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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전혜빈, 몸 던졌다···씩씩한 그녀의 '왜그래 풍상씨'

입력 2019.03.23. 09:00 댓글 0개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 이정상 역 배우 전혜빈이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카페 보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1.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탤런트 전혜빈(36)에게 따뜻한 봄날이 왔다.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사람들이 몰라봐줄 때가 있다. 17년 동안 연기자의 길을 걸으며, 억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걸 알게 됐다. 차근차근 실력을 쌓다 보니 KBS 2TV ‘왜 그래 풍상씨’라는 좋은 기회가 찾아왔다.

“사랑 받는 느낌이 든다”면서 “더 할 나위 없이 행복하다. 나에게도 좋은 시절이 곧 찾아오지 않을까”라며 미소 지었다.

‘왜 그래 풍상씨’는 동생바보로 살아온 중년남자 ‘이풍상’(유준상)과 등골 브레이커 동생 ‘화상’(이시영), ‘진상’(오지호), ‘정상’(전혜빈), ‘외상’(이창엽)의 이야기다. 시청률 22%(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넘으며 큰 사랑을 받았다. 처음부터 전혜빈은 대박을 예감했다. 극본, 연출, 연기 모든 것이 탁탁 맞물려 돌아갈 때 “완벽한 느낌이 들었다”며 “주말극이었으면 50%가 넘었을 것”이라고 봤다.

‘왜 그래 풍상씨’는 ‘가족은 짐일까, 아니면 힘일까?’에 대한 물음을 던졌다. 결국 ‘짐인 줄 알았던 가족도 결국 모이면 힘이 된다’는 메시지를 줬다.

“‘왜 그래 풍상씨’는 우리 부모님 세대의 이야기다. 풍상 오빠가 고생해서 동생들을 책임지고, 가족들을 위해 희생하는 게 부모님 세대의 가장이었다. 우리 세대도 알고 있는 모습 아니냐. ‘우리 엄마가 풍상네 엄마 노양심(이보희) 같은데 용서하기로 했다’, ‘우리 아빠가 풍상 오빠와 비슷해서 답답했는데, 마음 헤아릴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등의 반응을 보고 뿌듯했다. 우리 아빠도 울면서 봤다며 ‘딸 고맙고 사랑한다’고 장문의 카톡이 왔더라. 좋은 드라마를 만나서 나도 가족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 이정상 역 배우 전혜빈이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카페 보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1. chocrystal@newsis.com

셋째 정상은 남매들 중 유일하게 큰 오빠 풍상의 마음을 헤아렸다. 대학병원 의사로 풍상의 자랑거리이자 마음의 기둥이다. 하지만 유부남과 불륜을 저질러 풍상의 속을 썩였다.

“불륜인거 걸려서 풍상 오빠에게 머리를 맞지 않았느냐”면서 “너무 세게 맞아서 앵글 밖으로 튀어 나가 NG가 났다. 옷, 가방도 다 뒤집어졌다. 스태프들이 ‘괜찮냐’고 하길래 ‘구급차 대기시켜 달라’고 했다. 머리가 너무 아파서 이틀 동안 베개를 못 베고 잤다. 준상 오빠가 전화와서 계속 ‘미안하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유준상(50)과는 친남매 못지않게 돈독하다. 전 소속사 나무엑터스에서 9년간 한솥밥을 먹었다. 전작인 드라마 ‘조작’(2017)에도 함께 출연해 눈만 봐도 호흡이 척척 맞는다. 특히 정상과 ‘열한’(최성재)의 결혼식 장면에서는 눈물샘이 마르지 않았다.

“준상 오빠와 서로 눈을 못 쳐다봤다”며 “내가 웨딩드레스 입은 모습을 보자마자, 오빠가 눈을 피하더라. 슛 들어갈 때까지 눈물 터져 나오는 걸 참고 참았는데, 목이 하도 메어서 대사를 거의 못했다. 친남매처럼 애틋한 게 있다”고 돌아봤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 이정상 역 배우 전혜빈이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카페 보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1. chocrystal@newsis.com

누가 뭐래도 가장 복장 터지는 인물은 쌍둥이 여동생 ‘화상’이다. 어렸을 때부터 정상과 비교 당해 자신은 ‘사랑을 못 받고 자랐다’는 열등감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네 가족들은 늘 비교하지 않느냐”면서 “화상이가 욕을 먹어서 선뜻 편은 못 들어도 ‘나도 미운 오리새끼인데’라며 공감한 사람들도 있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전혜빈은 처음부터 정상 역을 제안 받았다며 ‘화상은 이시영이 아니었으면 못했을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시영 언니는 화상이와 찰떡이었다. 평소에도 시영 언니는 화상처럼 살았다. 욕이자 칭찬 둘 다”라며 “5남매 단톡방이 있는데, 시영 언니는 원래 성격인지, 캐릭터에 푹 빠졌는지 몰라도 진짜 화상처럼 얘기한다. 장난을 심하게 쳐서 외상이가 운 적도 있다. 그런 모습도 사랑스럽다. 언니 특유의 독특한 발랄함이 있어서 현장이 즐거웠다”고 귀띔했다.

