 규제에 포함 안할 것"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7%대 후반까지 갈수도"

[서울=뉴시스] 전신 기자 =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의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종합감사에서 정은보 금융감독원장과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대화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2021.10.21.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정옥주 최선윤 신항섭 류병화 기자 = 올해 금융권 국정감사는 결국 '대장동'에서 시작돼 '대장동'으로 마무리됐다. 금융정책 중에서는 가계부채 문제만 집중 거론됐을 뿐,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둘러싼 여야간 신경전으로 여타 주요 금융 현안들은 크게 조명을 받지 못했다.

21일 국회에서 열린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서는 본격적인 질의에 앞서 대장동 의혹과 관련한 금융당국의 소극적인 역할을 문제삼는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의사진행 발언을 통해 "지난 감사때 특금법을 이유로 들면서 증언을 거부하는데 국회법을 보면 공무원 또는 공무원이었던 사람이 증언을 요구받거나 국가기관이 서류제출을 요구받은 경우 제출할 서류의 내용이 직무상 비밀에 속한다는 이유로 증원이나 서류등의 제출을 거부할 수 없다고 명백히 돼 있다"며 "특히 업무보고 자료도 아니고 국감에서 증인 선서를 했는데 특금법을 이유로 들면서 증언을 거부한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에 대해 고소든 고발이든 위원회 차원의 조처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올해 4월 FIU가 알고 있었던 이상거래와 의심거래 상황을 경찰청에 통보했고 그에 대한 자료 제출 요구를 해오고 있는데 FIU 원장이 법을 이유로 제출안하고 있다"며 "어떤 자금 이상거래 의심거래 있어서 경찰청 통보됐는지 여야 간사가 열람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정각 FIU 원장은 "추가 검토를 해봐야겠지만 (여야 간사의)열람도 조금 어렵지 않을까 판단된다"며 "검토해서 다시 말하겠다"고 답변했다.

윤두현 국민의힘 의원은 대장동 개발사업에서의 하나은행 배임 의혹을 제기했다.그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기도 국감에서 민간의 지분을 어떻게 나눌지는 은행과 참여자들이 결정하는 것"이라며 "하나은행이 왜 개발이익의 대부분을 특정소수가 갖게 했는지는 조금 이해 안된다고 했다. 이 지사의 이런 발언을 듣고 하나은행이 과연 배임을 했는지 금감원이 살펴봐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대장동을 싸게 수용하게 입주민에서 비싸가 팔아 차익을 얻었는데, 그 과정에서의 금융기관 역할을 짚어봐야 한다"며 "SK증권으로 직접 투자한 줄 알았는데 파보니 특금신탁으로 1~7호 구성돼 있고, 주주는 비공개에 주주 뒤에는 실소유주가 있다는 게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어 "특금신탁의 실체 파악은 금융당국도 어려울 듯 싶고, 누가 투자했는지 알 수 없어 실명제와도 거리가 있다"면서 "차명계좌 등등 통로로 이용돼 제도개선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금융당국 수장들은 대장동 사건을 조사할 권한이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검·경에서 수사를 하고 있다"며 "그 과정에서 밝혀지리라 생각한다. 수사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 맞다"는 원론적 답변만 내놨다. 정은보 금융감독원장 역시 "수사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내년에도 가계부채 관리 강화 기조 이어갈 것"

아울러 이날 국감에서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대책이 시장에 혼란을 일으키고 있다는 질책도 쏟아졌다. 특히 야당 의원은 현 정부의 가계부채 정책을 '오징어 게임'에 비유하며, 보다 세심한 보완정책을 마련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가계부채와 관련해 실기, 혼선, 일관성 이런 단어들이 떠오른다"며 "상황 변화에 따라 가계부채 주제가 커지고 있는데 우리 정부의 부동산, 가계부채 정책은 실기가 문제라는 지적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계부채 관련 유동성이나 다양한 수단들이 있을텐데 그간 유동성을 계속 늘리는 정책을 했다"며 "또 전세자금과 관련 가계대출 총량규제에 대해 하드랜딩이냐 소프트랜딩이냐 논쟁이 있었고, 실수요자에 대해서도 다양한 주장이 있어서 이러한 상황에 대응하며 결국 메시지가 달라지던데 그래서 혼선이 계속된다는 오해가 유발됐다"고 꼬집었다.

이에 고 위원장은 "강력한 가계부채 관리가 필요하단 입장엔 변함이 없고 단 실수요자들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에 필요하다 한 것"이라며 "9월까지 실적보니 전세대출을 한도관리에 포함하면 11월, 12월에 (대출 공급이)대폭 감소하거나 중단될 수도 있어서 제외키로 한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오징어 게임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 등장하는 초등학생 착한 영희가 오징어 게임에서는 공포의 대상"이라며 "이자에 몰려 가상에 게임에 참가하는 사람들을 가차없이 죽이는데, 선착순 경쟁에 몰린 실수요자들을 보고 오징어 게임이 떠올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영희처럼 착한 얼굴로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선착순 대출경쟁을 하게 하고 있다"며 "곧 발표할 가계대출 추가대책이 '문재인판 오징어 게임'이란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다면 실수요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도록 세심한 보완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한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내집 하나 장만하고 싶어하는 간절한 소망을 가진 서민들, 젊은 부부들, 처음 내집을 장만하는 사람들의 자금줄마저 정부가 막고있단 이야기를 들어서야 되겠느냐"며 "정책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설명하라"고 주문했다.

