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예술이 흐르는 양림의 골목

입력 2021.03.02. 17:29 수정 2021.03.02. 17:29 댓글 0개
양림골목비엔날레 3일 개막
작가·기획자·상인 뭉쳐 운영
점포·빈 집·문화공간서 전시
도슨트 투어·아트마켓 등도
"코로나로 힘든 마을에 활기를"
지난 언택트 시즌, 한희원 작가의 작품을 전시 중인 하원재 모습

양림동 곳곳에는 문화예술 공간이 많다. 무등산 화가 이강하 선생의 이름을 딴 이강하 미술관과 한희원미술관, 윤회매미술관, 이이남스튜디오, 호랑가시나무 아트폴리곤, 양림148 등 일일이 다 나열하기도 어렵다.

양림동은 유난히 미술은 물론 문학, 음악 등 예술가들이 나고 자라거나 작업의 거처가 되곤 했다. 다형 김현승 시인, 음악가 정율성, 문순태 시인, 이강하 화백, 화가 한희원, 미디어아티스트 이이남 등 '양림동' 하면 떠오르는 예술가들의 이름은 미처 다 셀 수 없을 정도다. 현재까지도 양림동은 지역의 중견부터 신진까지 다양한 예술가들이 활동하는 무대가 되고 있다.

이번에는 이들 예술가들이 영감의 원천이 된 양림동에 '활기'로 보답을 한다. 양림동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과 문화기획단체가 자발적으로 똘똘 뭉쳐 양림미술관거리협의체를 구성하고 자비로 '양림골목비엔날레'를 3일부터 오는 5월 9일까지 여는 것. 이들의 뜻에 공감한 양림동의 상인들과 주민들도 힘을 합쳤다.

참여 예술인들은 작품을 무상으로 점포에 대여하고 참여 점포들은 예술인들에게 무상으로 공간을 제공한다. 문화 기획자들은 운영 실무와 홍보마케팅을 맡아 행사를 진행시키는 등 각자가 할 수 있는 역할을 통해 축제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언택트 시즌, 작품을 전시 중인 라봉커피 모습

골목 비엔날레는 지난해 하반기 언택트 시즌으로 열린 바 있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인해 행사성 프로그램은 취소하고 카페, 식당 등 일상 공간을 활용해 전시를 열어 자연스럽게 거리두기 관람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에는 컨택트 시즌으로 열린다. 이 역시 대면형 페스티벌이 아닌 '거리두기형 문화축제'로 운영한다. 코로나19 시대, 새로운 축제 방향을 제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언택트 시즌과 마찬가지로 양림동의 카페, 식당 등에서 기획전시를 갖고 여기에 도슨트와 함께 양림미술관거리를 둘러보는 '도슨트 투어'와 작가들의 작품을 구매할 수 있는 '아트마켓', 작가 작업실과 갤러리를 탐방하는 '양림미술관거리 오픈 스튜디오' 등 예술을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들이 추가된다.

지난 언택트 시즌에 이조흠 작가가 빈 점포를 배경으로 전개한 '임대展'

'양림미술관거리 오픈 스튜디오'의 경우 개막주간에 한정해 진행된다. 10년후그라운드에서 열리는 '아트마켓'은 양림동을 거점으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들로 구성됐으며 30호 이내 작품들로 이뤄져 시민들이 부담 없이 관심을 보일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아트마켓'에서 발생하는 작품 수익 중 50%는 작가에게 돌아가고 절반은 작가들이 기부하는 형식으로 '양림골목비엔날레' 예산으로 사용된다.

전시 프로그램은 마을에서 영업 중인 카페, 식당 16곳에 예술인 13명의 작품을 매칭해 전시하는 '기획전시-영업中', 마을 내 빈 집과 빈 점포(양림동 166-8번지, 103-20번지)를 활용하는 '기획전시-임대展', 한희원·최순임·이이남 등 양림을 대표하는 작가 3인이 각각 한희원미술관·10년후그라운드·이이남스튜디오에서 코로나19라는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는 '주제전시-작가展'으로 구성된다.

개막일인 3일 오후에는 이이남스튜디오에서 개막식도 열린다. 이이남스튜디오 개관전, 광주시립발레단 초청공연, 아트바자 등이 진행되는데 사전 초청된 인원만 참석할 수 있다.

양림골목비엔날레에 앞서 참여작가들이 회의하고 있는 모습

이번 골목비엔날레의 실무를 맡은 쥬스컴퍼니의 이나영 차장은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양림동이 다시 활기를 찾았으면 하는 마음에 안전하게 방문할 수 있도록 행사를 꾸렸다"며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골목비엔날레는 앞으로도 2년마다 진행할 예정이니 계속해서 함께 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참여작가는 김영태·다음·박진·양경모·윤세영·이이남·이조흠·정운학·최석현·최순임·한부철·한희원·황인호 등이며 참여 점포는 라봉커피·마리오셰프·메타포·양림전통맛집·양인제과·어니스트식스티·엣따카페·육각커피·초승달커리·카페PULL·캐쥬얼식당·풍성한식당·하원재·행복한양림밥쌍·ACA아까·10년후그라운드 등이다.

김혜진기자 hj@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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