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애물단지'서 가족 모두 찾는 명소로

입력 2020.02.28. 17:15 수정 2020.02.28. 17:15 댓글 0개
영광 해수랜드 '글로리비치'로 변신
3년 만에 새 주인…지역 활성화 기대
해수찜에 30여개 숙박시설도 마련
“타 지역·외국인들이 찾는 공간으로”
지난 2월17일 3년만에 재개장한 영광 글로리비치 외부 모습

"아름다운 영광 백수의 노을을 보며 해수찜을 즐길 수 있는 머물다 가는 전남의 명소로 만들고 싶습니다."

수려한 경관과 노을을 자랑하는 영광 백수해안도로에 위치, 지역 명소로 기대를 받았던 영광 해수온천랜드.

지난 2010년 영광군이 사업비 200억여원을 투입한 영광 해수온천랜드(이하 온천랜드)는 사업성 부족 등으로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온천랜드 1~3층에 해수탕을 만들고 해수풀장, 특산물 판매장, 수변공원, 주차장 등을 지었다.

지난 2월17일 재개장한 영광글로리비치 해수찜 외관

그러나 부실한 계획으로 3층 해수탕과 건물 뒤편에 만들어진 해수풀장, 특산물판매장은 사용하지도 못했고, 준공 이후 여러 하자까지 발생해 제대로 운영 조차 하지 못했다. 문을 연 몇 년은 그럭저럭 손님들이 찾았지만 어느 순간 아무도 찾지 않는 곳으로 전락하다 2017년 4월 운영을 중단, 흉물로 남았다.

그러다 지난해 겨우 민간에 팔려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곳을 매입한 곳은 광주의 부동산 업체인 '노을이백리길'(대표 김강호). 김 대표는 온천랜드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지역 명소로 기억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2월17일 재개장한 영광글로리비치 해수찜 외관

우선 온천랜드 명칭을 트렌드에 맞게 '글로리비치'로 변경하고 지난 17일 영업을 다시 시작했다. 김 대표가 이 곳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온천물의 온도. 지하 600m에서 나오는 자연 상태의 온천수가 27도나 되는 온천은 전국적으로도 찾기 힘든 사례였던 것이다.

김 대표는 우리 국민이 온천에 가기 위해 굳이 일본을 찾지 않아도 될 만큼 충분히 '물이 좋다'고 판단했다. 여기에 중국 관광객들을 전남으로 이끌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기도 하다. 중국 관광객 상당수가 노년층이고, 이들의 온천 사랑이 뜨거워 호재로 판단했다.

김 대표는 "온천랜드의 물 온도가 27도나 되고 물이 상당히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도 제대로 운영되지 않은 점이 안타까웠다"며 "불매운동 이후 일본을 찾지 않는 우리 국민들과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 관광객의 발길을 이끌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영광 글로리비치 해수찜 입구

김 대표가 파악한 온천의 단점은 남녀가 나뉘어 목욕해야 하고, 비수기가 상당히 길어 수익을 낼 수 없다는 점이다.

그래서 목욕만 하고 가야하는 온천을 가족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해수찜으로 바꿨다.

김 대표는 "전국에서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좋은 온천수를 목욕만 하고 허비하기에는 아까웠다"며 "물을 낭비하지 않고 활용할 수 있는 방안으로 해수찜을 사업 아이템으로 잡았다"고 밝혔다.

그는 "가족들이 들어갈 수 있는 큰 찜질방에서 부터 연인이나 부부가 들어갈 수 있는 2인실까지 마련해 다양한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게 바꾸고, 30여개의 숙박 시설도 만들어 리조트처럼 즐기다 갈 수 있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날이 풀리면 여름 손님들을 위한 넓은 워터파크도 준비할 계획이다.

그는 "여름 오후 내내 물놀이를 즐긴 후 가족들과 함께 붉게 물든 백수의 노을을 감상하는 것도 잊을 수 없는 추억으로 남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김 대표는 "백수해안도로는 해안절벽을 따라 바다에 솟은 기암괴석들을 곳곳에서 만날 수 있어 전국에서 아름다운 길로 손꼽혀 사계절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며 "그런 곳에 지자체의 주민 혈세를 투입해 대형시설을 지었는데 제대로 쓰이지 못해 안타까웠다 "고 밝혔다.

인근 주민들에만 의존했던 수익 구조도 바뀔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애초 온천랜드는 연간 70만명 정도가 이용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그동안 10만명만 이용했을 뿐이다. 그나마 이용객의 절반 가까이는 인근 주민들이었다.

김 대표는 "개장 첫해인 2010년 10만명이 찾았고 이듬해 15만명이 찾은 것이 최대였다. 이후 예상 이용객의 10%도 되지 않는 사람들이 찾았다"며 "해안도로와 노을을 구경하면서 해수찜을 즐길 수 있는 매력적인 아이템을 통해 다른 지역 사람들과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명소로 만들겠다"고 약속했다.선정태기자 wordflow@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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