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樂]건강과 나들이를 한방에 뒷동산 산행
입력 2019.04.18. 17:15 수정 2019.04.18. 17:15 댓글 0개기온이 올라가면서 완연한 봄 날씨를 보이고 있다. 모든 만물이 생동감을 보이며 기지개를 켜고 있다.
겨우내 움츠렸던 몸과 마음을 다시 다잡을 때다. 나들이 가기 좋은 날씨지만 여건이 허락지 않는다면 집 가까운 산행이 좋다.
도심에 위치해 접근성이 좋은데다 그리 높지 않아 산행 부담도 적다.
또 장비를 갖추지 않아도 즐길 수 있다. 바로 운동화 끈을 매고 뒷동산을 올라보자. 건강도 챙기고 산행도 즐길 수 있는 광주 도심 뒷동산을 소개한다.
▲제석산
남구민의 허파역할을 하고 있는 제석산은 해발 205m 치마봉을 시작으로 옛 대동고 자리에 위치한 호반힐하임 아파트까지 이어져 있다.
제석산은 U자 모양으로 북쪽을 병풍처럼 감아도는 형상이다.
산행은 보통 봉선동 주월중 옆길이나 호반 아파트 인근에서 시작한다.
가파른 길을 따라 올라가면 산봉우리 두 개를 만난다. 그 중 높은 봉우리는 이 산을 가장 많이 소유했던 흥양 이씨 청년회가 세운 국기게양대가 있다. 20분 정도 더 가면 제석산 구름다리가 나온다. 길이 76m, 높이 37m, 폭 2m의 구름다리를 건너면 정자가 나온다. 산 등성이를 따라 가는 산행은 곳곳에 체육기설이 갖춰져 있다. 산길은 아리랑고개와 치마봉으로 이어지는데 산행 시간은 1시간에서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대부분은 되돌아오는데 자신의 체력에 따라 중간에 내려 올 수도 있다. 제석산 인근에 92개의 모범음식점이 자리하고 있는 등 먹거리도 풍부하다.
▲금당산
서구 8경 중 2경인 금당산은 풍암지구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정상 높이가 해발 304m로 높지는 않다. 산행 곳곳에 암석지대를 거치거나 바위를 올라야 하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산림청 선정 200대 명산에 선정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산행은 풍암호수공원 주차장에서 출발한다. 황새봉을 거쳐 금당산 정상까지 갔다 되돌아오는 코스를 주로 이용한다. 정상에서 옥녀봉을 거쳐 원광대병원 쪽으로 내려오거나 반대로 올라가기도 한다.
정상에 오르면 풍암지구, 광주월드컵경기장, 광주시내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반대는 남구 전경과 광주대, 송암산단 등이 펼쳐진다.
산행은 4km 남짓 거리에 2시간에서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삼각산
삼각산은 오치동 등 북구 6개동에 걸쳐 있다. 한쪽 면은 도심과 맞닿아 있고 다른 쪽은 자연과 접해있다. 한새봉이 일곡동 뒷산으로 불리고 매곡산은 매곡동 뒷산으로 불리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삼각산은 문흥동과 31사단 뒷산으로 표현하는 것이 적절할 것 같다.
삼각산은 오르는 길은 다양하며 정상이 해발 200m를 넘지 않아 가파르지 않다. 산행에 적당해서 시민들의 발길이 잦다. 지금은 광주북부순환도로가 개통되면서 일곡터널을 통해 삼각산을 가로지르고 있다.
정상 국기봉 뒤편에는 유명한 소나무가 있다. 두 팔을 벌리고 두 다리로 버티고 서있는 사람 모양의 ‘사람 닮은 소나무’가 시민들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다.
산행길이 평탄해 남녀노소 누구나 손쉽게 산행에 동참할 수 있다.
