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시스

[리뷰]타인에게 베푼 호의 또는 광적 집착, 영화 '마담 싸이코'

입력 2019.06.18. 06:04 댓글 0개
영화 '마담 싸이코'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마담 싸이코'는 일상의 공포를 소재로 삼은 스릴러물이다. 흉악범죄, 무자비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현실을 돌아보게 만드는 영화다.

지하철에서 베푼 호의 때문에 악몽 같은 덫에 걸린 20대 뉴요커 '프랜시스'(클로이 모레츠)와 사이코패스 '그레타'(이자벨 위페르)의 이야기다. 반사회적 인격장애(사이코패스) 범죄자의 행동은 충격 그 자체다.

이자벨 위페르
클로이 모레츠

프랜시스는 대학 졸업 후 뉴욕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기 시작한 여성이다. 1년 전 세상을 떠난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있다.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는 아빠 때문에 외로움을 느낀다.

프랜시스는 퇴근길 지하철에서 우연히 주인 없는 핸드백을 발견하고, 가방을 찾아주기 위해 주인 그레타를 만난다. 그레타는 겉보기에 아주 우아한 여성이다. 세련된 옷차림에 차분한 말투, 피아노를 치는 취미를 지녔다.

엄마에 대한 향수가 짙은만큼 그녀와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하지만 그레타는 사이코패스였다. 지하철에 일부러 가방을 놓고 다니며 순진한 여성을 타깃삼아 범죄를 저질러왔다. 이를 알게 된 프랜시스는 공포와 두려움에 휩싸인다. 그녀를 열심히 피해다니지만, 그레타의 집착은 더욱 심해진다. 프랜시스는 믿기 힘든 사실들을 마주하면서 극한의 공포를 느낀다.

영화는 가방을 찾아주려고 타인에게 친절을 베풀었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거기에 대담하면서도 지능적인 사이코패스 이야기를 더했다. 프랜시스는 불안과 폭력, 악몽에 시달리지만 그녀가 마주한 현실은 냉정하다. 갖가지 사건을 통해 공권력이 놓치고 있는 허점을 짚었다. 끔찍한 일이 벌어져야만 경찰이 움직인다. 신변의 위협을 받고 경찰에 신고하더라도 보호를 받지 못한다. 법원을 상대로 한 접근금지명령에도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

영화 '크라잉게임'(1992) '애수'(1999) '하트 쉐입트 박스'(2011) 등을 연출한 아일랜드 출신 닐 조던 감독(69)이 메가폰을 잡았다. 소설가이기도 한 조던은 직접 각본을 썼다. 모든 인간은 타인의 친절함에 마음이 끌리고 감동을 받는다. 그레타는 사람에 대한 믿음을 잔혹하게 배신하고 돌변했을 뿐이다. 그래서 프랜시스가 겪은 일은 누구에게든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조던 감독은 스릴러와 드라마, 서스펜스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극의 긴장감을 극대화시켰다. 여타 공포물과 다르게 어둡기만 하지는 않다. 각 인물의 상황에 따라 클래식 음악을 더했다. 쇼팽 피아노곡은 세련됨과 섬뜩함을 동시에 불러일으킨다.

프랑스 배우 이자벨 위페르(66)는 보통 여배우가 좀처럼 하기 어려운 파격적인 캐릭터를 소화했다. 광기어린 내면을 완벽하게 그려내며 극의 서스펜스를 차곡차곡 쌓아간다. 할리우드 스타 클로이 모레츠(22)는 자유분방하면서도 쿨한 뉴요커로 분해 현대인의 그늘진 모습을 그려냈다. 곁에 친구와 가족이 있어도 외로움을 쉽게 떨쳐버리지 못한다. 스스로 생계를 꾸려가는 강인한 여성이지만, 남들에게 쉽게 말할 수 없는 내면의 연약함도 갖고 있다.

옆에 누군가 있어도 혼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 때가 있는, 현대인의 공허한 내면을 날카롭게 찌른 작품이다. 어찌보면 세상사람 모두가 외로운 법이다. 한정된 시간 속에서 각자의 삶을 살고 있다. 혼자서 평온하게 지내던 사람도 누군가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순간이 있다. 그 때 아무도 손을 내밀어주지 않으면 절망감, 고립감에 빠질 수 밖에 없다. 타인의 사랑과 관심이 충족되지 않았을 때 무서운 집착을 보이는 그레타가 비정상적이지만, 안쓰럽게 느껴지는 이유다. 26일 개봉, 98분, 15세 관람가

snow@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srb7@hanmail.net전화 062-510-115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사랑방미디어'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