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도시樂]적어도 5월엔 꼭 가봐야 할 그 곳

입력 2019.05.16. 11:46 댓글 0개
국립5·18민주묘지 한바퀴 둘러보기
참배 물론 추모·전시·체험 등 다양
가족·연인·친구 함께 워킹역사투어
  

또 다시 5월, 적어도 5월엔 꼭 가봐야 할 곳이 있다.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다.

광주·전남에서 태어나 자란 덕분에 5·18민주화운동에 대해 많이 배웠다 자신하면서도 정작 ‘잘 아느냐’는 질문엔 망설여진다면?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가 본 기억도 학창시절에 머물러 있다면?

특히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과 지만원 등 5·18을 폄훼하려는 세력들의 ‘망언’을 직접 확인하고 싶다면 꼭 가보기를 추천한다.

민주·자유·인권을 지키기 위해 산화한 영령을 위로하는 참배는 물론 추모·전시·체험 등 5·18을 보고 듣고 배울 콘텐츠가 다양하게 마련돼 있다.

40년이 다 되도록 사과는 커녕 뻔뻔함으로 일관하고 있는 전두환 비석을 밟으며 한풀이도 가능하다.


1997년 완공됐으나 2002년에야 국립묘지로 지정된 국립5·18민주묘지(제1·2묘역)에는 총 839명의 시민이 안장되어 있다.

한 가운데는 ‘삼라만상’, 5·18정신이 우주속에 존재하는 온갖 사물로 승화됐으면 하는 염원을 담은 높이 40m의 추모탑이 자리하고 있다. 영령의 영정과 위패를 봉안한 유영봉안소와 5·18 관련 모든 것을 볼 수 있는 5·18추모관도 있다. 어린아이들도 쉽게 5·18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는 어린이체험학습관도 마련돼 있다.


묘지는 ‘민주의문’에서부터 시작된다. 방명록과 안내문 등이 배치돼 있으며 최근 유족과 참배객들을 위한 휴게시설도 새로 조성됐다. 민주의문을 지나면 추념문과 그 너머 거대한 탑, 5·18민중항쟁추모탑이 묘지를 호위하고 있다. 추모탑 뒤편으로는 777명의 유공자들이 안치된 제1묘역이다.


추모탑 기준으로 오른쪽에는 유영봉안소가 있다. 5·18 당시와 이후 숨진 유공자 중 1묘역에 안장된 777명 유공자의 영정을 모신 곳이다. 전통 고분인 고인돌 형태의 건축형태가 특징이다.


반대편에는 5·18추모관이 자리잡고 있다. 5·18 그 열흘간의 항쟁기록과 진실규명 과정 등 역사적 사실은 물론 5·18 당시 시신을 수습하느라 피로 물든 태극기, 멈춰버린 시계, 계엄군의 진압 장비 등 소리없이 진실을 아우성치고 있는 유품까지 5·18의 모든 것을 전시하고 있다. 2층 특별전시관에서는 5·18 39주년을 기념해 ‘전남도청전’이 진행 중이다.


5·18추모관을 나와 2묘역으로 가는 길엔 역사의 문이 자리하고 있다. 지하에 위치한 어린이체험학습관도 둘러볼만하다. 미취학 아동 또는 초등생의 시선으로 5·18민주화운동을 쉽게 설명하고 있는 공간이다. 영상, 퍼즐, 도서열람실, 포토존, 희생영령들에게 보내는 추모의 글 등 미디어 영상자료부터 전시, 체험까지 다양하다.


체험관을 나와 망월동묘지로 가는 길에는 5·18 상징물 등을 담은 벽화가 새롭게 조성됐다. 광주 지역 내 미술전공 고교생 200여명의 재능기부로 완성해 의미를 더했다.

52명이 안장된 2묘역을 지나 묘지 후문으로 빠져 나가면 광주시공원묘지가 나온다. 이른바 망월동묘지도 그곳에 있다.


1980년 당시 공수부대에 의해 희생된 무고한 126명 시민의 시신이 손수레에, 쓰레기차에 실려와 ‘내다 버려진’ 뼈아픈 역사의 현장이다. 국립묘지 조성 후 많은 유공자들이 1묘역 등으로 이장됐지만 이한열 등 40여명의 민주·민족열사 등은 여전히 여기에 잠들어 있다. 3년전 국가폭력에 의해 숨진 백남기 농민도, 김대중 대통령의 장남 김홍일 전 의원도 이곳에 안장돼 있다.


망월동 묘지 입구 바닥엔 돌덩이 하나가 ‘얼굴’을 내민채 파묻혀 있다. ‘전두환 대통령 각하 내외분 민박마을’이라고 쓰여져 있다. 그 유명한 ‘전두환 비석’이다.

1982년 3월10일, 차마 광주에선 자지 못하고 인근 담양 고서면 성산마을에서 하룻밤 묵었던 전씨 부부의 방문을 기념해 세워졌던 비석이다. 광주전남민주동지회는 1989년 1월13일 이 비석을 부쉈다. 그리고 일부를 망월동묘지 입구에 묻었다.

유족과 시민 등 참배객들이 밟을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렇게라도 한을 풀어보자는 취지였을 것이다.

이후 ‘전두환 비석 밟기’는 망월동묘지의 통과의례가 됐다.


그 옆으로는 ‘푸른눈의 목격자’ 위르겐 힌츠페터의 돌무덤이 자리하고 있다. 그는 2017년 배우 송강호가 열연한 영화 ‘택시운전사’의 또 다른 주인공, 1980년 5월 광주의 참상을 해외에 처음으로 알린 독일 제1 공영방송의 언론인이었다. ‘명예광주시민’이기도 하다.

5·18 이후 여러차례 광주를 찾아왔던 그는 ‘죽으면 망월동에 묻어달라’고 말했다. 광주시 등은 지난해 그의 유언에 따라 머리카락과 손톱 등을 이곳에 안장했다.

5·18민주화운동이 일어난지 39년이다. 여전히 1980년5월21일 시민을 향한 첫 발포 명령자를 비롯해 풀리지 못한 숙제가 산적해 있다. 더딘 진실규명 탓일까, 세월이 오래 지나버린 탓일까. 5·18에 대한 관심도 예전같지 않다.

오늘, 이 따뜻한 5월이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뜨거운 숨이 꺼져 갔는지, 우리는 왜 이들을 기억해야 하는지 다시금 새겨보자.

5·18의 진실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국립5·18민주묘지를 둘러보면서 말이다.

통합뉴스룸=이재관기자 skyhappy12@srb.co.kr 김경인기자 kyeongja@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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