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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기생충' 1000만명↑···황금종려상·대중성·호연 덕

입력 2019.07.22. 13:39 댓글 0개

【서울=뉴시스】남정현 기자 = 영화 '기생충'이 1000만 영화가 됐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기생충'은 21일 개봉 53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넘어섰다.

봉준호(50) 감독은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어서 무척 놀랐다. 관객들의 넘치는 큰 사랑을 개봉 이후 매일같이 받아왔다고 생각한다. 관객 여러분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배우 송강호(52)는 "'기생충'이라는 영화가 이렇게 큰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우리 관객들의 한국영화에 대한 자긍심과 깊은 애정의 결과인 것 같다. 그래서 영광"이라고 전했다.

5월30일 국내 개봉한 '기생충'은 언론과 평단, 관객들의 관심 속에 흥행을 이어왔다. 개봉 후 연속 16일 박스오피스 1위 를 지켰고, 개봉 14일 만에 '역대 5월 개봉 영화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은 영화'가 됐다. '알라딘', '토이 스토리 4',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 등 할리우드 대작들 속에서도 관객의 꾸준한 선택이 이어져 개봉 53일 만에 1000만명이 관람하기에 이르렀다.

한국영화로는 '명량', '극한직업', '신과 함께-죄와 벌', '국제시장' 등에 이은 역대 19번째, '아바타', '어벤져스: 인피니티 워' 등 7편의 외화를 포함하면 역대 26번째 1000만 영화가 됐다.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

무엇보다 '기생충'의 1000만 관객 돌파는 제72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이 주효했다. '기생충'은 한국영화 최초로 황금 종려상을 받았다. 영화가 최초 공개된 후 각국 언론은 '봉준호는 마침내 하나의 장르가 되었다'(인디와이어), '가족영화의 전통을 살리면서도 특유의 다양한 천재성을 발휘한다'(르몽드), '당신은 기생충을 보며 웃고, 비명을 지르고, 박수를 치고, 손톱을 물어뜯게 될 것이다'(BBC) 등의 찬사를 보내 영화팬들의 기대를 한껏 올렸다.

【칸=AP/뉴시스】봉준호(왼쪽) 감독이 25일(현지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시상식에서 영화 '기생충'으로 '황금종려상'을 받고 프랑스 배우 까뜨린느 드뇌브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한국 영화가 칸영화제 최고 상인 황금종려상을 받은 것은 사상 처음으로 봉준호 감독은 "함께한 위대한 배우들이 없었다면 한 장면도 찍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배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봉 감독은 '괴물'(2006, 감독주간) '도쿄!'(2008, 주목할 만한 시선) '마더'(2009, 주목할 만한 시선) '옥자'(2017, 경쟁)에 이어 5번째로 칸에 입성해 상을 받았다. 2019.05.26.

봉준호 감독은 칸 입성 5번째, 경쟁부문 진출 2번째 만에 황금종려상을 거머쥐었다. 앞서 봉 감독은 '괴물'(2006·감독주간) '도쿄!'(2008·주목할 만한 시선) '마더'(2009·주목할 만한 시선) '옥자'(2017·경쟁)로 칸에 진출한 바 있다. 칸 영화제는 베를린 영화제, 베니스 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 중 가장 명망있는 영화제라는 점에서 수상의 의미는 더욱 크다.

진승현 감독은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이 가장 큰 요인으로 보인다. 상을 못 받았다면 1000만이 불투명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의 경우 1000만 속도가 굉장히 빨랐다"고 짚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는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받은 게 제일 컸다"고 강조했다.

곽영진 영화평론가는 "세계 3대 영화제 중 가장 영향력있는 칸에서 황금종려상을 탄 것은 대단한 가치를 가진다"고 전했다.

CGV 관계자는 황금 종려상 수상이 50대 이상의 관람률을 끌어 올렸다고 분석했다. "50대 이상의 관람률이 높다. 황금종려상의 효과인 것 같다. 그동안 영화를 많이 보지 않았던 50대 이상들이 상대적으로 '기생충'은 많이 관람한 것 같다."

