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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요리를 보면 세상이 보인다, 이욱정 '치킨 인류'

입력 2019.06.25. 16:14 댓글 0개

【서울=뉴시스】최지윤 기자 = "4000년 동안 인간의 곁에는 닭이 있었다. 날개는 있지만 하늘을 날 수 없는, 그래서 어쩌면 우리 인간의 운명을 닮은 새. 백색의 고기, 닭은 요리하는 인류에게 또 다른 날개를 달아주었다."

'치킨인류'는 인류가 사랑한 새, 닭에 관한 탐험기다. 어느덧 닭의 행성이라 할만큼 지구적인 현상이 된 '치킨인류'의 이면을 문화인류학적인 주제의식으로 탐구했다. 닭의 조상으로 추정되는 들닭 체험부터 탄두리치킨의 인도, 세계의 주방으로 통했던 고대 로마제국의 닭 요리, 저크치킨의 자메이카, 흑인의 아픔이 담긴 미국의 치킨사 등을 담았다. 다큐멘터리 '누들로드', '요리인류'의 이욱정 KBS PD가 쓴 책이다.

제1부 '닭의 조상을 찾아서'에서는 공룡의 후손이자 닭의 조상이라 부를 만한 오스트레일리아의 에뮤와 동아시아의 야생 들닭을 추적한다. 어떻게 닭이라는 야생의 새가 인류의 최대 가축이 되고, 전 세계로 확산될 수 있었는지 근원을 탐구한다.

2부 '닭을 보면 문화가 보인다'에서는 식재료로서의 닭고기와 세계의 다채로운 닭 요리법을 통해 인류의 역사와 문화를 살핀다. 닭은 아시아의 밀림에서 등장한 후 세계로 퍼져나가 미래를 점치는 역할을 수행하고, 빛과 부활의 성스러운 메신저가 된다. 신년 대문 앞에 붙이는 닭 그림으로 나쁜 기운을 쫓는 부적이 되고, 사회적 위치를 과시하는 수단이나 투계로서 유흥거리도 된다. 인간의 죄악을 대신해 제물로 바쳐지는 희생양이 된 것은 물론이다. 고대 문명으로부터 이어져온 행적을 탐험하며 세계에 뿌리내린 닭의 위상을 알아본다.

3부 '지금 이곳의 닭을 말하다'에서는 일본의 야키토리부터 한국의 백숙, 미국 뉴욕의 한국식 치킨 바람까지 요리 대상으로서의 닭고기를 살핀다. 앞으로 나아가야 할 식문화의 윤리도 되새긴다. '생명을 가진 가축을 자동차나 휴대폰처럼 원가 절감과 이윤 극대화의 공산품 논리로 사육하고 유통할 때 그 역풍은 소리없이 우리의 밥상과 몸을 망가뜨릴 수 있다'는 화두도 던진다.

'왜 인류는 닭을 이토록 많이 키우고 많이 먹게 됐을까?', '세상에는 얼마나 다양한 닭 요리가 존재할까?', '요리하는 인류에게 닭고기라는 식재료는 어떤 가능성을 지니고 있을까?' 등에 대한 답도 찾을 수 있다. 한국식 치킨이 세계를 가로지는 식문화가 된 요즘 '치킨을 보면 세상이 보인다'고 당당히 말한다. 336쪽, 1만6500원,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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