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타계' 서예가 학정 이돈흥 선생은 누구

입력 2020.01.18. 10:58 수정 2020.01.18. 10:58 댓글 0개
호남 서예계 대표하는 대가
담양 출신으로 20세에 입문
5·18민주묘지·불국사 등에 작품 걸려
中자금성고궁박물관서도 소장

동국진체의 맥을 잇던 학정(鶴亭) 이돈흥 선생이 지난 18일 향년 74세로 별세했다.

식도암 투병 중 이날 오전 1시 45분께 숨을 거뒀다.

학정 이돈흥 선생은  원교 이광사, 추사 김정희, 송곡 안규동으로 이어지는 호남 서예계를 대표하는 21세기 한국 서예 10대가 중 한 사람으로 꼽힌다.

그는 전남 담양 출신으로 20세에 아버지의 권유로 송곡 안규동 선생에게 서예를 배우고 조선 후기에 우리 민족의 서체인 동국진체의 전통을 이어왔다. 1660년대 옥도 이서와 공재 윤두서로부터 시작된 동국진체는 자유분방한 필치에 해학과 여유를 내재시키는 형상성을 추구해왔다.

특히 학정 선생은 행서와 초서에 능한 것으로 유명했다. 몸에 배인 자신만의 서체를 자유롭고도 호방하게 담아내며 전통을 고수하는 서예가였다.

그의 작품은 국립5·18민주묘지 민주의 문, 광주5·18민주광장 민주의 종각, 화엄사, 송광사 대웅전, 대흥사, 불국사, 범어사 등 전국 사찰에 걸려있다. 또 중국 자금성 고궁박물관에도 작품이 소장됐을 정도로 한국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그의 작품은 인정 받고 있다.

지난 2017년 19대 대선 당시 대선후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에게 ‘국민통합’이라 적은 친필 휘호를 선물하기도 했다.

또 무등일보 창간 30주년에는 ‘정론직필 한 길 지역 발전 공헌 새로운 길 도전’이라는 사시를 전달하기도 했다.

고인은 한국미술협회 고문, 광주 미술협회 회장, 국제서예가협회 회장, 국제서법예술연합 한국본부 부이사장 등을 역임했고 호남에서 학정연우서회와 학정서예연구원 등을 설립, 서예의 전통과 정신을 지키기 위해 후학 양성에 매진했으며 1만명이 넘는 제자들이 중견 서예가로 활동하고 있다. 베이징대학교 서법예술연구소 객좌교수와 주한 중국대사관 중국문화원 고문으로 활동하는 등 한·중 서예 교류에도 기여했다.

저서로 ‘천생덕 유어예 학정이돈흥서예전’, ‘학정이돈흥서예술사십년전’, ‘초서천자문’, ‘법고창신 독조세계 학정이돈흥서예술’ 등이 있다.

빈소는 조선대병원장례식장 제1분향소에 마련됐으며 발인은 20일이다. 김혜진기자 hj@srb.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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