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무대 위 숨소리로 전하는 평화의 땀방울

입력 2018.10.23. 17:11 수정 2018.10.23. 17:20 댓글 0개
제14회 광주국제평화연극제, 오는 26일 개막
‘넘다·허물다·웃다’ 주제로 2주간 평화 대장정
그리스·일본·중국 등 국내·외 17개 극단 참가

평화를 향한 발걸음이 그 어느때보다 보폭을 넓게 벌리고있다. 광주의 연극계 역시 올 해 14회를 맞는 평화연극제를 통해 평화의 부름에 응답한다.

(사)한국연극협회 광주광역시지회(협회장 정순기)가 주최하는 ‘제14회 광주국제평화연극제’(이하 평화연극제)가 오는 26일 개막을 시작으로 2주일간 문화예술회관 소극장과 빛고을 시민문화관에서 평화와 화합의 무대를 꾸린다.

지난 2003년부터 2년간 진행된 ‘광주공연예술축제’를 모태로 하는 평화연극제는, 2005년 ‘인간과 인권, 평화에 관한 이야기’ 슬로건을 시작으로 매년 가을 광주의 시민들과 연극인들에게 평화의 메시지를 전파하고 있다. 올해의 슬로건은 ‘넘다·허물다·웃다’이다.

극단 씨어터세종 ‘1919 세상을 바꾸기 위한 과정’

평화연극제는 국내 유수 극단들이 선보이는 ‘평화’를 주제로 한 레퍼토리를 무대에 올리거나, 좀처럼 보기 힘든 해외의 극단들을 초청하는 시도를 매년 이어오고 있다. 올 해는 그리스와 일본,중국의 해외 3개 극단을 포함한 총 17개 극단들이 참여해 평화연극제의 프로그램들을 빛낸다.

먼저 26일 오후 7시 30분 문화예술회관 소극장에서 개막 공연이자 주제 공연 중 하나로 극단 씨어터세종의 ‘1919 세상을 바꾸기 위한 과정’이 무대위로 오른다. 작품은 ‘연극은 동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말과 함께 위안부 피해, 5·18광주민주화운동, 세월호 참사 등 100년에 걸친 한국 근현대사를 액자식 구성으로 연출해냈다.

일본 극단 다다다단 텐코 ‘로미오와 줄리엣’

이어 평화를 주제로하는 주제공연들의 무대가 뒤따른다. ‘2.28 대구민주운동’의 배경에 셰익스피어 극의 주옥같은 대사들이 힘을 불어넣은 극단 액터스토리의 ‘청의’(29일), 일제식민지와 태평양전쟁을 겪고 해방과 6·25, 군부독재와 5·18 등 현대사의 풍파를 온몸으로 감내한 치매 노인의 일대를 다룬 극단 아트컴퍼니원의 ‘숨바꼭질’(30일)이 관객들을 맞이한다.

한국 배우와 러시아 배우의 컬래버레이션 무대도 이어진다. 극단 시민의 ‘잊어라’(11월 3일)는 고대 그리스에서 벌어진 아르테미스 신전 방화사건의 범인 ‘게로스뜨라뜨’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은 각 나라의 배우들이 모국어로 대화를 주고받는 독특한 형식을 차용했다.

평화연극제만을 위한 해외초청극단의 공연도 마련됐다. 빛고을 시민문화관에서 진행되는 해외초청공연은 일본 극단 다다다단 텐코의 ‘로미오와 줄리엣’(31일)이 포문을 연다. 작품은 셰익스피어의 대표 레퍼토리를 오사카 지역의 특색에 맞게 재해석했으며, 이에 일본 전통북 ‘와다이코’를 이용한 넌버벌 퍼포먼스를 더했다.

러시아 배우들과 함께 무대로 오르는 극단 시민 ‘잊어라’

그리스 극단 코스타스 각키스앙상블은 ‘오디세우스의 발걸음’(11월 2·4일)을 한국에서 초연한다.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를 무대로 올린 극단은 매년 평화연극제를 위한 작품을 따로 제작해 참가하는 등 각별한 인연을 맺어오고있다.

연극제의 폐막은 중국 극단 황매희예술극원의 ‘옥천선’(11월 6·7일)이 장식한다. 작품은 중국 5대 희곡 중 황매곡을 현대적 경극의 무대로 재해석해냈다.

그 외 평화연극제 기간동안 다양한 단막극과 심리극, 거리공연 등이 광주 시민들과 연극 팬들을 반긴다.

협회장 정순기씨는 평화연극제 개최와 관련해 “평화의 시대에 발맞추는 올 해는 연극제만의 특별한 개막식을 준비중이다”며 “평화연극제의 국제적 저변 확대를 위해 영어 리플렛을 제작하는 등 예년과 다른 노력을 쏟고있다. 평화를 부르짖는 몸짓이 많은 관객들에게 전달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전했다. 전석 2만원(학생 1만원·예매 인터파크). 자세한 공연 일정 문의 (062-523-7292). 이영주기자 dalk1482@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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