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새책] 진화에서 살아남은 인류 이야기

입력 2021.11.25. 10:44 댓글 0개
인류 진화의 무기, 친화력
윌리엄 폰 히펠 지음/ 한국경제신문/ 384쪽
인류 진화의 무기

인류 역사는 진화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600~700만 년 전 아프리카 동부 열대 우림에서 출발해 오늘날 도시까지 인류가 걸어온 여정은 놀랍다. 멸종되고 말았을 환경을 한두 번 겪은 것이 아닌데도 살아남아 번성했기 때문이다.

당시 우리의 조상은 울창한 열대 우림에서 동아프리카 사바나로 이주했다. 이는 인류 진화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이다. 광대한 초원에서의 삶은 개인주의적 생활에서 협력적인 생활로의 전환을 가져왔다.

오스트랄로피테신은 협업으로 자신들을 보호하도록 진화했으며, 호모 에렉투스는 조상들의 느슨한 협업을 분업을 이용해 확장했다. 그 결과 나타난 상호 의존 덕분에 '사회 지능'이 탄생해 우리의 마음이 작동하는 방식이 바뀌었다.

조상들이 살아남아 후손을 퍼뜨리는 데 사회관계가 중요했다. 우리는 집단과 연결을 유지할 여러 방법을 진화시켰다.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방법은 구성원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아는 것이다.

우리는 또 집단이 내 생각과 감정을 일고싶다. 구성원들 머릿속에 내 생각을 주입하면 내가 선호하는 방향으로 집단이 움직이도록 유도할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책 '인류 진화의 무기, 친화력'은 친화력을 무기로 협력을 이뤄 혹독한 진화에서 살아남은 인류 이야기를 담았다.

윌리엄 폰 히펠 퀸즐랜드대 심리학 교수는 이 책에서 진화 과학을 인류학, 생물학, 역사, 심리학과 함께 다양한 예시를 곁들여 살펴본다.

저자는 우리가 누구인지, 지금처럼 행동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멋진 삶을 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한 새로운 실마리를 제공하며, 과거의 이해를 통해 더 나은 미래의 행복을 설계하는 방법도 제시한다.

친화력을 바탕으로 한 우리의 협력 본성은 뇌가 놀랍도록 진화할 기틀을 마련했다. 우리의 사회성은 개개인을 더 똑똑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더 중요하게는 우리의 지식과 계산 능력을 어마어마하게 향상하는 방식으로 우리의 두뇌를 다른 사람의 두뇌와 연결했다. 그 결과 우리는 사바나에서 우리를 사냥했던 포식자를 오래전에 넘어섰다. 그리고 이제는 그 옛날 포식자보다 훨씬 큰 위협인 병원균을 대부분 막아 내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진화 과정에서 당황스럽기 짝이 없는 한 가지는 우연이 크나큰 역할을 했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이렇게 한 종으로 존재하는 것도 셀 수 없이 많은 우연이 하나도 빠짐 없이 우리에게 유리하게 맞아떨어진 결과다. 지난날 조금이라도 작은 변동이 있었다면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여기에 우리가 정말로 운이 좋은 까닭은 서로에게 대체로 '친절'하도록 진화한, 순전한 우연 때문이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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