양기생기자
- 짱뚱어·칠게 시글시글··· 자연이 만든 '생태천국' 신안 증도 갯벌1004섬 신안 1섬1뮤지엄 ④증도갯벌에서 바라본 수평선은 가뭇없이 아득했다. 이곳 날씨란 것이 원래 시시각각 다르다고는 하지만 종잡을 수 없는 왜바람에 당장이라도 후두둑, 굵은 빗방울을 흩뿌릴 듯 잔뜩 찌푸린 하늘은 희미한 바다의 실루엣을 더욱 검고 어둡게 만들었다.갯벌은 오래전부터 그렇게 있었던 듯, 훤하게 속을 드러내놓고 있었다. 농게와 칠게는 불풍나게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흙장난을 치고, 멋모르는 낙지 한 마리, 물골에서 허우적댔다. 짱뚱어란 놈은 자기를 보아달라는 듯, 갯벌 위에서 펄쩍펄쩍 뛰기까지 하고 있었다.녀석들의 분주한 움직임을 보자 괜스레 마음이 조급해졌다. 비가 내리거나 성격 급한 바닷물이 들어오기 전 조금이라도 더 많은 놈들을 낚아야 할 것이었다. 서둘러 바구니를 등에 메고 갯벌로 걸음을 옮기니 미끄러지듯 펄 속으로 발이 박혀 들어갔다. 휘청-. 이제는 발이 박히는 것에 익숙할 때도 됐건만 매번 중심을 잃고 넘어질 지경이 되는 것을 보면, 아직도 더 배워야 할 것이 많다는 생각을 한다.갯벌에서 몇 걸음 옮겨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는 낚싯대를 폈다. 최근에 새로 장만한 '신식 낚싯대'를 보자 마음부터 오달졌다.20대 초반이나 됐을까. 짱뚱어잡이를 위해 처음 사용한 낚싯대는 대나무였다. 벌교며 여수, 순천 등 외지 사람들이 와서 짱뚱어를 잡는 모습이 재미있어 보여 무턱대고 시작한 일이었다. 하지만 요령 없이 낚싯대를 던지다 보니 무겁기만 하고 낚싯줄이 원하는 만큼 나가지도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 썰물 때마다 갯벌에 나와 낚싯대를 던졌지만 허탕을 치기 일쑤였고, 이튿날도 맨손으로 돌아가는 날이 반복됐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조금씩 요령을 터득하기 시작했고, 어느 순간 등에 멘 바구니의 무게도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그는 새로 구입한 낚싯대를 길게 편 다음 원하는 곳 멀리까지 바늘을 던졌다. 조심스럽게 낚싯대를 끄는 동안 손끝에 미세한 감각이 전해지자 재빨리 잡아챘다. 낚싯바늘에 짱뚱어의 몸이 걸려있는 것을 확인하는 순간 자신도 모르게 엷은 미소가 떠올랐다.신안 증도 갯벌도립공원◆"갯벌은 삶의 터전… 복받았죠""새로 낚싯대를 사서 한번 해보니까 역시 좋아요. 하루하루 잡는 양이 달라지더라고요. 거기에 요령까지 더해지니 하루에 500마리 이상은 거뜬하게 잡을 수 있었지요. 게다가 다른 사람들은 짱뚱어에 관심조차 없었거든요. 그냥 갯벌에는 시글시글 흔하니까…."신안 증도 장고리의 이남창(85)씨는 짱뚱어 낚시의 산증인이다. 청년시절부터 시작해 최근까지 증도에서 짱뚱어를 낚아 가정을 이끌었다.짱뚱어가 식도락가들에게 인기를 끌 때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었다. 신안의 식당마다 '짱뚱어'를 메뉴로 내걸었고, 물건을 대달라는 업주가 줄을 이을 정도였다. 이 씨가 사는 장고리에서만 5~6명이 함께 낚싯대를 던졌을 뿐, 많은 주민이 짱뚱어잡이에 나선 것도 아니었다.자신이 잡은 짱뚱어를 찾는 발길이 줄기 시작한 것은 수입산 짱뚱어가 들어오면서부터다. 평소 물건을 대달라고 사정하던 업주가 어느 순간 돌변해 "이제 당신과 거래하지 않겠다"고 통보한 일이 있었다.하지만 이 씨는 개의치 않았다. 