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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유 길' 끝에서 만나는 송광사&불일암

입력 2019.08.20. 14:29 댓글 0개

무소유 길의 끝 불일암과 송광사의 아름다운 여름

한국 불교 조계종의 탄생지 조계총림 송광사는 삼보사찰 중 하나인 승보사찰로 불리는데 16명의 국사를 배출하였으며 경내가 사적 제506호로 지정되어 있는 유서 깊은 사찰입니다. 

전국 사찰 중 가장 많은 문화재를 소장하고 있는 불교 문화재의 보고로 국보 3점, 보물 12점이 있으며 지방문화재도 수점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사계절 아름다운 경관으로 관광객이 많은 사찰로 여름엔 계곡의 녹음과 대웅전 주변의 배롱나무 꽃이 피어 있는 풍경이 좋고 법정 스님이 머물렀던 송광사 산내 암자인 불일암을 가는 길인 무소유 길을 가볼만 합니다.

송광사는 문화재 관람료가 있습니다. ​성인 3,000원/ 학생 2,000원이나 2019년 순천 방문해 기간인 12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성인 2,000원/ 학생 1,500원입니다.

​무료입장 대상은 국가유공자, 참전용사, 경로우대, 초등학생 미만, 1~3급 장애우이며 입장 시간은 여름철 기준 아침 6시부터 오후 7시까지로 되어 있습니다.

매표소를 지나면 계곡을 건너는 다리를 겸한 누각인 청량각 아래로 시원한 계곡물이 흘러 여름 더위를 시원하게 날려줍니다. 

​청량각을 건너가면 차가 다니는 도로이고 불일암과 송광사는 계곡 옆 오솔길을 따라 걸으면 좋습니다.

도립공원인 조계산에서 흘러내리는 계곡은 작은 폭포와 소를 이뤄가며 주암호로 흘러갑니다. 장마가 끝난 지 오래되었지만 계곡의 수량이 많아 물소리도 제법 우렁차게 들립니다.

오솔길은 다시 계곡을 건너 편백나무 숲 사이를 지나가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나무들을 쓰다듬었는지 껍질이 반질반질하죠. 잠시 벤치에 앉아 쉬어가도 좋습니다.

​편백나무 숲을 벗어나 다시 계곡을 건너는 다리를 건너면 법정스님의 발자취를 찾아가는 불일암 가는 무소유 길이 시작됩니다. 무소유 길의 시작도 편백나무 숲이죠.

​법정스님이 수도 없이 오르고 내렸을 무소유 길은 다양한 숲의 형태를 보여줍니다.

경사가 있는 오르막을 올라가기도 하고 소나무가 길을 안내하듯 숲을 이룬 곳도 있으며 참나무 군락을 지나기도 합니다. 

광원암이란 암자로 들어가는 임도를 건너 다시 숲길은 불일암으로 이어집니다.

무소유 길의 마지막은 대나무 숲이 이어집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시면 왼편 대나무 숲 뒤편이 환하게 보이죠. 그곳에 불일암이 있습니다.

불일암은 송광사에서 배출한 16분의 국사 중 7세인 자정국사가 자정암이란 이름으로 창건했으며 한국전쟁 후 쇠락하였던 것을 1975년 법정스님이 불일암으로 개명을 하고 무소유의 삶을 실천하며 주석했던 장소입니다.

무소유 삶을 실천하신 법정스님은 장례식을 하지 말고 사리를 찾지 말 것이며 재를 오두막의 꽃밭에 뿌리라는 말씀을 남기셨고 유언에 따라 후박나무 아래 묻히셨습니다. 작은 소반 하나가 그 자리를 알려주고 있군요.

불일암 벽 한쪽에 스님의 작은 사진이 담긴 액자가 있고 그 아래 방명록과 책갈피를 비치해 기념품으로 가져갈 수 있도록 하고 있으며 암자 오른쪽 언덕 위에 불일암을 창건한 자정국사의 부도탑이 있습니다.

시대의 정신적 스승으로 존경받고 있는 법정스님을 잠시 추억하고 왔던 길을 돌아나가 송광사로 갑니다.

무소유 길을 나오면 제일 먼저 볼 수 있는 곳이 탑전입니다.

탑전은 송광사 초대방장 스님의 부도와 함께 10여기의 부도가 있는 곳으로 탑전 한쪽에 배롱나무 꽃이 절정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나무 아래 돌로 만든 테이블이 있어 여름을 즐기기 좋은 장소입니다.

사찰이 시작이라 할 수 있는 송광사 일주문은 조선시대 후기에 조성한 것으로 편액의 글자 배치가 특이하답니다.

일반적인 사찰의 편액은 옆으로 한 줄로 쓰는데 세로로 세 줄로 나누어 10자가 적혀있으며 이 편액은 가운데 4글자인 대승선종을 먼저 읽고 오른쪽의 조계산과 오른쪽의 송광사를 붙입니다. 즉 대승선종 조계산 송광사라 읽습니다.

송광사에서 꼭 봐야할 것 중에 하나가 물 속에 담긴 임경당과 우화각의 아름다운 풍경이며 이 풍경이 있는 곳은 일주문을 지나 왼편으로 계곡을 건너가는 징검다리입니다.

우화각은 송광사 경내로 진입하기 위해 계곡을 건너는 다리이자 누각의 기능을 한답니다.

기둥과 기둥 사이에 의자가 설치되어 있죠. 바로 아래로 조계산으로부터 계곡물이 흐르며 시원한 물소리와 함께 바람이 통하는 곳으로 잠시만 앉아 있어도 더위가 물러갑니다.

송광사의 여름은 대웅전을 주변으로 붉게 피어 있는 배롱나무 꽃들이 무척이나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줍니다.

송광사는 신라말기의 승려 체징이 창건하였고 보조국사 지눌에 의해 대찰의 면모를 갖추고 조계종의 이름을 탄생시키며 한국불교의 핵심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송광사에는 비사리구시, 능견선사, 쌍향수 의 3대 명물이 있으며 그중 비사리구시는 절에서 행사가 있을 때 밥을 퍼 놓은 대형 그릇이며 능견선사는 쇠로 만든 밥그릇이며 쌍향수는 조계산 서쪽 천자암에 있는 천연기념물이랍니다.

송광사의 전경을 보기 위해선 산을 올라가야 하지만 경내에서 가장 높은 곳에 올라가면 볼 만한 곳이 있는데 보조국사 지눌의 부도탑이 있는 곳입니다.

송광사가 배출한 16국사 중 1세 국사로 고려시대 무신정권이 이어지면서 사찰도 여러가지 병폐에 빠져 본연의 기능을 상실하던 시기에 정혜쌍수라는 결사운동을 통해 부패하고 타락한 불교를 원래의 모습으로 재건하는 데에 앞장섰던 분이랍니다.

마지막에 들러볼 곳은 성보박물관입니다. 2017년 최신 건물로 완공을 해 개관을 했고 송광사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으며 송광사 소장의 여러 문화재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8월의 뜨거운 여름에도 송광사의 풍경은 아름답기만 하죠. 초록의 숲과 붉게 빛나는 배롱나무의 꽃이 삼보사찰 송광사의 품격을 더해줍니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법정스님의 자취를 찾아보는 무소유 길을 걸어 불일암 참배와 함께 송광사에서 아름다운 여름을 즐겨보세요.

※ 본 게시글은 전라남도 SNS 관광 기자단 심철 기자님이 작성하신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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