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도시樂]걷기 좋은 가을이 왔다, 여기로(路)!

입력 2018.08.22. 14:55 수정 2018.09.12. 18:11 댓글 0개
드넓은 청정호수따라 트레킹
재미진 출렁다리까지 '장성호'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힐링
인생 사진관 화순 '세량지'
광주 근교 '걸을수록 예쁜 길'

아침 창 너머 가을이 바투 찾아왔다. 유난히도 지독했던, 절대 꺾이지 않을 것 같았던 더위는 저만치 물러나고 제법 서늘한 기운이 집 안으로 스민다.

때가 됐다. 가을을 만나러 숲길로 가야 할 때 말이다. 아직 여름의 옷자락 끝을 놓지 못하고 있는 더위는 빽빽한 나무숲이 지켜줄 터.

답답했던 가슴을 뻥 뚫어줄 드넓은 호수까지 더해진 광주 근교 수변길로 지금 떠나자. 


아치형 자연 나무 그늘
◆장성호 수변길

전국 수변길 중 으뜸. '어딘가' 하고 봤더니 장성호다. 

장성호 제방과 북이면 수성마을을 잇는 1.23km 나무데크로 이어진 장성호 수변길은 한국관광공사가 선정한 '대한민국 걷기 좋은 명소' 중 단연 최고로 꼽힌다. 

호반의 산자락을 따라 길게 이어진 호수, 멀리 백양사를 품고 있는 백암산의 절경이 선명하게 다가온다. 한 폭의 풍경화 같다. 


제방 위 장성호관리소를 지나 장성호 수변길이 본격 시작된다. 얼마나 오랜시간 이 자리를 지켜왔는지 모를 나무들이 가지를 길게 뻗어 데크 위로 그늘 아치를 만들어준다.

잔잔한 물결의 호수가 마음을 위로한다. 머리가, 가슴이 차분해 진다. 산은 호수를 품고, 호수는 사람을 품은 격이다. 호젓하게 걷다보면 시간을 잊는다. 이곳에서 시간을 논하는 건 무의미하다. 

나무데크길이 끝나고 산길이 나온다면 이제 곧 장성호의 새로운 랜드마크를 만날 수 있다는 신호.

장성호의 또 다른 자랑, '옐로우 출렁다리'가 기다리고 있다. 

길이 154m, 폭 1.5m 규모의 출렁다리는 지난 6월 개통됐다.

다리 중앙부로 다가갈수록 흔들거리는 아찔함이 짜릿하다. 안전 걱정은 접어둬도 좋을 듯. 초강력 케이블이 교각을 지탱하기 때문에 초대형 태풍이 불어도, 한번에 1000여 명이 통과해도 끄떡없다는 게 장성군의 설명이다.

온몸을 관통하는 스릴을 진정시키고 눈길을 돌리면 깊은 숲 한 가운데 자리잡은 장성호의 수려한 경관이 한눈에 담긴다. 간간히 제트스키 등 수상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도 있어 가히 수변길 코스의 '정점'.

출렁다리를 건너면 수변데크2길을 따라 '용곡마을'까지 이어진다. 

장성호 수변길에는 이렇다할 매점도, 자판기도 없다. 마실 물과 간단한 간식을 꼭 챙겨서 나들이 하기를 추천한다. 


늦더위를 압도하는 풍경
◆화순 세량지

예쁜 길을 논하는데 미국 CNN을 감탄하게 만든 화순 '세량지' 둘레길도 빼놓을 수 없다.

새벽 물안개와 갈맷빛 나무, 수려한 벚꽃들의 조화로 많은 사진사들의 발걸음을 빼앗은 세량지는 광주서 817지방도를 따라 칠구재터널에서 5분여를 달리면 도착할 수 있는 곳이다.

하지만 값진 보물일수록 그 자태를 쉬이 보여주지는 않는 법.

터널같은 입구를 지나 가장 먼저 보이는 건 연꽃 가득한 '습지원'이다. '애피타이저'이지만 이곳 역시 나무데크길로 이루어져 있어 느릿하게 둘러보기 좋다.

시골같은 생태관찰로를 따라 오르막길을 좀 더 오르면 눈 앞에 그림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봄·겨울 풍경이 가장 아름답다지만, 녹음 가득한 여름의 전경 또한 빠지지 않는 '세량지'다.

짧게 이루어진 나무데크 전망대에서 사진을 찍으면 그야말로 인생사진 완성. 자연이 만든 '인생사진관'이 따로 없다.

풍경 구경이 끝나면 이제 호수를 빙 둘러싼 둘레길을 걸어보자.

700m 정도의 둘레길은 함께하는 이와 도란도란 소담을 나누기에 너무 길지도, 짧지도 않은 길이다.

장성호 수변길처럼 호수를 향해 탁 트여진 길은 아니지만 우거진 나무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호수 풍경이 담담하게 다가온다.


아스팔트 대신 흙 위를, 건물 숲이 아닌 나무 숲길을 거닐면 열 스트레스 지수가 낮아진다고 한다.

가시지 않은 더위에 몸을 움직여 땀을 빼는 것을 너무 두려워하지 마시라.

갑갑한 도심에서 벗어나 만나는 시원한 자연 바람이, 에어컨 바람에 지친 몸을 위로해 줄 것이다.

통합뉴스룸=주현정·김경인·김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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