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37세 타격왕' 최형우의 시계는 거꾸로 흐른다

입력 2020.11.30. 16:14 수정 2020.11.30. 16:25 댓글 0개
KIA 유일 수상자로 자존심 지켜
"도태되지 않고 본이 되서 뿌듯"
최우수선수 수상에는 실패
수상하는 최형우(오른쪽). KIA구단 제공

"도태되지 않고 동생들에게 본보기가 된 거 같아 뿌듯합니다.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는 이들에게 감사합니다."

KIA 타이거즈 최형우(37)가 타격왕에 올랐다.

최형우는 30일 서울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된 '2020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타율상 부분 수상자로 선정됐다.

타율상을 수상한 KIA 최형우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KIA구단 제공

올 시즌 프로데뷔 19년차임에도 타율 0.354를 기록하며 베테랑의 힘을 과시한 그는 2016년 삼성 시절 이후 4년만에 타격왕 타이틀을 차지하게 됐다. 타이거즈 사상 6번째 타격왕이다.

이날 시상식에 참가한 최형우는 트로피와 함께 3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최형우는 "이 자리에 다시 올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여기 서있는 것 보니까 올해도 잘 버틴 것 같다"며 "존재만으로 힘이 되는 아내와 아들, 가족들에게 감사하고 싶다. 응원하고 지지해주는 팬들에게도 감사하다. 마지막으로 출근부터 퇴근까지 할 수 있다고 잔소리를 해주던 KIA 동생들에게도 감사함을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말했다.

올해 최형우는 뒷심이 강했다. 그 덕분에 타격왕 경쟁을 시즌 막판까지 벌일 수 있었다. 특히 손아섭(롯데)과의 치열한 접전을 펼쳤다.

최형우는 "마지막에 영광스럽게 순위에 들어서 경쟁을 끝까지 재밌게 했다. 팬들이 보기에도 재밌었을 것이다. 마지막에 이긴 것 같아서 더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최형우는 타율 1위 뿐만 아니라 타점 4위(115타점), 최다안타 4위(185안타), 출루율 2위(0.433), 장타율 5위(0.590) 등 다방면으로 활약했다. 덕분에 FA모범사례로 꼽힐 정도다. 여기에 4년 동안 성적이 고르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최형우는 "도태되지 않고 동생들에게 본보기가 된 거 같아 뿌듯하다. 우승했을 때도 기억이 난다"면서 "다른 선배나 친구들보다 프로에 발을 늦게 내딛었다. 그래서 아무래도 더 뛸 수 있는 힘이 남아 있는 것이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내년이면 그는 프로 20년차를 맞게 된다. 좋은 본이 된 그는 후배들에게 격려의 말을 남겼다.

최형우는 "나에 대한 것을 모두 알고 있을 것이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항상 열심히 하다보면 분명히 기회가 온다"고 말했다.

한편 최형우는 최우수선수(MVP)후보에도 올라 2관왕에 도전했지만 99표를 획득한데 그쳤다. MVP 수상 영예는 멜 로하스 주니어가(KT)차지했다. 또 신인상에 도전한 정해영은 511표를 획득한 소형준(KT)에 밀려 아쉬움을 삼켰다.

한경국기자 hkk42@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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