【인천공항=뉴시스】추상철 기자 = 영화 '기생충'으로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가 27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입국장에서 취재진에게 인사하고 있다. 2019.05.27. photo@newsis.com

◇예술성과 대중성 모두 지켜

봉준호 감독의 작품은 예술성과 대중성(흥행성)을 동시에 갖췄다고 평가 받는다. 매 작품 개인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사회문제에 대한 날카로운 시각을 담아내면서, 평단뿐 아니라 관객들의 호평을 두루 얻었다. '기생충'으로 1000만 감독이 되기 전 이미 2006년 '괴물'로 1000만 감독에 올랐을만큼 대중성이 입증된 감독이다. '괴물'은 1091만명을 영화관으로 끌어들이며 국내 상영 영화 역대 7위에 오른 작품이다. 2013년 개봉한 '설국열차'도 935만명을 불러들였다.

'기생충'은 개봉 직후부터 N차 관람이 이어졌다. CGV에 따르면, 기생충이 개봉한 날부터 이달 18일까지 재관람률은 5.1%로 상위 10개 영화의 평균치인 2.9%를 훨씬 상회한다. 또 다양한 포스터 패러디와 유행어도 낳았다. 관객들은 저택 정원 속에 있는 두 가족들처럼, 풀밭 사이에서 찍은 인증샷부터, 포스터 앞 눈을 가리고 있는 인증샷, 수석을 들고 찍은 인증샷까지 각자의 창의적인 사진으로 SNS를 장식했다. 심지어 '기생충' 패러디 전용 필터를 출시한 앱까지 등장하기도 했다. "아들아, 너는 다 계획이 있구나", "가장 완벽한 계획이 뭔지 알아? 무계획이야", "리스펙!" 등 극중 대사는 일상의 유행어처럼 사용되기도 했다.

영화 '기생충'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영화적 재미가 탁월하다. 이야기가 끝까지 흥미진진하게 전개된다. 섬뜩하고 잔인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웃음을 참을 수 없는 장면이 계속 나온다. 묘한 충돌인데, 그런 충돌에서 나오는 짜릿함이 있다. 비극적이고, 잔혹한 상황인데 그 상황에서 나오는 폭소, 실소가 주는 묘한 긴장감이 있다. 그런 긴장감이 끝까지 영화를 흥미롭게 만들 수 있는 요소"라고 설명했다.

곽영진 영화평론가는 "아무리 큰 상을 받았다 할지라도, 영화가 관객에게 호소력이 없다면 흥행할 수 없다. 하지만 봉준호 감독 작품의 성격상 작품성을 추구하면서도 대중성, 오락성도 함께 가져간다. 흔히 말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두 요소가 꼭 대립하는 건 아니지만, 같이 잡기가 어렵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게 하는 감독의 능력과 스타일이 있다. 장르 영화의 달인이면서 개성있는 작품 구성과 스토리와 스타일 모든 면이 돋보인다. 작품에 재미, 긴장, 예술성을 잘 구축해낸다"고 평했다.

봉준호 감독은 "나는 예술성과 대중성을 어떻게 나눌지 모른다. 구분하지 않고, 하나의 덩어리로만 생각한다. 나 자신이 재밌고, 보고 싶은 걸 아무도 안 찍으니 직접 찍어보고 싶을 뿐이다. 덕후들이 리스트를 뽑는 것처럼 나 역시 리스트가 있다. 아침에 일어나 나 혼자 리스트의 순위를 바꾸기도 하는 그런 영화덕후다. 앞으로도 덕후인 날 재밌게 해주는 영화를 찍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영화 '기생충'

◇선명하면서도 열린 주제의식

'기생충'은 서로 다른 사회적 계층이 갈등하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된 사회상을 보여줬다. 이러한 계층 차이는 한국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보편적인 현상으로 한국사람들뿐 아니라 세계인의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그러면서도 해석이 여러 갈래로 가능하도록 한 결말은 관객들로 하여금 해석을 다양하게 할 수 있도록 했다. 유튜브에는 조회수가 100만명이 넘는 '해석 영상'이 다수 생겨났을 정도로 관객들은 마지막 결말에 대한 해석을 두고 활발한 토론을 이어 나갔다.

