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웹소설 원작 '노블코믹스' 인기 비결은···'스토리의 힘'
입력 2020.02.17. 06:00 댓글 0개웹소설 시장 2013년 100억원→2018년 4000억원 성장
전문가들, 인기 요인으로 '이야기' 꼽아…"탄탄한 구성"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 1. 직장인 오모(29)씨의 금요일 아침 출근길은 웹툰 '재혼황후'가 함께 한다. 웹툰을 보다 웹소설이 원작임을 알게 된 뒤에는 원작을 찾아본 뒤 틈틈이 업데이트되는 웹툰을 즐기고 있다. 오씨는 색다른 재미를 느꼈다며 최근에는 웹툰으로 재탄생한 원작 웹소설을 찾아보고 있다고 한다.
# 2. 세 살배기 딸을 키우는 엄마 차모(39)씨는 육아 중 겪는 고충을 웹소설과 웹툰으로 달랜다. 웹툰 '김 비서가 왜 그럴까'를 봤다가 웹소설 원작을 접했고 이후에는 이미 방영됐던 드라마를 다시 보며 웹툰과 웹소설, 드라마 영상까지 섭렵했다. 차씨는 같은 이야기지만 각 매체의 종류에 따라 즐기는 재미가 다르다고 말한다.
웹툰이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된 것은 이미 익숙한 풍경이다. 원 소스 멀티 유스(One Source Multi Use·하나의 소재를 서로 다른 장르에 적용함)의 사례지만 최근에는 웹소설 원작의 웹툰 '노블코믹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웹소설·웹툰 플랫폼인 네이버 시리즈와 카카오 페이지만 살펴보아도 성공사례가 넘쳐난다.
네이버 웹소설의 경우 '허니허니 웨딩'과 '재혼황후', '중증외상센터 : 골든 아워', '취사병 전설이 되다' 등을 꼽을 수 있다.
'허니허니 웨딩'은 미리보기 코너에서 한 달에 1억원 이상 매출을 올렸다. 웹툰으로 제작된 후에는 국내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태국, 프랑스 등 해외시장에도 진출했다.
'수애 웹소설'로 알려진 '재혼황후'는 누적 다운로드 수가 5700만건 수준에 달하는 최고 인기 작품이다. 지난해 매출 총 28억원을 돌파했고 웹툰 연재가 시작된 후에도 두 달 만에 금요웹툰 조회 수가 상위 10위 안에 드는 등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중증외상센터 : 골든 아워'는 메디컬 웹소설이다. 현직 의사가 집필해 전문성과 사실성이 높다는 평을 받는다. 메디컬 일러스트레이터 '홍비치라' 작가가 참여해 웹툰으로 제작된 뒤로는 이른바 '고퀄리티' 작품으로 독자들의 호평을 얻고 있다.
군대 실화 웹소설 '취사병 전설이 되다'는 남성 독자들의 공감대를 얻으며 악플이 없는 웹툰으로 손꼽힌다. 제이로빈 작가는 "스토리에 그림이 더해지면 더 넓고 깊은 이야기를 전할 수 있다. 웹툰에서는 다양한 에피소드를 다룰 예정이다. 웹소설과는 다른 결말을 마주하게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카카오페이지에서는 '나 혼자만 레벨업', '사내 맞선', '이것은 명백한 사기결혼이다'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나 혼자만 레벨업'은 원작 웹소설은 이달 11일 기준 국내에서 223만명, 웹툰은 212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 시장에서 서비스 중인 만화 플랫폼 픽코마에서도 구독자 100만명을 넘겼다. 지난달 말에는 단행본 2권이 출시와 동시에 베스트셀러 차트 2위에 오르기도 했다.
로맨스 판타지 웹툰 '이건 명백한 사기결혼이다'는 국내 시장과 중국과 일본, 인도네시아 등 해외 시장에 동시에 연재를 시작했다. 원작 웹소설은 구독자 수 80만명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었던 바 있고 지난해 12월 초 연재 시작과 동시에 일본과 인도네시아에서는 당일 작품 매출 1위에 올랐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같은 달 16일까지 하루 매출 1~3위를 놓치지 않기도 했다.
'사내 맞선'은 원작 웹소설 구독자 82만명, 웹툰 구독자는 150만명을 보유한 대형 인기작으로 떠올랐다.
2018년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웹소설 시장은 2013년 100억원 규모에서 2018년 4000억원까지 40배 이상 성장했다. 이러한 배경에는 드라마로 익히 알려져 있는 '성균관 스캔들', '구르미 그린 달빛' 등의 성공이 있었다.
이러한 추세에 맞춰 MBC는 지난해 12월 웹소설 플랫폼 문피아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웹소설 중 우수 작품을 발굴해 드라마로 제작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업계 관계자들은 웹소설과 웹툰의 흥행 요인을 '이야기의 힘'으로 분석했다.
한 방송작가는 "흐름이 지지부진하지 않은 점, 캐릭터 설정이 시원시원하다는 점 등이 매력이다. 등장인물이 설움 받고, 당하고 살다가 인생 역전하는 전개가 아니라 직접 문제 해결에도 나서고 불의에도 맞서는 점들은 독자들에게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한국엔테인먼트산업학회 편집위원이자 한국콘텐츠학회 편집위원인 권상집 동국대학교 교수는 "웹소설에서 웹툰으로 바뀌면서 스토리도 각색되는 것 같다"며 "플랫폼에 맞게끔 이야기가 부각되다보니 인기를 이어가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권 교수는 "구성도 탄탄하고 이야기 전개도 빠르다. 앞으로는 더 많이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jmstal01@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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