이시영(37)과 육탄전을 벌일 때는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복싱을 아주 잘하는 이시영과 오랜 운동으로 다져진 전혜빈의 싸움은 스타 선수들의 빅매치 느낌을 줬다.

“언니가 머리끄덩이를 잡아당기면 나도 세게 뜯고 난리 바가지였다. 연기하면서 정말 쌍둥이 자매처럼 싸우고 끝나면 꺄르르 웃었다. 나중에는 ‘병맛 코미디였으면 좋겠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하고 싶은 게 많았다. 서로 싸대기 때리면 장면에서는 ‘느낌이 안 살아서 한 번씩 진짜로 때리자’고 했다. 언니는 왼손잡이인데 오른손으로 내 뺨 세대를 때렸다. 눈물이 핑 돌더라. 나는 오른손잡이인데 오른손으로 세 개 한 대 때려서 ‘쌤쌤’이라고 했다. 언니가 맞고 닭똥 같은 눈물을 흘리더라. 서로 미안해서 안고 달래고 모든 상황이 진짜 재미있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 이정상 역 배우 전혜빈이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카페 보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1. chocrystal@newsis.com

전혜빈은 문영남(59) 작가의 사랑도 듬뿍 받았다. 제작발표회에서 문 작가의 극본을 ‘드라마의 정석’이라고 표현했다. ‘수학의 정석’처럼 문 작가의 극본을 소화해야 “진정한 배우가 될 것 같다”고 했다. 문 작가도 “정상이만 나오면 안심이 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선생님이 연기도 정말 잘한다”며 “코멘트만 하는 게 아니라 ‘이렇게 해 봐’라면서 본인이 직접 보여준다. 예술가 같다. 사람의 마음을 웃고 울리는 건 조물주만 할 수 있는데, 위대함을 느꼈다. 선생님이 자꾸 ‘며느리 삼고 싶다’고 한다. 농담 삼아 ‘나 돈 많아. 시집 오면 내 재산 다 네 거야’라고 하더라. 예뻐해 줘서 정말 감사하다”고 전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 이정상 역 배우 전혜빈이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카페 보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1. chocrystal@newsis.com

전혜빈은 2002년 걸그룹 ‘러브’로 데뷔했다. 그해 시트콤 ‘논스톱3’을 시작으로 ‘상두야 학교 가자’(2003), ‘온리 유’(2005), ‘왕과 나’(2007~2008), ‘내 사랑 내 곁에’(2011), ‘직장의 신’(2013), ‘조선총잡이’(2014), ‘또 오해영’(2016) 등에서 연기력을 쌓았다.

짝찾기 예능물 ‘강호동의 천생연분’(2003) 등의 이미지가 강한 탓일까, 연기자로서 크게 주목 받지는 못했다. 슬럼프가 왔을 때 피하지 않았다. 술 먹고 펑펑 울기도 하고, 불면증에 힘들어 하면서도 이겨냈다. 그래서 지금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호평 받는 게 얼마나 좋은지 안다.

이제 “슬럼프가 찾아와도 건강하게 이겨내는 노하우가 생겼다”면서 “죽었다 깨놔도 운동하고, 좋아하는 음악을 듣고, 예쁜 꽃을 보며 힐링한다. 그러고 일주일은 또 망가진다. 지금은 정말 행복해서 술을 많이 마신다. 간암 소재 드라마 찍고, 부산에 포상 휴가 가서 간이 다 상해 왔다”며 웃었다.

【서울=뉴시스】조수정 기자 = KBS수목드라마 '왜그래 풍상씨' 이정상 역 배우 전혜빈이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 카페 보스에서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19.03.21. chocrystal@newsis.com

전혜빈은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인성 좋기로 유명하다. 다른 연기자, 스태프 할 것 없이 ‘전혜빈 참 괜찮다’며 ‘언젠가는 잘될 것’이라고 응원하는 이들이 많다. 밑바닥부터 갈고 닦아온 실력이 이제야 빛을 발한 듯 싶다.

“한 순간에 스타가 되기도 하지만, 돌고 돌아서 자기 영역을 만드는 이들도 있다. 난 첫 번째를 못해서 ‘차근차근 올라가야 오래 가는 배우가 된다’고 생각했다. 뿌리를 깊게 내려야 튼튼히 걷지 않느냐. 대충대충 올라가서 쓰러지기 쉬운 나무가 되는 건 안타까우니까. 남들 엘리베이터, 비행기 타고 갈 때 나는 돌 하나에 시멘트 얹고 한 계단씩 올라갔다. 아직 멀었지만, 이렇게 작품 끝날 때마다 또 ‘단단하게 세웠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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