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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공원 시인 동산에서 만난 용아와 영랑의 쌍시비

입력 2021.10.21. 12:30 댓글 0개

10월도 10일이 되었지만, 광주공원의 가을은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이제 노랗고 빨갛게 물들면서 바람에 낙엽이 나뒹구는 계절도 코앞인데요,

시원한 바람 따라 찾은 곳은 광주공원 시인 동산입니다.

이곳에는 영랑과 용아의 쌍시비가 있는데요,

둘의 지극했던 우정대로 시비도 어깨를 나란히 하며 우정을 더욱더 빛내고 있습니다.

시비공원 입구에는 청소년을 위한 푸른 쉼터라는 문화마당 표지석이 있는데요,

1999년 세웠을 당시 소망과는 달리 바로 인근에 광주공원 노인복지관이 있어 어르신들 휴게소 및 사랑방으로 역할이 바뀐 듯합니다.

그래도 용아와 영랑의 우정을 기린 쌍시비는 나이를 불문하고 널리 사랑받은 애송시가 많아 찾는 사람도 많다고 합니다.

찾은 날이 9월 하순이라 아직 푸른 잎이 댕댕하지만, 지금쯤이면 아마 조금씩 물들어가지 않을까 싶네요.

광주공원은 단풍 명소이기도 해서 주말이면 데이트 코스로 찾는 연인이 많고 가족 나들이로 찾는 사람도 많습니다.

광주문화재단과 공원 계단 사이 포장도로를 따라 약 150m 정도 걸어가면 현충탑 방향으로 오른 편에 시비 두 개가 나란히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약 50여 년 전 세운 이 쌍시비는 바로 용아 박용철과 영랑 김윤식의 우정을 그린 시비입니다.

용아는 박용철 시인이며 영랑은 김윤식 시인인데요, 아름다운 시어로 시대의 아픔을 함께 노래한 시인입니다.

보기 드문 친구 사이임을 증명이라도 하듯 예향의 도시 광주에 용아와 영랑이 다정히 어깨동무를 하듯 쌍시비를 세웠는데, 이 쌍시비는 전국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쌍시비라고 합니다.

투박해 보이지만 보면 볼수록 시비의 글씨체가 예술적 가치를 돋보이게 하고 있습니다.

이 시비는 용아의 고향 후배 시인인 손광은 교수 등 광주에 있는 문인들이 1970년 12월 23일 한국新詩 60년 사업의 일환으로 향토 문인 시비 건립위원회(허연 건립위원장)을 만들어 세웠으며 글씨는 서희환이 썼습니다.

광주 공원의 쌍시비는 그들의 시혼과 우정을 기리듯 나란히 서 있으며,

용아의 「떠나가는 배」와 영랑의 「모란이 피기까지는」이 새겨 있는데요,

50년 전 글씨체 치고는 너무 수려하지 않나요?

40년 전에 새긴 서채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는데요,

너무너무 아름답기 글씨체로 지금 한글이나 오피스 프로그램의 그 어떤 한글 서체보다 훨씬 아름답게 보입니다. 마치 오랜 세월 빗방울로 새긴 글씨 같은데요,

시비는 높이 120cm에 너비가 60cm 화강암으로 만들었습니다.

시비 뒤에는 용아와 영랑의 간략한 업적이 새겨졌는데요,

당시에는 인터넷도 없던 시절이라 이런 시비의 약력은 귀중한 자료가 되었죠.

많은 사람들은 문학을 사랑합니다.

그중 시가 가진 함축된 감수성 때문인데요,

시를 읽다 보면 시인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래전부터 두 시인의 생가를 찾아 자주 여행을 떠나는데요,

광주 광산구에 있는 용아 박용철의 생가와 강진에 있는 영랑 김윤식의 생가

그리고 그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시문학파 기념관 등을 함께 보는 것을 추천합니다.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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