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정부 100년…대한민국 헌법 100년
입력 2019.04.17. 18:22 수정 2019.04.17. 18:27 댓글 0개1919년 4월 10일, 29명의 독립운동가와 애국지사들이 중국 상하이의 한 다락방에 모여들었다. 밤샘 토의 끝에 새로운 국가를 만들기로 하고 4월 11일, 10개조에 달하는 ‘대한민국 임시헌장’을 제정했다.
‘대한민국 임시헌장’ 제1조는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으로 함”이다. ‘민주’는 국민이 주인이라는 뜻으로, 민주주의를 국가 지표로 하겠다는 말이다. ‘공화국’은 군주 없이 통치하는 나라라는 뜻이다. 그러니 ‘민주공화국’은 국민이 주인이 되는, 임금 없는 나라다. 임금이 아닌 국민이 주인되는 나라, 군주국에서 민주국으로의 대전환을 못 박은 것이다.
올해는 한민족이 일본의 식문통치에 항거하고 독립 의사를 세계만방에 알린 3·1운동이 발발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또 우리 민족의 독립운동과 외교 활동의 동력으로 기능했던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수립된 지 100년이 되는 해다. 대한민국 헌정사의 시작을 알린 역사적 문서 ‘대한민국 임시헌장’이 제정된 지 100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한인섭 서울대 교수가 우리의 헌법에 내재된 여러 원칙과 가치를 씨줄로 날줄로 엮어 촘촘하게 들여다 본 책을 펴냈다. 우리 역사 속에서 작동한 ‘헌법’과 ‘국가’, ‘국민’의 이야기를 담은 ‘100년의 헌법’이 바로 그것이다.
책에서는 헌법이 국가의 주인인 주권자 국민의 것임을 강조하면서 대한민국 헌법 100년의 역사와 헌법 전문 및 조항의 참뜻을 되새긴다.
또 구체적인 현안에 대해서도 과감하게 소신을 피력하면서 헌법의 진정한 의미를 곱씹는다.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때 정부 차원에서 크게 대두된 건국절 주장을 돌아볼 때는 건국절 주장이 ‘헌법에 위배되고 실증적 사실과도 부합되지도 않고 역사 왜곡이고 역사의 단절을 초래한다’는 한 독립운동가의 일갈을 언급한다.
또 건국절 논쟁이 단순한 역사학적 논쟁이 아니라 우리가 어떤 인물을 모델로 배워갈 것인가에 대한 근본 논쟁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교정시설 과밀수용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설명할 때는 국가형벌권 행사의 궁극적 목적을 역설한다. 대체복무제에 대한 일각의 불만을 살필 때는 ‘헌법은 인권’이라는 언명의 참의미를 되새긴다.
1959년 경향신문 폐간 재판을 돌아보면서 ‘권력 앞엔 단호하게, 국민 앞엔 겸허하게’라는 판사의 바탕을 강조한 대목은 최근 일부 판사들의 재판 거래 문제를 떠올리게 한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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