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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성소수자 쟁점...'무지개는 더 많은 빛깔을 원한다'

입력 2019.12.11. 15:07 댓글 0개
[서울=뉴시스]무지개는 더 많은 빛깔을 원한다. (사진 = 창비 제공) 2019.12.11.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임종명 기자 = 성소수자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던 건 십년 전인 2009년 여름이었다.

프랑스 파리를 여행 중이던 때였는데, 6월의 유럽은 해가 길어 밤 10시가 되어서야 석양을 볼 수 있을 정도였다. 숙소에서 저녁식사를 마친 뒤 바스티유 광장을 향했는데 그날따라 수많은 인파가 몰려있었다. 알록달록한 물결의 무지개 퍼레이드가 눈에 띄었다.

그러던 중 한 백인 남성과 흑인 남성이 '오늘 밤 같이 놀겠냐'는 은어로 말을 걸어왔다. 그들은 성소수자였다. 마침 그날이 파리에서의 성소수자 퍼레이드가 있던 날이었다. 한국 남성들에겐 흔히 수용되는 파스텔톤 티셔츠를 입은 필자의 옷차림을 보고 착각했던 모양이다.

정체성을 밝혔더니 금새 사과부터 건네왔다. 그러고는 마이클 잭슨의 사망 소식 등 당시 이슈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10분 가량 어설픈 영어로 대화한 뒤에는 인근 명소도 추천받고 헤어졌드랬다. 그저 취향과 정체성의 차이가 있을 뿐 다를 것 없었다. 어쩌면 유럽 여행 중인 아시아인에게는 어떤 현지인보다도 친절했고, 이방인을 챙겨준 기억이 남아 있다.

국내에서 성소수자들과 마주한 것은 2016년 6월 서울광장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성소수자들도 7년 전 파리의 그들과 다르지 않았다. 그저 자신들의 정체성 자체를 인정받길 바랐고 자신들을 향한 혐오와 차별에 대항할 뿐이었다.

파리 바스티유 광장의 기억과 달랐던 것은 서울광장에는 성소수자에 극렬히 반대하는 세력과 그들의 방해가 공존했다는 점이다.

이후 3년이 지났지만 성소수자에 대한 국내 시선은 여전히 세 가지로 나뉜다. 지지와 반대, 그리고 무관심이다.

지난 10일 성소수자들을 향한 편견을 바로 잡고자 결성된 '한국성소수자연구회'가 출간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책의 제목은 '무지개는 더 많은 빛깔을 원한다'.

[서울=뉴시스]한국성소수자연구회는 지난 10일 서울 마포구 소재 창비 사무실에서 '무지개는 더 많은 빛깔을 원한다'의 출간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사진 = 창비 제공) 2019.12.11.photo@newsis.com

성소수자연구회는 성소수자 문제를 교육학, 법학, 보건학, 사회복지학, 사회학, 신학, 인류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접근한다.

저자 중 한명인 성소수자연구회 최훈 강원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간담회에 참석해 "최근 혐오 담론이 개발되면서 나름의 논리를 만드는데, 책은 이런 사람들과 어떤 방식으로 대화할 지 도움이 될만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소개했다.

자캐오 대한성공회 용산나눔의집 관할사제도 "종교 지도자가 혐오와 차별을 선동한다면 그것을 통해 누가 이익을 얻는지 직시하고 계속 질문했으면 좋겠다"며 "혐오나 차별 대신 사랑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책을 통해 성소수자들의 성정체성과 성적 지향 관련 지식과 이들에 대한 한국의 법·제도적 현실을 지적한다.

반대 단체들의 혐오에 부딪히며 살아가는 성소수자들의 사연과 관련 통계도 담았다. 나아가 외국 등 사례를 들며 성소수자의 가족구성권과 재생산권, 트랜스젠더 성별 정정 등 여러 쟁점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 344쪽,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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