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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대 찍은 '유니버스 티켓', 시청자 마음 돌릴 수 있을까

입력 2023.12.07. 06:05 댓글 0개
주말 저녁→평일 심야 편성 변경
후보정 편집 논란 "혹평 유도 아냐"
41명 데뷔 경쟁, 파트2 본격 시작
[서울=뉴시스] SBS 걸그룹 서바이벌 '유니버스 티켓' 참가자들. (사진=SBS 제공) 2023.12.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추승현 기자 = SBS 첫 걸그룹 오디션, 100억 규모, 128개국 참가자…SBS TV '유니버스 티켓'을 론칭하며 따라붙은 말들이다. 하지만 막상 방송을 시작한 뒤 시들하다. 주말 저녁 황금 시간대에 방송됐지만 시청률은 0%대로 떨어졌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악마의 편집 논란까지 생기고, 방송 3회 만에 편성이 두 번이나 변경됐다. "소녀들의 꿈을 티케팅 하세요"라는 시그니처 멘트처럼 시청자들의 마음을 티케팅 할 수 있을까.

부진한 성적은 비단 '유니버스 티켓'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 방송된 지상파 오디션 프로그램은 약세였다. 보이그룹 서바이벌에 집중했던 MBC는 '극한데뷔 야생돌'(2021), '소년판타지 - 방과후 설렘 시즌2'(2023) 모두 시청률 0%대(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에 그치는 쓴 맛을 봤다. 화제성도 미미하니 서바이벌을 통해 데뷔한 그룹 '티에이엔(TAN)' '판타지 보이즈'도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SBS도 마찬가지다. 2021년 종영한 보이그룹 서바이벌 '라우드(LOUD)'는 첫 방송에서 최고 시청률 9%를 찍고 2.7%로 종영했다. 시청률 면에서 우위지만 시청자들의 관심도가 떨어졌다는 방증이다.

이런 분위기 가운데 SBS는 야심차게 걸그룹 오디션을 론칭했다. 글로벌 패션 기업이 설립한 신생 기획사 F&F엔터테인먼트와 공동 제작해 8인조 글로벌 걸그룹을 탄생시키는 기획이다. F&F가 100억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며 판을 키우고, 필리핀·미얀마·몽골·말레이시아 등 참가자들의 폭을 넓혔다. 사전 오디션을 통해 추려진 82명의 참가자들 중 방송에서 8명이 선발된다. 최종 데뷔조는 F&F 매니지먼트 아래 2년6개월 동안 활동하게 된다. 이환진 메인 PD는 '라우드' 연출을 한 바 있다.

[서울=뉴시스] SBS 걸그룹 서바이벌 '유니버스 티켓' 참가자들. (사진=SBS 제공) 2023.12.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야심 차게 출발한 것과 다르게 '유니버스 티켓'은 시청자를 확보할 수 있는 기회를 잡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1.1%에서 시작한 시청률은 0%대까지 하락했다. 방송 3회 만에 편성이 두 번이나 변경된 것도 영향이 있었다. 당초 토요일 오후 6시5분 방송이었다가 2회부터 오후 5시로 앞당겨졌다. 황금 시간대인 것을 감안하면 무리 없어 보였으나 6일 방송된 4회부터 수요일 오후 10시40분으로 옮겼다. 예능물 '옆집 남편들-녹색 아버지회'가 종영하면서 자리를 메우게 되고, MBC TV 예능물 '라디오스타'와 맞붙게 됐다.

갑작스러운 편성으로 보일 수 있으나 이 PD는 "상당히 오랜 시간 논의가 있었다"고 했다. 대신 프로그램에 신선한 변화를 주기 위해 파트를 나눴다. 82명으로 시작해 41명으로 추려지는 배틀위크를 주말 저녁 폭넓은 시청자들에게 선보이고, 본격적인 경쟁을 전형적인 오디션 시간대인 평일 심야에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즉 4회부터가 본격적인 파트2의 시작이다.

이른 바 '악마의 편집' 논란도 발목을 잡았다. 앞선 방송에서 그룹 '다이아' 출신 권채원(활동명 은채)은 일대일 배틀에서 선미의 '가시나' 무대를 선보이고 혹평을 받았다. 경력직임에도 불안한 음정으로 기대를 저버렸다. 심사위원인 가수 겸 배우 김세정은 "무대에서 부족하더라도 실력이 드러나서는 안 된다. 피, 땀, 눈물 흘려서 무대를 완벽히 만들어 내는 게 아이돌이라고 생각한다"며 "부족할지언정 완성은 해내야 한다. (걸그룹 타이틀이) 많이 무의미한 것 같다"고 심사평을 남겨 화제가 됐다. 하지만 이후 권채원이 방송과 다르게 고음역을 깔끔하게 소화하는 직캠 영상이 화제되면서 의도적으로 음정을 떨어트리는 후보정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PD는 "본방송 악마의 편집 논란이 아니라 직캠이 천사의 편집 논란이 생기는 게 맞다"고 딱 잘라 말했다. 선공개 직캠은 팬 투표를 위해 참가자 본인이 가장 자신 있는 30초를 선택했고, 직캠 특성상 현장 오디오를 감안해 참가자 모두 일정 수준의 후반 작업을 진행한 것이라고. 본방에서도 후반 작업이 있을 수 있지만 원래 실력을 보여주는 수준에서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했다. 이 PD는 "방송 후 논란을 예상했지만 이 정도로 논란까지 될 줄은 몰랐다"며 "방송에서 의도적으로 못 부르게 만들었다면 그 심사평과 그 자리에 있었던 아이들의 반응은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나. 편집해서 혹평을 만들어 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해명했다.

[서울=뉴시스] SBS 걸그룹 서바이벌 '유니버스 티켓'에 참가한 그룹 다이아 출신 권채원과 심사위원 김세정. (사진=SBS 제공) 2023.12.0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유니버스 티켓'은 전화위복을 꿈꾸고 있다. 4회부터 실제 데뷔조 연습생에 준하는 41명이 가려져 집중도가 높아졌다. 배틀위크가 3주에 걸쳐 방송되며 늘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던 것과 사뭇 다르다. 앞으로 실제 데뷔조 연습생에 준하는 트레이닝, 그 과정 속에서 발전하는 모습, 그리고 경쟁 가운데 피어나는 참가자들의 관계성 등 서바이벌의 재미 요소를 기대할 수 있다.

심사위원들의 숨은 노력도 관전 포인트다. 특히 서바이벌 출신인 김세정의 현실적이고 따끔한 심사평이 화제 되고 있다. 개인 노트를 가지고 다니며 참가자 82명의 특징을 모두 기록하는 노력도 있었다. 이 노트도 곧 방송에서 깜짝 공개될 예정이다. 이 PD는 "김세정은 정말 아이들에게 진심이다. 마치 본인의 지난날을 하나하나 반추하듯이 아이들에게 100% 공감해 참가자들과 눈높이를 맞춰 바라보고 생각하고 평가해 준다"며 "김세정의 심사평은 날카로운 화살처럼 날아가지만 그 날카로운 화살은 결국 참가자들이 개선해야 할 방향을 가리키는 화살표가 되는 것 같다. 그래서 가장 뜨겁게 혼난 참가자들이 그 후에 가장 뜨겁게 타오르게 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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