수입산 짱뚱어는 자신이 직접 잡은 것과 비교해 그 맛이 월등히 떨어졌기 때문이었다. 결국 수입산 짱뚱어탕을 팔던 가게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줄면서 폐업 위기까지 닥쳤고, 다시 이 씨를 찾아와 짱뚱어를 달라고 하소연하기에 이르렀다. 이 씨는 업주의 행태가 괘씸했지만, "다시는 거래를 끊겠다는 말하지 않겠다"며 읍소하는 모습을 보고 다시 짱뚱어를 공급했다.짱뚱어는 봄에 보이기 시작하지만 낚시는 여름과 가을에 주로 이뤄진다. 짱뚱어가 살이 쪄서 맛이 가장 뛰어난 시기이기도 하다.신안 증도 짱뚱어가 유명해지면서 이를 겨냥한 외지인들이 발길이 이어졌다. 이웃 섬은 물론 무안이나 여수 등지에서도 짱뚱어를 잡기 위해 찾아오곤 했다. 이 씨는 "이 지역 것은 곧 내 것인데 왜 너희가 와서 잡느냐"며 쫓아내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했다.안타까운 점은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등의 영향으로 갈수록 짱뚱어의 수가 주는 데다 수요 역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이다.이 씨는 신안 증도의 갯벌이 곧 삶의 터전이었다고 회고했다. "우리로서는 복받은 것이지요. 누구는 짱뚱어를 잡고, 누구는 낙지를 잡으며 힘든 시절 견디고 생계를 유지했으니까요. 농사를 함께 짓기도 했지만 수입은 비교가 안 됐어요.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좋은 갯벌이 지척에 있다는 것이요."갯벌박물관을 찾으면 갯마을 사람들의 다양한 어로활동을 살펴볼 수 있는 자료들이 전시돼 있다.◆숭어에 농게·칠게·짱뚱어·갯강구까지…갯벌은 조수가 드나드는 바닷가의 모래나 펄로 된 넓고 평평한 땅이 밀물 때는 바다가 됐다가 썰물 때 드러난 곳이다. 육상과 해양이라는 두 개의 생태계가 접하는 곳으로 두 세계의 완충작용뿐만 아니라 연안 생태계의 모태로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갯벌은 자연이 만든 천혜의 생명 보고(寶庫)다. 숭어와 농게, 칠게, 짱뚱어, 망둥어는 물론이고 총알고둥, 갯강구, 댕가리, 칠면초 등이 살아 숨 쉬고 있다. 여기에 노랑부리저어새 같은 희귀 조류까지 더해지면 그야말로 살아있는 자연박물관이 된다.바지락과 낙지, 꽃게, 굴, 백합 등 수집 종에 이르는 갯벌 속 청정자원은 갯벌에 터를 잡고 살아온 어민들의 삶의 터전이자 미래 자원이다.신안 갯벌은 가장 넓은 규모를 자랑하는 우리나라 대표 갯벌이다. 국내 전체 면적(2천482의㎢) 중 전남이 42.5%를 보유했는데, 신안에서만 14%(378㎢)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신안 갯벌은 대형 저서동물(底棲動物·산호나 성게, 조개, 새우 등 호수나 강, 바다의 바닥에 깔린 바위나 모래에 사는 동물)이 100종 이상 서식하는 곳으로 보전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2009년 5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됐다. 이어 2010년 1월 국토해양부 습지보호지역으로 선정됐고, 2011년 9월에는 우리나라에서 17번째로 람사르습지에 등록됐다.김만선기자 geosigi2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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