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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엠 빌보드 1위③] K팝 시스템·프로듀싱 능력 확인

입력 2019.10.14. 19:19 댓글 0개
슈퍼엠 (사진= SM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SM엔터테인먼트의 연합 그룹 '슈퍼엠'이 K팝 가수 두 번째로 빌보드 메인차트 '빌보드200'에서 1위를 차지했다.

SM을 주축으로 구축된 K팝 시스템과 이수만 SM 총괄 프로듀서의 프로듀싱 능력이 '팝의 본고장'인 미국 시장에 통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SM과 이 프로듀서가 미국 캐피톨 뮤직 그룹(CMG)가 협업한 팀이기 때문이다.

CMG는 비틀스, 케이티 페리, 샘 스미스, 트로이 시반 등의 팝스타가 속해있는 세계적인 뮤직 레이블이다. 글로벌 3대 음악 유통사 '유니버설 뮤직 그룹'(Universal Music Group)의 산하다. SM과 이 프로듀서가 처음부터 미국 시장을 겨냥하고 만든 그룹이라는 얘기다.

◇SM과 K팝의 전형

슈퍼엠은 샤이니 태민, 엑소 백현과 카이, NCT 127의 태용과 마크를 비롯 중국 그룹 '웨이션브이' 루카스와 텐 등 SM 소속 그룹들에 소속된 7명의 멤버로 구성됐다. 이 프로듀서가 직접 뽑은 멤버들로 구성했다.

작곡가, 작사가 등 앨범에 참여한 스태프들도 SM과 작업한 이들이다. 유영진, 켄지, 런던노이즈 등 SM에 소속됐거나 SM과 협업해온 히트메이커들이 힘을 실었다.

그 결과 타이틀곡 '쟈핑'을 비롯 SM의 뮤직 퍼포먼스, 즉 'SMP'(SM Music Performance) 철학의 집약체가 나왔다. SMP는 SM 소속 뮤지션들의 노래·안무를 최적으로 혼합한 스타일을 일컫는다. 화려한 퍼포먼스에 기반을 삼은 댄스음악이 특징이다.

SM 가수들의 주무대가 격렬한 퍼포먼스와 능수능란한 가창력이 혼합된 무대로 인식된 이유다. H.O.T를 비롯 신화 동방신기 그리고 엑소가 SMP 계열의 대표적인 팀들이다. SM이 그간 이팀들을 통해 쌓아온 공력을 이번 슈퍼엠에 쏟아부었다.

최근 내한했던 CMG의 니콜 프란츠 수석 부사장은 슈퍼엠의 성공 가능성을 점쳤다. SM과 협업을 하게 된 이유에 관해 "K팝의 성장 가능성을 엿봤고 미국에서 성공할 것이라고 예상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현재 슈퍼엠 외에 다른 프로젝트도 협업하기 위해 의논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K팝, 세계 음악시장에 한 장르가 되다

방탄소년단

슈퍼엠의 성공 방식은 앞서 미국을 비롯한 세계 음악시장을 강타한 그룹 '방탄소년단'(BTS)과는 결이 다르다. 방탄소년단은 남녀노소 공감 가능한 메시지와 열정적인 군무, 멤버들의 매력 그리고 팬클럽인 '아미'의 열성이 의도치 않게 맞물리면서 폭발적인 시너지를 냈다.

반면 슈퍼엠은 K팝 산업의 가능성을 본 한국과 미국 음반 산업계가 계획적인 프로듀싱 능력이 돋보인 결과물이라는 팀이다. 지난달 7일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아크라이트 극장에서 열린 CMG의 아티스트 라인업, 음악, 프로젝트 계획 등을 발표하는 '캐피톨 콩그레스 2019'에서 슈퍼엠 프로젝트가 대대적으로 소개됐다.

슈퍼엠을 기대하는 팬들도 있지만, 이 팀에 속한 그룹의 팬덤들 사이에서는 잘 조화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해 일부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그러나 강력한 팬덤을 기반으로 해야 가능한 '빌보드 200' 1위로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프란츠 부사장은 "제가 이 프로젝트를 하는 소망 중에 하나는 다양한 팬들이 통합되는 것"이라면서 "팬들이 가진 우려는 퍼포먼스를 통해 충분히 잠재울 수 있다고 생각하다. 프로젝트를 할 때는 팬들을 통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작년부터 북아메리카에는 아시안 바람이 거세다. 출연 배우 전원을 아시아인으로 채운 '크레이지 리치 아시안'이 북아메리카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등 아시아 문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작년 초 미국 '선댄스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은 미국 스릴러 영화 '서치'는 현지 한인 가정을 배경으로 했다. 한국계 배우 존 조가 주인공으로 나섰다.

