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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운드행 제한 착각…헥터 교체로 본 황당 사례들

입력 2018.07.06. 06:53 수정 2018.07.06. 08:14 댓글 0개

보기 드문 강제 교체였다. 마운드행 제한 규칙을 어긴 KIA벤치의 실수로 헥터 노에시(31)는 멋쩍은 웃음을 지었다. 

5일 광주 한화-KIA전. 7회초 헥터가 한화 선두타자 이성열에게 안타를 맞은 뒤 서재응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왔다. 이어 헥터가 2실점을 내주며 2사 1·3루 위기가 계속 되자 서재응 코치가 다시 마운드로 향했다. 한 이닝 두 번의 마운드 방문. 투수 교체를 의미했다. 

헥터의 투구수도 111개라 교체 타이밍. 그러나 어찌된 일인지 서재응 코치는 주심에게 공을 받지 않고 마운드로 갔다. 헥터와 이야기를 나눈 뒤 홀로 덕아웃에 돌아갔다. 헥터에게 마운드를 계속 맡겼지만, 주심을 맡은 이영재 심판위원이 KIA 벤치에 한 이닝 두 번의 마운드 방문을 지적했다. 

야구규칙 8.06 '마운드행 제한'에 따르면 '감독이나 코치가 한 회에 동일 투수에게 갈 수 있는 횟수를 제한한다. 동일 투수에게 두 번째 가게 되면 그 투수는 자동적으로 경기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감독이나 코치가 파울라인을 넘어서면 마운드로 향한 것으로 적용하고 있다. 또한 '심판원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감독이 두 번째로 갔다면 그 감독은 퇴장되며 투수는 그 타자가 아웃되거나 주자가 될 때까지 투구한 후 물러나야 한다'고 설명됐다. 

이날 헥터의 7회 투구가 길어지면서 경기가 늘어졌고, KIA 벤치도 순간 착각을 했다. 감독과 투수코치 외에도 수석코치와 기록원 등이 있었지만 모두가 뭔가에 홀린 듯 두 번의 마운드행을 인지하지 못했다. 좀처럼 드문 일이지만 아예 없었던 일은 아니다. 과거 몇 차례 비슷한 사례가 있다. 

SK 김광현은 지난 2009년 7월3일 사직 롯데전에서 3회 조기 교체됐다. 3회 2사 1·2루 상황에서 김성근 당시 SK 감독이 마운드에 올라왔는데 같은 이닝에 앞서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방문한 뒤였다. 이만수 당시 수석코치가 김성근 감독의 마운드 방문을 제지하기 위해 덕아웃에서 급히 뛰쳐나갔지만 한 발짝 늦었다. 김광현은 2⅔이닝 동안 38개 공을 던지며 1실점으로 잘 막고 있었지만 김성근 감독의 순간 착각으로 내려가야 했다. 

같은 해 5월19일 롯데 투수 이상화(현 KT)도 잠실 두산전에서 6회 두 번이나 코치, 감독의 마운드 방문을 받았다. 제리 로이스터 당시 롯데 감독은 이상화가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자 몸 상태를 점검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심판진이 두 번째 방문을 미리 알렸지만 로이스터 감독이 마운드로 향하자 규정에 따라 퇴장 조치됐다. 메이저리그에선 부상 점검시 방문은 횟수에 포함되지 않는다. 로이스터 감독이 한국의 규칙을 잘 몰라서 일어난 일종의 해프닝이었다. 

한국시리즈처럼 큰 경기에도 이런 실수가 있었다. 지난 2013년 10월2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 두산 선발투수 유희관은 삼성을 상대로 3⅔이닝 2실범(1자책)으로 막고 있었지만 4회에만 두 번이나 코치들이 마운드 방문을 하는 바람에 의도치 않게 강판됐다. 김진욱 당시 두산 감독이 홈 득점 관련해서 항의할 때 강성우 배터리코치가 파울라인 넘어 페어지역으로 들어온 게 마운드행 제한을 어긴 것으로 간주된 바 있다.

투수 / 우투우타 43헥터
  • 입단연도
    2016년 02월
  • 포지션
    투수
  • 투타
    우투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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