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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의 아들’ KIA 터커, 올해도 계속되는 원정 공포

입력 2020.07.01. 12:13 댓글 0개
KIA 프레스턴 터커. 스포츠동아DB

홈과 원정에서 온도차는 올해도 계속된다.

KIA 타이거즈 외국인타자 프레스턴 터커(30)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준수한 성적을 올리며 타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시즌을 앞두고 ‘벌크업’으로 파워를 늘렸고, 특유의 장점인 빠른 배트 스피드를 살려 3할 타율과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 중이다.

종합적인 성적만 놓고 보면 올 시즌 터커의 기록은 현재까지 딱히 흠잡을 곳이 없다. 그러나 조금만 안으로 들어가면 빈틈이 엿보인다. 홈과 원정에서 성적이 크게 차이가 난다.

29일까지 터커는 홈 20경기에서 타율 0.382, 6홈런, 24타점, 15득점을 올렸다. 광주에선 그야말로 ‘극강’ 모드를 과시하며 팀 타선을 이끌고 있다. 그러나 원정에선 이 성적을 따라가지 못한다. 25경기에서 타율 0.278, 5홈런, 16타점, 16득점이다. ‘해결사’의 모습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문제는 터커의 이런 성적 양극화가 올 시즌만의 현상이 아니라는 점이다. 2019시즌에도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제레미 해즐베이커를 대신해 호랑이 유니폼을 입은 대체 외국인선수였던 지난해에도 홈과 원정의 타율 차이가 1할을 넘었다. 당시 홈 48경기에선 타율 0.370, 5홈런, 28타점, 33득점을 기록하며 날았지만, 원정 47경기에선 타율 0.250, 4홈런, 22타점, 17득점에 그쳤다. 삼진 숫자는 무려 두 배 넘게 차이가 났다.

외국인타자가 안방에서 호성적을 내는 이유는 당연하다. 야구장, 숙소 등 이미 적응을 마친 환경에서 편하게 경기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국인타자에게 절실한 꾸준한 활약이라는 생존 조건을 충족시키려면 원정 성적도 향상시켜야 한다. 마냥 홈경기에만 나갈 수는 없기에 KBO리그 2년차인 올 시즌에는 터커 스스로 ‘출장 효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

현재 팀이 처한 녹록치 않은 상황에 비춰보더라도 홈과 원정을 가리지 않는 결정력을 발휘해줘야 한다. 올 시즌 KIA는 선발부터 불펜까지 대부분의 마운드 자원이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덕분에 ‘지키는 야구’를 실현하고 있다. 타 팀들에 비해 얇은 전력으로도 중위권 싸움을 지속하고 있는 원동력은 투수들의 분전이다.

반면 야수들의 화력은 아직 화끈하게 분출되지 않고 있다. 6월 들어 상승곡선을 그린 최형우를 제외하면 딱히 상대 투수에게 공포감을 불러일으키는 타자가 없다. 터커에게 ‘원정 약세’라는 꼬리표가 계속 붙는다면, KIA 타선에는 결코 반가운 일이 아니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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