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정치는 군주보다 민의가 중요”···다산의 가르침

입력 2019.06.12. 21:58 수정 2019.06.12. 21:58 댓글 0개
다산에게 배운다
박석무 지음/창비/1만8천원
‘목민심서’와 거중기, 천주교 탄압과 신유사화

다산 정약용의 사상과 생애를 깊이 있게 통찰할 수 있는 책이 나왔다.

전직 국회의원이자 한국고전번역원 초대 원장을 지낸 박석무 다산연구소 이사장은 ‘다산에게 배운다’를 내놨다.

박 이사장은 조선 후기 실학, 그중에서도 방대한 저술과 혁신적인 학문 풍토로 일가를 이룬 다산 정약용에 대한 연구를 ‘다산학’으로 정립해야 한다고 일찌감치 주장해온 학자다. 이를 위해 다산연구소를 설립하고 활발히 운영해 왔으며, 전문 학술연구부터 다수의 다산 원전의 번역에 참여했을 뿐 아니라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와 같은 대중교양서를 집필·기획하는 등 우리 사회에 다산을 알리는 데 앞장섰다.

책은 다산의 개인적인 삶에서부터 고차원적인 학문적 개념까지 다산학 연구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총 3부로 구성된 책은 1부에서 다산의 생애와 그가 살았던 시대를 소개한다. 또 2부에서는 조선 실학사상과 다산학의 연원과 의미, 3부에서는 대표 저작인 ‘경세유표’, ‘목민심서’ 등 다산의 혁신적 철학을 이야기한다.

책은 다산 정약용을 조선 후기의 박식하고 명석한 ‘르네상스인’ 정도로 이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가 학문적·정치적으로 변혁을 꿈꾼 사상가임을 특별히 강조한다.

다산은 튼튼한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해선 유학이 실천의 근거를 탐구하는 학문으로 재구성돼야 한다고 주장함으로써 조선의 이념을 지배해왔던 관념적인 성리학 전통에 정면으로 도전했다. 또 정치가 군주나 목민관의 말이 아니라 민의에 무게를 두는 방향으로 발전해가야 한다는, 군주제 국가의 지식인으로서는 매우 앞서나간 생각을 보여줬다. 다산의 이런 혁신적인 사고는 유학 경전과 동양 정치철학에 대한 독창적인 이해에서 비롯한 것이다.

그는 논어를 읽되 기존의 방식으로 읽기를 거부했고, 맹자를 읽되 그 안에서 새로운 신성철학을 끄집어냈다.

특히 다산 경세학의 핵심은 민(民)에 대한 생각들이다.

다산학의 대가 위당 정인보는 다산의 경학이 ‘민중적 경학’이라고 평가했는데, 실제로 ‘원목’, ‘탕론’ 등 뛰어난 경세학 논문들에서 다산은 통치자는 백성을 위하는 일을 하기 때문에 존재이유가 있고(목위민유, 牧爲民有), 임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는 군주는 백성의 힘으로 추방할 수 있다는 혁명적인 주장을 펼쳤다.

다산의 삶을 살펴보면 이런 주장이 단지 이론이나 당위의 차원에서 제기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다산이 목민관으로서 있을 때 관아에 항의하러 온 시위대의 주동자를 무죄 판결한 사례나, 유배살이를 하는 동안 힘없고 가난한 백성들이 압제받는 현장을 보고 지은 ‘참여시’ 혹은 ‘사회시’의 내용은 그가 민중을 진정으로 사랑한 민중이 가진 힘을 굳게 신뢰한 지식인임을 여실히 보여준다.

박 이사장은 “다산이 꿈꾸던 세상은 아직 오지 않았다. 아니 그런 세상은 쉽게 오지 않는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민(民)이 주인이 된 민주주의 사회에서 개개인의 공부는 더욱 절실하다”며 “백성의 힘에서 희망을 본 사상가 정약용의 삶과 사상을 아우른 이 책이 개인의 미래, 사회의 미래를 밝히는 공부에 일익을 맡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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