올해 초 미국 할리우드에서 활약 중인 한국계 미국인 배우 샌드라 오가 아시아 여성 배우로는 최초로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 시리즈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받기도 했다.

올해 '칸 국제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최근 미국에서 개봉, 큰 호응을 얻으며 미국 아카데미상에서도 수상을 할 수 있을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방탄소년단에 대한 미국 시장의 폭발적인 반응은 북아메리카 대중문화 시장에서 아시아에 대한 구별 짓기가 흐릿해지거나 의미가 없어지고 있는데 힘을 실었다.

【로스앤젤레스=AP/뉴시스】그룹 슈퍼엠의 멤버들이 3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캐피틀 스튜디오에서 미니 앨범 '슈퍼엠' 관련 기자회견에 참석해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왼쪽부터 텐, 백현, 루카스, 태민, 태용, 카이, 마크.)슈퍼엠은 오는 5일 캐피틀 레코즈 타워에서 야외 쇼케이스를 열고 신곡 무대를 최초 공개하며 모든 현장은 유튜브 SM타운 채널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된다. 2019.10.04.

또 방탄소년단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는데 기폭제 역을 하고 있다. 빌보드 싱글 차트 '핫100'에서 10위를 차지하는 등 세계적인 인기를 누린 신곡 '아이돌' 노랫말에는 '얼쑤 좋다' '지화자 좋다' '덩기덕 쿵더러러 얼쑤' 등 우리말 추임새를 포함하기도 했다.

이번 슈퍼엠의 앨범도 마찬가지다. 한국적인 요소가 도드라지는 곡이 실렸다. '아이 캔트 스탠드 더 레인(I Can't Stand The Rain)'은 강한 타격감을 선사하는 대북, 한국 전통악기인 아쟁 등 아시안적인 요소를 팝의 작법과 크로스오버했다. 웅장하고 신비로운 분위기가 특징이다. 기나긴 헤맴 끝에 사랑했던 이에게로 돌아가겠다는 남자의 마음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했다. 다만 방탄소년단 앨범보다 영어 가사의 비중이 더 높은 편이다.

이 프로듀서는 "동양과 서양이 만나 하나가 되는 새로운 컬처 유니버스를 선보이려고 한다. 시작의 주인공이 슈퍼엠"이라고 소개했다.

◇K팝 스펙트럼 넓어질까

버진 레코드 아메리카의 CEO 등을 역임한 필 콰르타라로 트라이포드 파트너스 대표는 최근 '서울국제뮤직페어'(뮤콘)을 통해 한국 언론과 만난 자리에서 "방탄소년단이 K팝 그 자체이고, K팝에는 오로지 방탄소년단만 존재한다고 여겨지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번 슈퍼엠이 '빌보드 200' 1위를 차지하면서 K팝의 스펙트럼이 넓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일종의 장르음악으로 어느정도 자기영역을 구축했다"고 짚었다.

"방탄소년단의 성공으로 K팝에 대한 미국시장문이 확실히 열렸다는 증거가 아닐까 싶다"면서 "지난 2, 3년간 꾸준히 해외진출을 노력해온 K팝에 대한 전반적인 인식이나 친밀도 상승도도 영향이 있었다"고 봤다. "K팝 전반이나 SM엔터테인먼트 측면에서 보자면 이제 영미권 시장 공략에 대한 어느 정도의 공식이 생겼다는 의미가 아닐까 싶다"고 부연했다.

아이돌 전문 웹진 '아이돌로지' 편집장인 문용민(필명 미묘) 대중음악평론가는 "이번 슈퍼엠의 '빌보드 1위'로 K팝의 스펙트럼이 확장될 가능성은 있어 보인다"면서 "다만 지금도 'K팝이 대체 무엇인데 이렇게들 열광하는가'에 대한 호기심이나 궁금증이 있고 슈퍼엠 자체도 그런 흐름에 기반한 것이란 생각이 든다"고 짚었다. "여기서 어떤 호기심을 더 자극하고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느냐에 따라서 K팝에 대한 관심이 더 확산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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