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보 화백 부인? 수필가 윤명숙...'나로 말할 것 같으면~'
입력 2021.02.27. 06:00 댓글 0개83세.."죽기 전에 신나게 글을 써보고 싶다"
[서울=뉴시스] 박현주 미술전문 기자 = 단색화의 거장 화가 박서보 화백의 아내이자 삼남매의 어머니로 살아왔던 그가 팔순 넘어 위풍당당하게 세상에 나왔다.
83세, 윤명숙. 누군가의 아내와 어머니를 넘어 독보적 에세이스트로 '나로 말할 것 같으면─Yes, I am'를 출간했다.
1939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충북 청주여자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58년 홍익대학교 미술학부에 입학하였으나 1학년을 마치고 중퇴했다. 20세에 화가 박서보와 결혼하고 아내와 엄마로만 지냈다. 미술협회전, 홍익여류화가전 등에 그림을 출품하기도 했으나 붓을 놓은 지 오래되었다.
하지만 2006년 '문학미디어'에 단편 '오렌지의 기억'을 발표한 후 꾸준히 글쓰기를 해오고 있다.
"나는 요즘, 종이와 연필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나 쉽게 그릴 수 있는 소묘에 재미 붙였다. 주위에 널려 있는 잡동사니 중에서 만만한 놈을 골라 그린다. 하지만 쉽지가 않다. 오랫동안 방치한 감각이, 종이 위에서 연필을 움켜쥐고 우왕좌왕하는 손이, 예전으로 돌아가기는 힘들다고 말한다. 신바람 나게 그렸어도 영 신통치 않다. 그래도 잡동사니들과의 잡담이 즐거워서, 어머니와 할머니의 손길이 그리워서 나는 계속 그린다."(p.6, 「작가의 말」 중에서)
이 책 '나로 말할 것 같은'은 삶의 이력에서 나오는 연륜을 회한이 아닌 유쾌함 가득한 이야기로 풀어냈다. 코로나 시국과 노년의 삶을 담담히 서술하다 과거 전쟁 통의 피난생활, 전후의 궁핍을 회상하며 이야기를 이끈다.
"결혼하고 4년 동안, 6개월마다 정신없이 이사를 다니다가, 처음으로 내 집이라고 장만한 곳이, 신촌에서도 제일 환경이 고약한 철길 옆이었다. 화물 기차가 하루에도 몇 번씩 연탄가루를 휘날리며 지나다녔다. 우린 바로 그 철둑 밑에 방 둘 부엌 하나 딸린 무허가 집을 산 것이다. 연탄 공장 바로 코앞, 먼저 살던 집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조금 비켜난 것은, 경제력이 없었기 때문이다."(p.233, 「철길 옆 판잣집」 중에서)
부부는 닮았다. 50여년간 '묘법'을 그리며 팔순이 넘어 '단색화 거장'으로 봄날을 맞은 남편 박서보 화백처럼 부인 윤명숙도 팔순이 넘어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욕심이 있다.
"단언하건대, 난 죽기 전에 신나게 글을 써보고 싶다. 더 욕심내자면 그림도 다시 그리고 싶다. 그리하고도 또 남은 욕심이 있다. 나의 작은 그림들을 모아 전시회도 열고 싶다. 아니면 글과 그림을 모아 자그마한 화집을 꾸며보고 싶다.버킷 리스트 1이다."300쪽, 알마 출판,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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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 문화, ACC 박물관에서 간접 체험해요" 2023년 아시아 공예 레지던시 프로그램 워크숍 모습.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이하 ACC)이 아시아 문화를 간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박물관 교육 프로그램은 운영해 눈길을 끈다. ACC는 아시아문화박물관의 전시, 소장품 및 아카이브를 연계한 교육으로 시민 곁을 찾아간다.ACC는 다음달부터 6월까지 아시아문화박물관 문화교육실5에서 인도네시아 바틱과 동아시아 출산의례를 주제로 'ACC 박물관 교육'을 운영한다.먼저 '작가와 함께하는 워크숍: 인도네시아 바틱'에서는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전시인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도시'와 연계해 인도네시아 전통 염색기법인 바틱에 대해 알아본다.이번 워크숍은 지난해 아시아 공예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통해 인도네시아 욕야카르타를 다녀온 이혜미, 오세린 작가가 함께한다.인도네시아의 전통과 자연환경을 생생하게 담은 시간으로 구성했으며, 바틱 직물을 활용해 오브제도 만들어 볼 수 있다. 워크숍은 다음달 11일, 5월 9일, 5월 23일, 6월 27일 4차례 진행된다.'동아시아 출산의례' 교육 포스터.이어 아시아 출산의례를 중심으로 동남아시아의 생활문화를 느껴볼 수 있는 강의도 열린다.이번 교육에서는 동아시아 과거 전통문화와 근현대에 이르는 민간문화를 포함해 출산의례를 알아보는 의식주 문화와 생활풍습에 대해 조명한다.교육은 총 3회 구성돼 있으며, 지난해 아시아플러스 연구진이 강사로 참여한다.다음달 16일에는 함한희 무형문화연구원장이 '성과 속의 세계를 넘나드는 출산의례'를 주제로 강의를 펼친다.오는 5월 28일에는 김효경 한남대학교 중앙박물관 특별연구원이 '한국 출산의례와 설화 속 삼신이야기'를 주제로, 오는 6월 25일에는 한남수 선문대학교 교수가 '붉은 색의 두 얼굴, 중국의 출산의례'를 주제로 강의한다.ACC가 아시아문화박물관 상설 전시실을 개편해 지난 1월부터 선보이고 있는 '몬순으로 열린 세계: 동남아시아의 항구 도시 전시'에서는 계절풍을 따라 동남아시아의 해상 실크로드에서의 교육과 문화교류, 항구도시에서 만들어낸 고유한 문화 쁘라나칸과 예술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화려한 그림과 조각, 신성하고 초자연적인 힘을 지닌 금속공예품, 열대의 문양을 품은 옷과 직물 공예, 자연에서 채득한 라탄으로 만든 목공예 등 동남아시아 항구도시를 배경으로 그곳에 정착해서 살아가는 사람들과 신화와 신앙, 집과 옷, 이색적인 일상용품을 만나 볼 수 있다.'ACC 박물관 교육' 참가비는 무료로, 신청은 ACC 누리집(www.acc.go.kr)에서 하면 된다. 자세한 내용은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이강현 국립아시아문화전당장은 "ACC는 일반 대중들이 쉽게 아시아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면서 "아시아문화박물관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문화 다양성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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