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당신, 결혼해서 행복합니까?

입력 2019.06.12. 22:20 수정 2019.06.12. 22:21 댓글 0개
괜찮은 결혼
엘리 J. 핀켈 지음/정삼기 외 옮김/지식여행/2만2천원

한국은 사상 최저 수준의 혼인율을 기록하고 있으며 OECD 아시아 회원국 중 이혼율은 최고 수준에 다다랐다. 대다수 젊은이들은 결혼을 자신의 꿈과 이상 실현의 걸림돌이자 짐으로 여기며, 사회 전반적으로 결혼을 기피하는 현상 또한 팽배해 있다. 전문가들 대부분은 이를 두고 연애, 결혼, 출산을 포기한다는 소위 3포세대의 문제라며 경제적인 프레임에서 문제를 진단하고 해법을 내놓았다.

경제적인 프레임 못지않게 중요한 사회심리학적 측면에서 결혼을 다룬 책이 출간됐다.

미국 노스웨스턴대학교 심리학 교수 엘리 J. 핀켈은 ‘괜찮은 결혼’에서 결혼의 변천사와 성공적인 결혼의 방법에 대해 과학적인 견해를 제시한다.

그는 이 책에서 심리학과 사회학 분야의 수많은 연구와 문헌을 동원해 이 시대 결혼이 당면한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과학적으로 접근하고 해법을 풀어낸다.

총 4부로 구성돼 있는 이 책에서는 미국 사회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재 진행형의 결혼과 부부 문제에서 출발한다.

저자는 역사를 보면 결혼의 존재 이유가 실용에서 출발해 사랑을 거쳐 자아실현까지 이르렀다고 주장한다. 즉, 결혼이라는 제도가 시대적인 맥락에 따라 진화해온 결과라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의미 있다는 자아실현에 기반한 지금의 결혼마저도 양극화로 치닫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 마지막으로 양극화된 결혼과 부부의 불행을 극복해나갈 방안을 제시한다. 그 방안은 결혼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질수록 그 기대를 충족하기 위한 노력 또한 더욱 필요해진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책은 미국의 결혼 생활의 사례를 담고 있지만, 한국 사회에도 반드시 필요한 책이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국 사회에서 결혼의 의미는 남녀 간 갈등, 결혼에 대한 회의적 시각과 기피 현상 등으로 얼룩져 있다.

결혼을 전통적인 관점에서만 생각하고, 그 생각들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에 이러한 갈등은 영원히 풀 수 없는 수수께끼처럼 꽉 막혀 있었다. 이런 갈등은 우리가 넘어가야 할 산 중 하나임은 틀림없다. 그러나 이는 새로운 결혼의 의미와 방법에 대해 풀어 쓴 서적에 대한 갈망이 컸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괜찮은 결혼’은 건강한 결혼으로 가는 정체된 길목의 안개를 걷어줄 혁신적인 도서다.

저자는 “결혼에 대해 회의적인 이들, 결혼이라는 미지의 섬으로 항해하려거나 망설이는 청춘들, 이제 막 결혼이라는 섬에 도착한 신혼부부들, 자녀 양육에 넋을 빼앗기고 있는 부부들, 더 나은 관계를 꿈꾸는 중장년 부부들, 이들에게 괜찮은 결혼 생활의 길을 제시하고자 하는 학자와 전문가들, 정책 당국자들, 행복한 결혼 생활을 하고 있는 부부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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