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과거 연옥으로부터의 탈출 시도

입력 2018.09.11. 16:41 수정 2018.09.12. 13:41 댓글 0개
오늘의 비엔날레- 마이크 넬슨, 거울의 울림
마이크 넬슨작 '거울의 울림'

영국 현대미술의 최고작가 중 한명으로 꼽히는 설치미술 작가 마이크 넬슨이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치열한 현장이었던 구 국군광주병원을 매개로 작품을 형상화했다. 병원 인근 작은 교회를 무대로 병원의 깨진 거울 등을 재료로 설치작품 ‘거울의 울림’을 선보이고 있다. 2018광주비엔날레에 첫 시도된 GB커미션 초청작으로 구 국군광주통합병원 인근 교회에서 만날 수 있다.

2018광주비엔날레 기념비적 신작 프로젝트인 GB커미션에 작품을 선보이는 영국 설치 작가 마이크 넬슨은 작품 ‘거울의 울림’을 통해 1980년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치열한 현장이었던 구 국군광주병원의 건축물을 다른 관점에서 재해석한다.

특히 구 국군광주병원 부지 내 작은 교회 내에서 거울 등 일련의 부속품들을 재구성해 장소특정적 작품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거울은 축적된 시간의 증거, 그들이 보았던 역사로 채워진 암호화된 태블릿, 고정되지 않고 쌓여가기만 하는 사진 문서다.

해당 거울은 구 국군광주병원에 동마다 설치돼 있었던 다른 형태의 거울이다. 해당 거울은 크기도 다르고, 내용도 각기 다르다.

어떤 거울은 합판 뒷면에 미국 생산기업의 이름이 찍혀 있고 건물이 지어졌던 당시 그대로 남아 있다.

예전 프레임이 그대로 있지만, 거울은 알 수 없는 시점에 교체된 것도 있다. 좀더 작은 크기의 가정용 거울, 장식용 거울도 병원에 들어와 사물함 문 같은 곳에 붙어 있다. 또 어떤 거울은 많은 거울에 스티커가 부착돼 있다. 어떤 스티커는 교육용으로 손씻기, 군인의 머리 길이 같은 내용을 담고 있고 어떤 스티커는 장식용이다.

마이크 넬슨은 해당 작품 작업을 병원 본관의 거울 제거하기와 제거한 거울을 교회 건물에 재구성하기 등 2가지 관점으로 접근한다.

이를 통해 그는 물질에 압축돼 있는 비밀의 역사를 제거하고, 오래된 교회에 다시 거는 작업을 통해 과거의 연옥으로부터 탈출을 시도한다. 김옥경기자 uglykid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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