이러한 비판의 목소리가 이어지자, 고 위원장은 전세자금 대출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서 제외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DSR이란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카드론 등 개인이 받은 금융권 대출의 연간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비율을 말한다. 단 소득 외 상환 재원이 인정되는 전세자금대출, 예·적금담보대출, 보험계약대출 등은 DSR에 포함되지 않는다. 그러나 최근 전세자금 대출 증가세가 가파르게 증가하자, 일각에서는 정부가 가계부채 관리 목표치를 맞추기 위해 전세자금대출도 DSR 산정에 포함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을 제기해 왔다.

고 위원장은 "다음주 대책을 발표하려 하는데 여러 각도에서 검토했으나, 전세자금 대출에 대해 직접적으로 DSR 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이번 대책에는 포함시키지 않기로 했다"며 "다만 전세대출과 관련해 금리나 보증금 문제, 갭투자를 유발한단 지적이 있어서 앞으로 이 부분을 잘 보면서 관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내년에도 강화된 가계부채 관리 기조를 이어가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그는 "10~12월에 10조원 이내로 늘어야 6.9%(를 맞추는 것이) 가능하다"며 "이번에 전세대출을 총량규제에서 제외했기 때문에 전세대출이 만약 2조5000억원씩 늘어나는 속도가 이어지면 7%대 후반까지도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전세대출, 집단대출이 중단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가계부채 관리 노력을 굉장히 강화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내년에도 올해와 같은 강화된 관리 기조를 유지할 것이냔 질의에는 "오는 26일 발표할 대책에 내년 총량관리를 어떻게 할 지에 대한 내용이 들어간다"며 "내년 가계부채 증가율은 내년 경제성장률 등을 고려해서 정하려고 막바지 협의 주이며, 지금 상황으로 봐선 강화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 위원장에 따르면 오는 26일 발표할 가계부채 대책에는 DSR 시행시기를 앞당기고 2금융권 관리를 강화하는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또 금융사 자체적으로 관리를 강화하고, 실수요자 관리를 강화하는 내용도 담고 있다.

◆"머지포인트 재발 방지해야"…금융감독체계 개편은 '신중' 모드

대규모 먹튀 논란이 일었던 머지포인트 사태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적인 정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송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머지플러스는 전자금융업과 유사한 형태인데 법망을 피하기 위해 사각지대를 노리고 정교하게 설계한 것으로 보여진다"며 "전자금융거래법은 2006년에 마련된 법인데 전자금융 환경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는데서 생겨난 오류"라고 지적했다.

정 원장은 "전금법에 따른 관리감독을 해야하는데,전금법 등록대상이라고 판단하는 과정에서 관련된 증거서류들을 제출하지 않으면 추가적인 조사나 이런 것을 진행하기 어렵다"며 "그래서 결국 당사자들은 법률자문도 받고 전금법 등록 대상이 아니라고 항변하는 과정에서 지연됐고, 최종 수사의뢰를 하게 됐다. 행정부의 관리·감독 범위가 재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고 위원장도 "법적으로 정비돼야 할 것 같다"며 "전금법 개정안이 논의되고 있지만 좀 더 관리할 수 있는 법 개정이 이뤄지면 소비자 보호 측면에서도 효율적인 관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머지포인트가 미등록 업체이긴 하지만 전금법이 통과되면 강화가 되는 내용이 있어서 간접적으로 영향이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체계 개편에 대해선 금융당국 수장 모두 현재의 틀을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고 위원장은 "금융감독체계 개편논의는 1998년 이후 계속 반복돼 왔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개편되기도 하고 그냥 지나가기도 했다"며 "2008년 금융위가 출범했고 13년이 됐는데 조직 행정 체계는 정답이 없고 감독체계도 나라마다 다른데 자꾸 바꾸기 보다는 현 체제를 유지하면서 유기적으로 협조하는 관행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본다"고 말했다.

정 원장도 "금융감독 체계와 관련해 여러 선진국들도 마찬가지고 금융중심지 역할 하는 국가에서도 다양한 형태를 띄고 있다"며 "어떤게 정답이냐는 자신있게 말하기 어렵고 혹시라도 기능상 중복이나, 상충하는 부분이 있다면 미세조정 하면서 대응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회에 감독체계 개편과 관련한 법안들이 나와있으니 논의과정에서 가장 합리적인 방안이 논의되고, 거기서 우리 역할을 할 게 있다면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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