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무등일보 신춘문예]"문장 강화에 힘써 더 좋은 소설 쓰길"
입력 2020.01.01. 15:50 수정 2020.01.01. 15:50 댓글 0개토끼 사냥대회에서, 토끼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 사냥꾼은 한 마리도 잡을 수 없다. '별주부전'에서 용왕의 명을 받은 자라가 토끼를 그린 화상을 갖고 육지로 나간 이유가 무엇이겠는가.
사냥 도구를 능숙하게 다룰 줄 모르는 사냥꾼도 토끼를 잡을 수 없다. 토끼를 맨손으로 잡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총을 정확히 겨누고 쏠 줄 알아야 가능하다. 아무렇게 쏘아대는 총알을 맞고 잡힐 토끼는 없다.
'밤비, 개 짖는 소리', '우럭', '다타시오', '달방', '초록의 시간', 이런 응모작들을 주의 깊게 읽었다. 수준이 엇비슷하면서도 하나같이 조금씩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작가의 장래성에 초점을 맞춰 당선작을 고를 수밖에 없었다.
'달방'은 오랜 기간 습작했던 흔적이 보였다. 남편의 외도에 따른 주인공의 고뇌와 갈등이 잘 드러나 있었다. 그런데 남편의 외도 현장을 목격한 주인공의 태도나 반응이 비현실적이며 리얼리티 결여로 나타났고, 남편의 바람 상대자이며 친구인 '미희'의 갑작스러운 변화(꽃집 운영)에서 작의적인 냄새가 풍겼던 게 흠이었다.
'초록의 시간'은 노년기의 성문제를 다룬 소설이었다. 도베르만과 노인의 갈등이 잘 드러나서 호감을 샀다. 체할 때 손가락을 따는 '바늘'과 도베르만의 '이빨'도 하모니가 잘 이뤄졌다. 이 응모자는 소설이 무엇인가에 대해 '동물적인인 감각'을 갖춘 이야기꾼으로 보였다. 그러나 전술했던 것처럼, 사냥 도구를 능숙하게 다루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흠이었다. '문장 강화(强化)'에 힘쓰면, 장차 더 좋은 소설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
조순아의 '초록의 시간'을 당선작으로 골랐다. 축하드린다. 하지만 '당선'이라는 단어를 '정진'으로 읽었으면 좋겠다. 기성문단에 참여하는 순간부터 무한경쟁에 돌입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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