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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일 하천습지 '담양습지'의 늦가을

입력 2019.11.27. 10:05 댓글 0개

가을이 깊어 가면 담양습지를 가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이 제격이지 싶은 것이 청명한 하늘 사이로 유유자적 바람에 몸을 맡기고 유영하는 구름 사이로 물 만난 새들의 군무를 볼 수 있어 특히 더 그렇습니다.

담양습지는 담양군 수북면에서 광주광역시 북구에 이르는 하천 습지인데요. 

담양습지는 영산강 상류에 위치해 사시사철 때가 되면 고향처럼 찾아오는 새들의 집단 서식지이기도 합니다. 

정기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생태적 환경을 비롯해 풍성한 생물 다양성이 보고된 동·식물들의 천국입니다.

담양습지를 제대로 알고 싶다면 생태탐방 안내 센터에 들러 생태해설사의 친절한 해설을 청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담양습지는 영산강 생태 탐방 1번지로서 되도록 사람이 개입하지 않는 자연 그대로의 순 기능으로 정화가 되어 서식하고 있는 생물종이 많은데요, 

생물 다양성 덕분에 하천 습지로는 유일하게2004년 7월 습지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멸종 위기종인 삵, 맹꽁이, 천연기념물 황조롱이까지 서식하고 있으니 운이 좋으면 만나볼 수 있답니다.

일 잘하는 버드나무가 있는데요. 수령이 20~ 30년 되어 군락을 이루고 있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잠시 후 한 걸음 더 들어가 보겠습니다.

담양을 대표하는 왕대의 활약으로 식생들이 맘 놓고 살기 좋은 터전이 됐으니 정말이지 고마운 일입니다. 

이제 눈과 귀는 열고 입은 잠시 닫은 채 담양 하천 습지 보호구역으로 들어갑니다.

의기 청청한 대나무는 하루가 다르게 자라 식생들의 든든한 은신처가 돼주는데요, 

담양습지의 면적을 보니 담양군 봉산면에서 광주 북구 용강동까지 98만 575㎡이고 길이 2,945m, 폭 333m이니 광활하죠.

가을이라 대나무 잎이 낙엽이 되어 푹신한 잠자리가 되어주니 '얼씨구 좋을씨구'입니다.

잠시 귀를 여는 시간...올봄에 태어난 해오라기, 백로들은 이미 둥지를 털고 버드나무가 있는 습지에서 각자의 먹이 활동을 하고 있겠죠.

번식기를 맞는 봄이 되면 구애를 하는 새들의 사랑가가 여기저기서 애틋하게 들려온다고 하는데 저도 그 소리가 궁금합니다. 

생태 해설 프로그램도 다양한데요, 왕대에 뺨을 대고 생명의 소리를 들어보기, 대나무 올라타기, 스코프로 새들을 관찰하고 도감과 비교해 보기 등 알면 알수록 더 빠져들기 시작합니다.

대나무 숲이 3만 5천 평 정도 되는데, 이 많은 대나무를 누가 심었을까? 궁금하죠! 

여름이면 하천의 범람을 막기 위해서 담양군에서 심은 제방 식생인데 약간의 간벌로 사람과 동물이 함께 소통하는 공간이 되었네요. 

중간중간 포플러 씨가 날아와 터를 잡은 건지 목부가 푸짐합니다. 고라니의 배설물도 곧잘 보인다는데 해설사의 동반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하천 제방 식생은 육지로부터 오는 토사나 다양한 오염물질의 들고남을 걸러주고 떨어진 낙엽은 수서곤충 및 저서동물에게 훌륭한 먹이를 제공한다니 일거양득입니다.

수령 많은 버드나무들 사이로 하천이 흐르고 바위에 햇살이 닿으면 그때만 노리던 수달은 언제 왔는지 흔적을 남기고 사라지곤 한답니다. 아무도 모르게요.

담양습지를 둘러본 후 체험을 위해 들르는 생태 학습장도 있습니다.

습지의 수많은 생명들이 가을에 더 활기차게 움직이는 것은 입동 준비를 위함일 텐데요.

습지의 가치는 우리가 생각하지 못할 정도의 큰 선물이기도 하다는 것, 잘 아시죠!

한때 습지를 보잘 것 없는 지형이라 생각한 시절도 있었지만 알면 알수록 신비로운 식생들의 세계는 습지에서 시작된답니다.


대나무 숲을 지나 잠시 걷다 보면 조류 관찰대를 만날 수 있는데 네모난 틀에 담긴 습지의 일부가 오래된 사진처럼 가을 정취 가득합니다.

한참을 걸어 영산강 상류 쪽에 여러 하중도들이 물길을 바꿉니다.

하중도 : 곡류 하천의 물길이 바뀌면서 하천 가운데 자연스레 생기는 퇴적지형

수령 많은 버드나무의 꿈이 잠시 하중도에 멈춰 섰다가 이내 흘러 내를 이루고 숲을 이룹니다.

바람 잘 날 없는 갈대의 꿈도 현재 진행 중입니다.

갈색 추억으로 달려가는 갈대의 춤을 보며 잠시 멍 때려봅니다.

중간중간 하중도에 쌓인 퇴적물들 사이로 생명들이 들끓고 더불어 같이 살아가는 우리네 삶이 이곳에 고스란히 담겨있네요.

담양습지의 물 흐름이 좋은 것은 그곳을 쉼 없이 자정 시키는 애기마름, 자라풀, 물억새, 가죽나무 등 214종의 식물과 조류도 58종, 각시붕어, 눈동자개 등 어류 33종, 

환경부 지정 멸종 위기 야생 동식물 1급인 수달과 2급인 삵 등 포유류 7종, 멸종 위기 2급인 맹꽁이 등 양서·파충류 7종, 육상곤충 60종 등 

400여 종에 이르는 식생들을 책임지고 있는 담양습지의 어깨를 우리가 가볍게 해야겠지요.

여기서 보니 한반도 지형이 그대로 투영되어 아스라하니 붓이 지나간 맑은 수채화가 내 눈앞에 있는 듯합니다.

담양습지를 터전으로 하늘과 내를 달리 해서 자유롭게 갈 길을 가는 식생들을 보면서 어디서든 생명의 소중함은 지켜져야 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마음 놓고 쉴 수 있는 담양습지에서 먹이활동도 하고 자맥질도 하는데요,

특별히 유념해야 될 것이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된 곳은 안내소 부근 수문에서 3km 보까지입니다.

담양습지를 지켜내기 위해서는 오염물이 유입되지 않도록

관리가 철저히 이뤄져야 되고 환경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여 생명의 근원인 습지의 생태를 끝까지 보전할 수 있도록 모두 함께 해야 할 것입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순리대로 흘러가면 될 것을 모두가 행복할 수 있음을 담양습지에서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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