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까만 공간 안···이중섭의 쓸쓸함이 느껴진다

입력 2023.05.26. 15:15 수정 2023.05.28. 12:08 댓글 0개
ACC '몰입미감'전 10월 15일까지
국현 등 국내외 유명기관 소장한
명품 30여점 디지털 아트로 탄생
작품 아름다움 온전히 느끼고
의미 등 체험 통해 알 수 있어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융복합 실감전시 '몰입미감' 모습

이 전시는 아름답고 즐겁다. 우리 눈에 익숙한 우리나라의, 아시아의 명화들이 살아움직인다. 관객은 감상에서 한 발짝 더 나아가 그림에 담긴 의미를 직접 몸으로 체험하며 이해할 수 있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서 열리고 있는 융복합콘텐츠 전시 '몰입미감' 이야기다.

요즘 유행하는 몰입형 인터랙티브 작품과는 다르다. 국립현대미술관과 가나문화재단, 의재문화재단 그리고 베트남국립미술관 등 국내외의 내로라하는 문화 기관이 소장하고 있는 명품을 작품에 대한 연구를 거쳐 미디어아트로 구현했다.

이를 통해 관람객들이 보기 힘든 명품을 미디어아트를 통해 작품 속에 들어온 듯, 작품을 작업한 작가가 된 듯 몰입해 감상할 수 있게 한다. 이 과정에서 원작의 기품과 아름다움을 몸으로 느낄 수 있게 된다.

프롤로그와 1부는 명품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감상할 수 있고 2부는 작품이 갖는 의미와 중요성을 직접 체험해보며 알아볼 수 있다. 3부와 4부는 디지털 아트를 체험해볼 수 있도록 꾸며졌다.

프롤로그는 이중섭의 '아이들'로 만든 대형 등만이 까만 공간을 채운다. 이중섭이 자신과 멀리 떨어져있는 아이들을 향한 그리움을 담뱃갑 속 은박지에 그린 은지화로 이 공간에서는 작가의 쓸쓸함과 외로움이 느껴진다. 작품과 작가의 의도에 몰입할 수 있도록 기획된 이번 전시의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공간이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융복합 실감전시 '몰입미감' 모습

1부는 의자에 앉아 벽면을 채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이경승 '화접도', 함대정 '정릉골짜기' 등 국립현대미술관의 명품들을 연구하고 작품에 생동감을 더한 디지털 작품 '기운생동' '빛과 색채의 정원'으로 채워졌다. 앉아서 벽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관람객이 작품 속에 들어와 산책을 하는 듯, 숲 속을 거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융복합 실감전시 '몰입미감' 모습

2부는 관람객들이 체험을 통해 작품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테마다. 김중현의 '정물', 김중현 '춘양', 채용신 '전우초상화' '고종황제 어진', 이제창 '드로잉2' 등을 작가의 의도에 따라 감상한다. 김중현의 '정물' 경우는 테이블에 부착된 버튼을 누르면 가상의 창이 열리고 그 빛에 따라 그려진 그의 작품을 더욱 선명히 느낄 수 있고 '고종황제 어진'은 작품을 옛 카메라로 찍어볼 수 있도록 하며 어진이 마치 사진처럼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짐을 주지하게 한다.

3부는 허달재의 작품과 김창열의 '물방울' '회귀', 베트남 원화 작품 6점 등을 디지털 아트로 만들어 원작과는 또다른 감동을 느낄 수 있으며 4부인 에필로그는 AI포토존으로 전시 작품을 바탕으로 자신의 얼굴을 찍어 인물화의 주인공이 되어본다.

그저 즐기고만 끝나는 것이 아닌 명품 작품의 아름다움을 몰입해 즐길 수 있는 이번 전시는 오는 10월 15일까지.

김혜진기자 hj@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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