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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수종·하희라 부부가 한 달간 살았던 그 곳

입력 2020.05.22. 13:20 댓글 0개

짠득짠득한 갯내음이 바람에 실려오는 장흥 회진포입니다.

오전엔 잠시 빗방울도 보였지만, 오후로 갈수록 구름이 벗겨지고 햇살을 볼 수 있다고 해서 일단 광주를 출발해 장흥으로 왔는데요, 

무작정 일기예보만 믿고 회진포까지 온 이유가 있습니다.

시골 조그마한 방앗간 같은 세트장은 임권택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세트장입니다.

2007년에 개봉한 <천년학>은 <서편제>의 속편으로 소설가 이청준의 단편소설 <선학동 나그네>를 영화화 했죠.

영화 속 중심 배경인 방앗간 겸 선술집으로 영화의 마지막 장면을 찍었는데요, 

천년학 이후에도 2008년 SBS '일지매', 2014년 tvN '꽃할배 수사대'를 촬영했고 2019년에는 아예 한 달 사는 프로그램까지 선학동 마을에서 촬영했습니다.

갯가 천년학 세트장에서 보니 멀리 산비탈이 온통 노란색 물결로 출렁입니다.

오늘 광주에서 장흥 회진포까지 2시간을 달려온 이유는 바로 선학동 마을 유채꽃을 보기 위함입니다.

오른쪽 사진은 드론을 날려 하늘에서 본 장흥 선학동 마을 유채밭 풍경입니다.

어머니 치마폭처럼 넓게 드리운 공지산자락 20ha가 온통 유채꽃인데요, 5월도 중순으로 넘어가고 있지만 아직도 생기가 돕니다.

남도의 유채꽃은 완도 청산도와 나주 영산포, 영암 월출산 등이 대표적이지만, 장흥 선학동은 바다를 끼고 있어 마치 청산도 어드메로 착각할 정도로 아름답습니다. 

마을 이름도 원래는 산저마을이었지만, 영화가 개봉되면서 선학동 마을로 개명할 정도로 당시는 기대가 컸던 영화였습니다.

2019년 SBS '동상이몽 2'에서 최수종 하희라 부부의 장흥 선학동 마을 한 달 살기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이 길을 걸은 장면이 나왔습니다.

저도 집사람과 함께 부주가 걸었던 길을 걸어 유채꽃밭 맨 위까지 갔는데요, TV와는 다르게 중간에 길이 끊겼더군요. 이 길을 걷고 싶다면, 참고하세요!

유채꽃은 사진 찍기 매우 어려운 꽃입니다.

하지만, 대충 찍어도 잘 나오는 것이 또한 유채꽃인데요, 그것은 접사렌즈 없이 뒷배경을 뭉개 몽환적인 풍경을 만들면 되기 때문입니다. 

선학동 마을 유채밭을 가장 아름답게 보려면 제일 위 원두막까지 올라가야 합니다.

사진인지 그림인지 헷갈릴 정도로 멋진 뷰를 볼 수 있는데요, 오늘 아침 비가 내리고 있음에도 오후 맑음 하나만 믿고 달려온 보람이 있습니다.

이제 광각 화면으로 봤으니 디테일하게 구도를 잡아당겨 보는데요, 여기저기 사진 찍는 기분을 제대로 느껴봅니다.

장흥 선학동 마을은 장흥 출신 이청준 소설가의 <선학동 나그네>의 배경이 된 곳으로 소설 속 배경을 찾아왔다가 봄에는 유채꽃 가을엔 메밀꽃 흐드러지게 핀 모습이 마치 한 폭의 수채화 같다는 소문이 나면서 이후 많은 사람이 봄가을에 선학동을 찾는 명소가 되었습니다.

원래 보리를 심던 언덕이었지만, 정부에서 보리 수매를 하지 않자 대체작물로 유채를 파종해 봄에 피었더니 인적 끊긴 농어촌 마을은 관광객이 몰려 활기를 되찾고 

2012년에는 농림수산식품부 경관 우수마을 콘테스트에서 우수마을로 선정돼 지금은 '사람 찾는 농촌, 돌아오는 농촌'마을이 된 대표적인 마을이 되었습니다.


선학동 마을은 2천 년 대 초반만 해도 전형적인 농촌마을로 노동력이 부족해 농사를 포기한 논밭이 많았죠.

하지만, 주민들은 다랑이 밭에 유채와 메일을 번갈아 심으면서 농가 소득 향상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는데요, 

2014년 전라남도 경관 우수 시범마을,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 지정 새뜰마을로 지정되었고, 2017년에는 장흥 9경에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선학동 마을에 새로 집 짓는 사람들도 유채꽃과 메밀꽃 분위기에 맞게 지붕도 빨갛고 파랗게 색칠하는데요, 마을 주민 모두 한마음으로 선학동 마을의 번영에 앞장서고 있는 모습이 반가웠습니다.

마을 정자 앞에서 시작해 최수종 하희라 부부가 걸었던 유채꽃길을 걸어 산자락 유채꽃길을 걸으니 코로나19로 지친 몸도 마음도 치유되는 듯했습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다소 완화되었다고 하지만, 

나를 위해서 그리고 마을 주민을 위해서 꼭 마스크 착용하고 유채꽃길을 걸어보시기 바랍니다.​

제가 장흥 선학동 유채밭을 찾은 날이 5월 10일이었는데요, 이번 주까지도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목가적 풍경을 보시려면 이번 주말 한번 가보시길 권합니다. 

장흥은 선학동 유채꽃뿐만 아니라 계획을 잘 세우면 당일 여행으로 볼 것은 다 보고 오는데요, 마지막에 선학동 마을까지 오는 길에 볼만한 곳을 함께 소개할게요.


 <선학동 마을과 함께 보기 좋은 장흥 여행지>

▶ 정남진 토요시장 : 장흥군 장흥읍 토요시장 3길 15

▶ 편백숲 우드랜드 : 장흥군 장흥읍 우드랜드길 180

▶ 소등섬 : 장흥군 용산면 상발리 산 225

▶ 천관산 문학공원 : 장훙군 관산읍 천관산길 150

▶ 정남진 전망대 : 장흥군 관산읍 정남진해안로 242-58

▶ 선학동 유채마을 : 장흥군 회진면 회진리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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