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동학농민운동은 사회·문화적 운동”

입력 2019.05.15. 18:05 수정 2019.05.15. 18:05 댓글 0개
동학에서 미래를 배운다/ 백승종 지음/ 들녘/ 1만4천800원

1894년의 동학농민운동 때 농민들은 두 가지 기치를 높이 치켜들었다. 하나는 ‘포악한 정치와 지배층의 잘못을 없애고, 그 위기로부터 백성들을 구해낸다’는 ‘제폭구민’이었다. 또 다른 하나는 ‘기울어져 가는 나라의 운명을 도와 바로 세우고 백성들의 삶을 편안하게 한다’는 ‘보국안민’이다.

올해 첫 제정된 동학농민혁명 기념일(5월 11일)을 기념해 동학의 역사적 가치과 의미를 재조명하는 책이 나왔다.

백승종 서강대(사학과) 교수는 ‘동학에서 미래를 배운다’를 내놨다.

백 교수는 이 책에서 동학의 본질을 ‘관계의 질적 전환’으로 설명하고 동학농민운동의 목적을 ‘정의로운 공동체’의 건설로 해석한다.

계보학적 접근도 눈에 띈다. 백 교수는 18세기 ‘정감록’에서 비롯된 사건을 동학의 기원으로 끌어들이고 그동안 동학과 배치된다고 알려진 성리학과 불교에서 ‘인물성동이론’, ‘미륵하생신앙’과 같은 사상적 원류를 발견해 냈다.

백산봉기

19세기 조선 사회에 대한 인식도 새롭게 정립하고 있다. 백 교수는 현대정치 개념으로만 알려진 ‘사회적 합의’가 조선의 백성들에게 어떤 의미인지 살펴보고 역사에서 무시돼 온 소농과 ‘평민지식층’의 역할을 재평가하고 있다.

특히 동학운동의 현재적 의미를 탐구해 ‘미래의 동학’을 모색할 수 있는 단초를 독자들에게 제시해 주목된다.

또 백 교수는 동학사상을 ‘융합적 창조’로 분석한다. 한 사상의 출현에는 내적으로는 계보학적 이유가 있고, 외적 충격이 있기 마련인데 저자는 그동안 동학과 배치된다고 생각되던 유교와 불교, 도교를 녹여낸 새로운 사상의 출현으로 동학을 정의한다. 이밖에 세계사적 흐름으로 볼 때 18~19세기 한반도를 포함한 동아시에 엄청난 시련을 가져다 준 서구의 침략 등이 조선의 내부 상황을 변화시키며 동학의 의미를 새롭게 정립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는 사실을 밝힌다.

또 백 교수는 최시형과 전봉준이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면서도 서로 다른 노선을 취했음을 주목하고 동학의 의미를 되짚는다.

마지막으로 장차 우리가 만들어낼 탈핵과 에너지 전환, 생태전환, 풀뿌리 민주주의 등 ‘대항 이데올로기’는 과거의 동학에서 충분히 포착되며 이는 곧 우리가 배워야 할 ‘미래의 동학’이라는 사실을 함께 제시한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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