BBC는 "'기생충'은 사회 계층 간의 역학 관계를 탐구하는 블랙 코미디 스릴러"라며 주제의식에 주목했다. 가디언은 "'기생충'은 극중 주인공이 끄는 메르세데스 벤츠만큼 부드럽게 전개되는, 아주 재밌게 볼 수 있는 풍자적인 서스펜스 드라마 장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는 "'기생충'은 부잣집에서 일을 구하는 가난한 가족 사기단을 다룬 사회 풍자극"이라고 썼다.

【서울=뉴시스】김진아 기자 = 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영화 '기생충'(봉준호 감독)은 1일 112만6563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누적 관객수는 237만 2312명이다. 사진은 이날 서울 시내 한 영화관에서 영화 ‘기생충’ 광고가 나오고 있는 모습. 2019.06.02. bluesoda@newsis.com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기생충'은 우리 대한민국 사회의 고착화된 계층문제를 시각적으로 날카롭게 포착한 영화다. 나도 그랬지만 많은 사람들이 보면서 불편함을 느끼고, 불편함은 각성으로 이어졌다. 그 각성이 결과적으로는 우리 사회를 좀 더 냉철하게 바라보고, 이런 걸 극복하기 위해 어떤 걸 해야하는지 고민하게 만드는 영화다. 그런 측면에서 탁월하다"고 해석했다.

곽영진 영화평론가는 "사회적으로 민감한 소재이고, 다른 영화들이 잘 다루기 어려운 스토리, 을의 위치에 있는 가족 이야기를 희비극으로 풀어나간 특성이 잘 작용했다"고 밝혔다.

진승현 감독은 "상을 받았다고 해서 작품의 내용이나 안에 들어가 있는 내용에 대한 공감대가 없다면 수상이 무의미한 일이었을 것이다. '기생충'은 부자와 서민 간의 괴리를 잘 표현했고, 많은 관객들이 공감했다. 서민의 마음들에 공감할 수 있도록 그려줬다"고 봤다.

◇배우들의 호연

'기생충'은 송강호, 이선균(44), 조여정(38), 최우식(29), 박소담(28) 등 연기파 배우들의 변신과 호연이 어우러진 영화다. 특히 극을 이끄는 주연들뿐 아니라 조연급 배우들의 연기도 돋보였다. 송강호의 아내이자 최우식, 박소담의 어머니 역할을 한 장혜진(54)은 이번 영화로 얼굴을 알렸다. 극중 가사도우미 이정은(49)은 중반부에서 극의 장르를 순식간에 바꿔버렸다고 평가될 정도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이선균과 조여정의 자녀로 나온 정지소(20), 정현준과 이정은의 남편으로 분한 박명훈(44)의 연기는 극에 활력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연기력이 탁월하다. 감독이 배우들로부터 최대치를 끄집어 냈다고 생각한다. 송강호는 물론 장혜진은 인생 연기를 보여줬다. 이정은의 그로테스크한 연기도 기가 막혔다"고 평했다.

곽영진 영화평론가도 "배우 캐스팅이 좋다. 연기력을 조화롭게 잘 뽑아냈다. 본 사람들이 혀를 내두르고, 재밌고 놀랍다는 반응 속에서 '보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들게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은 배우진의 연기에 대해 "이 영화에 훌륭함이 있다면 모두 배우들에게서 비롯된 것이다. 송강호를 중심으로 모든 배우들이 마치 한 덩어리처럼 핵융합을 이룬 듯한 연기를 보여줬다"고 극찬했다.

한편 '기생충'은 영화계 제작 환경의 선진 문화정책에 앞장서 좋은 평가를 이끌어내기도 했다. 앞서 '기생충' 제작진은 스태프들과 표준근로계약을 체결하고, 현장에서 주52시간을 지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봉 감독은 "'기생충'만의 독특한 상황은 아니다. 한국 영화계는 2~3년 전부터 촬영현장을 그렇게 진행했다. 그런 면에서 영화인들은 다들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한 바 있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표준근로계약서, 52시간이 정착돼 가고 있다. 물론 나쁜 사람들은 지키지 않는다. 쉬워 보여도 쉬운 일이 아니다. 앞으로는 프레 프로덕션(사전제작)을 완벽하게 한 작품만이 살아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한민국 사상 최초 황금종려상을 수상하고, 대한민국 26번째 1000만 영화로 등극해 한국 영화계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있는 '기생충'은 아직 극장에서 상영 중이다.

nam_jh@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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