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과학기술시대 사람 감정 중요하죠"

입력 2019.06.25. 18:31 수정 2019.06.25. 18:31 댓글 0개
과학기술시대 회화로 정면승부 나선 강운
평단 ·관객 반응 모두 좋아 새 화풍 기대
DMZ 철책선 개인상처 ·치유로 확장
명상하듯 만들어진 작품에 관객위로받아
강운작가

“정작 문제는 개인들이 지닌 상처의 크기나 정도가 아니라 상처를 대하는 나의 자세, 믿음이나 신뢰 등이 매우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결국 외면하거나 포장하지 않고 상처 자체를 들여다보고 감싸는 과정이었다고 할까요”

중진화가 강운이 부산 신세계백화점 샌텀시티에서 선보이고 있는 ‘상처/치유’전에 대한 설명이다.

2년을 앞뒤로 꾸준히 개인전을 하고 있는 작가지만 이번 전시는 특별하다. 매 체의 양식, 대화의 대상, 방식이 모두 바뀌었다. ‘무엇보다 마음의 치유, 일상을 견뎌내는 힘’을 얻었다고.

그의 이전 작업들이 자연과의 대화였다면 이번 전시는 마음의 치유, 개인들이 직면한 크고 작은 고통, 고통을 감싸고 마주하는 이야기다. 평론가들은 물론이고 전시장을 찾는 관람객들도 강운의 매체변화와 어법에 공감해 새로운 강운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눈에 띄는 대목은 매체의 변화다. 과학기술과의 결합으로 다양하고 실험적 작품이 넘쳐나는 예술영역에서 전통 회화를 들고 나왔다. 그는 지난 15년여 동안 한지를 뜯어 붙이는 콜라주 기법, 한지에 획을 그어 우연이 만들어낸 양상 등 전통 회화 외곽에서 회화언어를 선보였다. 이번 상처/치유 시리즈는 오일페인팅이다. 회화와의 정면 승부라고나 할까.

또 다른 하나는 대화의 방식 혹은 대상이다. 지난 시간 그가 ‘구름’이라는 관념적 풍경의 세계에서 사유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사람, 나에게로 직진한다.

지난달 서울에서 열린 DMZ특별전이 계기가 됐다.

오일페인팅이라는 전통회화로 인간의 내면으로 들어간 강운작가의 실험이 부산에서 호응을 얻으며 새로운 강운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강운 작가는 “DMZ를 다시 방문하면서 철조망 가시에서 내 상처를 보는 듯했다”며 “고통도 깊고 오래가는 철조망이 낸 상처가 문득 내면으로 들어오는 듯 했다”고 설명한다. 이후 작가는 무엇에 홀린 듯 철조망 작업에 빠져들었다. 지우고, 덧칠해서 애초의 철조망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는 여정은 하나의 명상, 치유의 과정이었다. 몇달 사이에 수십여점의 작품이 만들어졌고 어느 순간 그의 마음속에 응어리진 깊은 회환과 상처들이 치유된 걸 느꼈다.

평론가들도 그의 ‘상처’ 연작에 의미를 두고 있다. 남북군사분계선이라는 시대적 역사적 상징에서 개인적 상처를 읽어낸 작가의 시선이 보편성과 시대성을 획득해가고 있다는 평이다.

강운 작가는 “‘상처’ 연작은 50대 중반을 넘어서며 시대와 나 자신에게 던지는 질문과 두려움 세상이 주는 상처 등을 이겨내는 큰 힘이었는데 평범한 관람객과 평론가들이 공감해줘 힘이 된다”며 “앞으로 대중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해나가겠다”고 말한다. 전시는 이달말까지. 조덕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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