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문학·미술·인문담론 '한 자리서' 논한다

입력 2019.12.06. 18:08 수정 2019.12.06. 18:08 댓글 0개
산수미술관, 10일부터 28일까지
‘문학과 미술, 탐(貪)ATTACHMENT’전
이인성 작, 다른손으로의 변신

큐레이터와 작가, 비평가가 한데 모여 문학과 미술, 인문 담론 등을 논하는 자리가 마련돼 눈길을 끌고 있다.

산수미술관은 10일부터 28일까지 '문학과 미술, 탐(貪) ATTACHMENT'전을 갖는다.

이번 전시는 광주문화재단이 후원하는 '2019 지역문화예술특성화지원사업 청년예술인창작지원'으로 진행된 창작기획전이다.

이 자리에는 큐레이터 양혜진과 이인성·정승원·최요한 작가, 비평가 양초롱 등이 참여한다.

이 자리에서는 문학과 미술이라는 각기 다른 예술 분야가 만나 새로운 창작행위로 발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해 문학과 미술의 실험적 창작 행위를 통해 시각 예술을 인문 담론화한다.

문학은 프랑스 작품들인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 에밀 졸라 '목로주점', 조르주 페렉 '사물들' 3권으로 정하고, 이와 성향 매칭이 잘 이뤄질 지역 작가 3인 이인성, 정승원, 최요안을 선정했다. 작가들은 선정된 문학 작품들을 서로 다른 시대와 국가의 사회적 상황을 접하고 작가 자신의 시대와 현실 상황을 작품에 반영했다.

이인성 작가는 이 자리서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읽고 주인공인 그레고르 잠자의 방을 기존의 평면작업에서 벗어나 전시공간에 형상화한다. '변신'의 방 안에서 해충으로 변해가는 그레고르 잠자의 모습이 이인성을 통해 어떻게 새롭게 드러날지 기대된다.

정승원 작가는 에밀 졸라의 '목로주점'에 등장한 세탁부 제르베즈의 벗어날 수 없는 우울한 상황을 표현한다. 현대사회의 코인 빨래방에 온 사람들과 대비시켜 졸라가 세탁부의 눈으로 바라본 어두운 하층민의 삶과 대조적으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삶의 모습을 드러낸다.

최요안 작가는 조르주 페렉의 '사물들'과 연계해 우리의 삶에서 큰 비중이 되어버린 SNS를 인간의 탐욕과 욕망을 담고 있는 프레임으로 접근한다. '탐'은 대상에 들러붙어서 떠나지 못하는 상태이고 '욕'은 하고자 하는 바의 상태, 희망, 원함을 의미한다.

이번 전시로 광주 청년 독립 큐레이터로 첫 발을 내딛는 양혜진 큐레이터는 "큐레이터와 작가, 비평가가 한 자리에 모여 문학과 미술의 관계를 모색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단순히 전시만 감상하는 것이 아닌 문학과 비평이 함께 어우러져 관람객들에게 깊고 넓은 세계로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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