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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살 터키 소녀 성장기 '당당하게 실망시키기'

입력 2018.07.21. 12:43 댓글 0개
【서울=뉴시스】'당당하게 실망시키기'

【서울=뉴시스】이수지 기자 = 터키 출신 화가이자 미국 노스웨스턴대 교수 오즈게 사만즈는 하고 싶은 일은 해야만 했다.

'당당하게 실망시키기'는 터키 에게해 연안 도시 아즈미르에 사는 6살 소녀 오즈게의 성장기이자 화가 사만즈의 자서전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자신의 사연을 솔직하게 풀어가면서 자신의 직접 그린 그림들로 재미를 더한다.

오즈게는 성인으로 성장해가는 20년 삶 속에서 꿈을 키우고, 현실의 벽에 좌절하기도 한다. 때로는 사람들의 기대를 저버리기도 한다.

그녀의 성장 배경인 1970년 터키 사회는 좌우익 양분화, 계급 간 갈등 심화, 자본주의에 의한 경제적 양극화 등으로 혼란에 뒤덮였다. 전통적 남존여비 사상이 남은 탓에 여성은 권익을 존중받지 못했다.

오즈게는 폐쇄적 터키 사회 분위기에서 스쿠버다이빙을 배워 전 세계 바다를 탐험하는 자유로운 삶을 꿈꾼다. 가부장적인 아버지의 뜻에 따라 공학이 아닌 수학을 전공하지만, 이내 자신의 길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자신감도 잃게 되고, 꿈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지던 어느 날 대학 캠퍼스에서 걸어가던 중 강도를 만난다. 구사일생한 오즈게의 삶에 큰 변화가 일어난다.

이 책은 단지 한 소녀가 아닌, 이 순간에도 꿈을 좇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 흔히 가족의 기대가 자신이 추구하는 이상과 동떨어져 있곤 한다. 그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가족은 실망하고, 그 실망 때문에 자신이 원치 않아도 그 기대에 맞춰 살아가는 길을 택하기도 한다.

작가는 말한다. "자, 이제 당당하게 실망시킬 용기가 생겼니? 그럼 하고 싶은 일을 하러 가볼까?"라고.

천미나 옮김, 196쪽 1만5000원, 책과 콩나무.

suejeeq@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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